한국은행, 71주년 창립기념식 개최
이 총재, 지난달 금통위 이어 '금리인상' 의지 드러내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다시 한 번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11일 오전 서울 삼성본관에서 열린 제71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코로나19 전개상황, 경기회복의 강도와 지속성, 그리고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시기와 속도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경제주체들과 사전에 충분히 소통함으로써 이들이 충격 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날 창립기념식에는 총재와 부총재를 비롯해 금융통화위원 및 주요 국실장들만 제한적으로 참석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기는 하지만, 하반기 우리 경제는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2020.11.26 lovus23@newspim.com |
한은의 하반기 이후 역점 사항으로 금융·외환시장의 지속적인 안정 도모를 꼽았다. 이 총재는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시장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부동산, 주식뿐 아니라 암호자산으로까지 차입을 통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가계부채 누증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대출상환유예 등 코로나19 지원조치가 종료될 경우 다수의 취약차주가 채무상환에 애로를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하반기중 CBDC 모의실험에 착수해 그 기능과 활용성을 차질없이 테스트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핀테크 확산, 전자지급수단 다양화 등 지급결제 부문의 혁신은 안전성에 기반해 추진되어야만 지속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급결제제도의 안전성은 중앙은행이 감시자, 그리고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확보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지급결제 환경변화에 맞춰 한은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법적·제도적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리스크에도 한은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후변화가 새로운 형태의 금융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저탄소경제로의 이행은 실물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후변화의 영향과 중앙은행으로서의 대응전략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조직 내부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중앙은행의 정책수행 여건이 크게 달라졌고, 한은 역할에 거는 국민의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유연성과 전문성을 한층 제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대변화에 맞춰 업무관행과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경영인사제도를 혁신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전문 컨설팅사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조직문화 진단을 시작으로, 올해는 조직과 인사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개선 로드맵을 담을 중장기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마련 중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팬데믹 이후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들도 산적해 있는 매우 중차대한 시점인 만큼, 우리 모두 중앙은행 직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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