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식할 수 있었을 것…패륜적 인격권 침해행위"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성매매 관련 기사에 자신과 딸 조민 씨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사용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1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조 전 장관 측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조선일보와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 편집책임자를 상대로 각각 5억원씩 총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21일 성매매로 유인해 절취행각을 벌인 20대 3인조 절도단 범행 기사에 조 전 장관과 딸 조 씨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함께 넣었다. 이 삽화는 지난 2월 27일자 서민 단국대 교수가 작성한 조 전 장관 관련 칼럼에 사용됐던 것이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딸 사진을 그림으로 바꾸어 성매매 기사에 올린 조선일보. 이 그림 올린 자는 인간입니까?"라며 분노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6.11 mironj19@newspim.com |
변호인은 "두 일러스트 형상과 완전히 동일한 옷차림과 포즈의 사진 및 그림이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기에 일러스트를 보면 그 즉시 이 두 사람이 조 전 장관과 딸을 지칭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용이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사의 제목과 내용, 일러스트가 배치된 위치와 이미지를 보면 성매매남을 유인한 20대 여성은 조 전 장관과 딸의 모습과 이어지고 성매수를 시도한 남성은 조 전 장관의 이미지와 이어진다"며 "언론의 자유나 업무상의 착오 또는 실수라는 말로는 도저히 합리화, 정당화될 수 없는 심각한 패륜적인 인격권 침해행위"라고 비판했다.
해당 기사가 LA조선일보에도 실린 것과 관련해 "미국 법원에 제소할지 여부는 관련 법리와 변호사 선임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자신을 지속적으로 불법사찰했다며 2억원 상당 손해배상도 함께 제기했다.
변호인은 "지난 5월경 국정원을 상대로 사찰정보공개청구를 해 부분공개결정을 받았는데, 조 전 장관을 '종북세력', '종북좌파', '교수라는 양의 탈을 쓰고 체제변혁을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늑대'로 규정하고 '고강도 압박'과 '전방위 특수활동'을 했다"며 "국가기관이 국민을 마치 테러범과 같은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확인된 내용만으로도 국정원은 법으로서 부여받은 권한을 넘어 국내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이 아닌 특정 정권에 충성하고 정권 비판세력을 제압하는 데 직권을 남용해 국정원법을 명백히 위반하고 조 전 장관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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