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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시시콜콜] 람보, 블랙호크 다운 그리고 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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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은 강대국의 무덤' 입증... 영국, 소련 이어 미국 패퇴
중국은 이 무덤에 뛰어드는 '제4의 나라'가 될 것인가
탈레반 공식 인정한 중국과 미국의 갈등 더 첨예화 될듯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결국 람보는 없었다. 우리의 광복절 날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은 탈레반에 의해 함락됐고, 탈레반 대변인은 "전쟁은 끝났다"고 승리를 선포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아슈라프 가니는 차 4대를 가득 채울 만큼의 현금을 챙겨 누구보다 빨리 도망쳤다. 활주로에는 너무 많아서 헬기에 싣지 못한 돈다발이 남겨졌다. 8월 2일만해도 "6개월 이내에 나라의 상황이 바뀌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 쳤던 그는 뒤늦게 페이스북에 성명을 올려 "학살을 막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람보 3>는 1988년 나온 영화다. 이 영화의 무대는 아프가니스탄이다. 이 영화에서 아프간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 '무자헤딘' 반군들은 미국이 제공한 로켓포와 무기를 들고 소련 군인들과 싸운다. 람보 역시 이들의 도움을 얻어 임무를 완수한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출발점은 소련의 아프간 점령이었다. 소련은 냉전시기인 1979년 12월, 당시 친소련파 정권에 저항하는 '무자헤딘'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소련은 사회주의 정부를 세우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아프간 국민 다수의 맹렬한 저항에 부딪쳤다. 결국 10년간 전쟁 비용으로 840억 달러(약 97조원)를 쏟아 붓고 병력 5만 명을 잃은 채 1989년 철수했다.

"이 땅은 강대국의 무덤이다." 바로 <람보 3>에 나오는 대사다. 역사는 실제로 그렇게 진행됐다.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영국은 제1차(1838~42), 제2차(1878~80), 제3차(1919)에 걸쳐 아프간과 전쟁을 치러 일시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반군의 끈질긴 저항에 부딪쳐 결국 1919년 독립을 허용했다. 그런 영국에 이어 소련이 10년 만에, 그리고 이번에는 미국이 다시 20년 만에 아프간에서 물러났다. 미국이 지난 20년간 아프간에 쏟아부은 비용은 2조2610억달러(약 2,600조원)에 이른다(왓슨연구소).

[카불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점령한 탈레반 병사가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2021.08.17 007@newspim.com

영화지만 람보가 무자헤딘의 지원을 바탕으로 소련과 싸운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 때만해도 이슬람 무장세력과 미국은 '같은 편'이었다. 소련을 축출해야 한다는 목적이 같았다. 그 때 무자헤딘의 일부가 바로 탈레반이다.

'학생' 혹은 '지식의 추구자'라는 뜻을 지닌 탈레반은 아프간 남부 파슈툰족 마을에서 이슬람 의례를 집전하며 먹고사는 하위 성직자였다. 칸다하르 인근 마을에서 성직자 탈레반으로 일하던 무함마드 오마르는 1994년부터 "알라가 당신을 도울 테니 내전의 혼란을 끝내라"는 꿈을 자주 꿨다고 한다. 이를 '알라의 계시'로 생각한 그는 그해 봄 이슬람 학교인 마드라사 동료 50명과 함께 민병대를 결성했다. 탈레반의 시작이다. 

탈레반 대원 대부분은 아프간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 청년들이었다. 특히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세워진 마드라사 출신으로 채워졌다. 당시 파키스탄정보부(ISI)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 지원을 받아, 이 마드라사에서 아프간 청년들에게 근본주의적인 이슬람 신앙을 심어줬다. 이들 마드라스 출신들은 무자헤딘 투쟁에 참가했고, 탈레반의 근간이 됐다. 

오마르는 무자헤딘 투쟁에 참가해, 칸다하르 지역 군벌의 부사령관까지 지낸 경험이 있다. 그들은 파키스탄정보부가 무자헤딘에게 제공하던 무기, 1만8천정의 AK-47 소총과 120대의 대포 등을 손쉽게 획득해 가장 강력한 무장세력으로 성장했다. 특히 그들은 내란으로 도탄에 빠진 아프간에 순수한 이슬람 통치를 구현하려는 기강과 이념을 가졌다는 점에서 기존 군벌과는 근본적으로 달랐고, 바로 이점이 그들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탈레반은 마을과 부족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장악하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무력을 쓸 필요가 없었다. 아프간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이란 혈통 타지크족이 주축인 임시정부가 통치하는 카불을 회복하겠다고 제안하며, 파슈툰족 민족주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슬람 통치를 구현하겠다고 협력을 요청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1996년 9월 카불을 손에 넣은 텔레반은 1998년이 되자 전국의 90%를 장악했다. 2001년 3월에는 인류의 유산인 바미얀 석불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그해 전세계를 경악시킨 뉴욕의 9·11 테러가 발생했다.

오마르는 9·11테러의 배후로 잘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과 밀접한 관계였다. 1996년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빈 라덴은 그가 이끌던 알카에다 근거지를 수단에서 아프간으로 옮긴다. 이후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했다.

탈레반의 최대 위기는 그렇게 9·11테러로 촉발됐다. 9·11 테러 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탈레반에게 빈 라덴을 넘겨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오마르는 빈 라덴이 테러를 지시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라며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자 미국은 2001년 10월 아프간을 침공했고, 탈레반에 적대적인 아프간 북부 부족을 앞세워 전쟁 개시 한 달 만에 카불을 점령했다. 북부 부족연합은 새로운 아프간 정부를 세웠다. 이후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군, 그리고 배후의 미국에 맞서 20년간 내전을 이어왔다.

