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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여년 동안 마릴린 먼로 자료 모은 사나이, 이인석 '르 리앙'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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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서울 롯데월드몰서 대규모 전시회 열어
혁신가, 새로운 문화의 창조자로서의 