탈레반이 카불을 다시 함락하기 며칠 전 매우 인상적인 사진 하나가 공개됐다. 탈레반이 미군 주력 헬기인 블랙호크(Black Hawk)에 자신들의 깃발을 꽂은 사진이었다. 이 장면은 미군 주둔지 중 하나인 칸다하르 공군 기지에서 찍혔다.

블랙호크는 미국의 아프칸 전쟁을 상징하는 헬리콥터다. 우리 육군의 주력 헬기이기도 하다. 오늘날 4,000대 이상의 블랙호크 헬기가 전 세계에서 활약 중이며, 미 육군의 경우 2,100여대의 블랙호크 헬기를 운용하고 있다. 

그런 블랙호크 헬기를 전면으로 내세워 찍은 것이 바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2년 영화 <블랙호크 다운>이다. 무대는 현재 절찬리 상영중인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와 마찬가지로 소말리아다. 소말리아 20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민병대가 내전을 일으킨 시점이 <모가디슈>의 배경이라면, 이 내전의 당사자인 민병대 대장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 장군을 잡기 위해 미군 델타포스 레인저 특수부대를 파견해 벌어진 시가전을 배경삼은 것이 <블랙호크 다운>이다. <모가디슈>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 <블랙호크 다운>은 아마도 미국의 처절한 패배를 담은 최초의 전쟁영화일 듯하다. 람보나 비슷한 영웅 캐릭터들이 승리하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헬기의 공중지원을 받으면서도 미군 레인저 부대는 시가전에서 소말리아 민병대의 기습에 하릴없이 무너진다. 블랙호크도 몇 대씩이나 격추되고 만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군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냉엄하게 보여준다.

실제 이 전투로 19명의 미군 병사가 사망했고, 부상자도 1백여명에 달했다. 물론 소말리아 민병대와 일반인도 1천여명 이상 사망했다. 이 전투 2주 뒤에 클린턴 대통령은 소말리아 주둔군을 철수시켰다. 이 작전을 계획했던 개리슨 장군은 군복을 벗었다. 특수부대의 명성과 블랙호크의 가공할 공격력만을 믿고 민병대를 만만하게 본 잘못된 선택으로 미군은 큰 희생을 치렀다. 아이디드는 1996년 8월 2일 모가디슈에서 다른 군벌에 의해 피살되었다.

[카불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작업을 진행중인 미군의 오스틴 밀러 육군대장(왼쪽)이 7월 12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미스밀라 칸 아프간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1.07.13 kckim100@newspim.com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미군은 블랙호크를 버리고 갔다. 한대에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블랙호크가 그렇게 탈레반의 수중에 들어갔고, 거기에 탈레반 깃발이 꽂혔다. 그동안 미국이 아프간에 지원한 무기의 상당수가 부패한 정치인과 군부에 의해 탈레반에 팔렸거나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에서 그랬듯.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후 국제 정세는 어떻게 흘러갈까.  탈레반의 아프간 '통일'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 첨예화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미국이 철군을 가시화하고 탈레반 세력이 커져가던 2019년부터 중국은 탈레반과의 접촉을 강화해왔다. 올해 7월말 탈레반 고위 지도자중 하나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중국으로 가서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탈레반을 일컬어 "아프간의 평화, 화해, 재건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군사 및 정치세력"이라고 표현했다. 중국 당국자가 탈레반을 아프간의 합법적 정치세력으로 첫 인정한 것이다.

중국은 아프간과 76km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다. 위그루 문제도 있고, 아프간은 중국에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아프간이 안정돼야만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남쪽 파키스탄까지 이어지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다. 중국은 과연 '강대국(제국)의 무덤'에 뛰어드는 제4의 나라가 될 것인가.

플라톤(Plato)이 말했다. "죽은 자만이 전쟁의 끝을 본다(Only The Dead Have Seen The End of War)".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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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女, 철원 민통선 넘어 GOP 철책 끊었다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강원도 철원에서 30대 여성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넘어 최전방 일반전초(GOP) 철책까지 접근해 광망(철조망 감지 센서)을 절단했다가 군에 붙잡혔다. 민통선 진입 이후 약 20시간 동안 군 감시망은 이 여성의 이동을 추가로 포착하지 못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우리 군은 전날(25일) 강원도 철원군 GOP 이남 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군 경계시설물에 무단 접근한 미상 인원의 신병을 확보해 관계기관과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 종합감사에서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에게 철원 민통선 무단 진입 사건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화면 캡처] 2026.10.26 gomsi@newspim.com 합참에 따르면, 이 여성은 24일 오후 철원 지역 민통선 이북으로 무단 진입했다. 이후 계속 북상해 25일 오전 GOP 철책에 접근, 광망을 절단했다. 군과 관계기관의 합동조사 결과 현재까지 대공 혐의점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안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24일 키 158㎝밖에 안 되는 30대 여성에게 우리 GOP가 뚫린 걸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민통선을 통과해 들어온 것"이라고 답하자, 성 의원은 "그게 뚫린 것"이라고 질책했다. 강 장관은 "GOP 광망이 절단된 걸 아느냐"는 질의에 "보고받았다"고 했다. 성 의원은 24일 오후부터 25일 오전까지 20여 시간 동안 이 여성이 폐쇄회로(CC) TV에 식별되지 않은 이유도 따져 물었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토요일(24일) 오후 민통선 지역에서 인원을 확인했고, 신병 확보 작전 중에는 추가로 CCTV에 탐지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gomsi@newspim.com 2026-10-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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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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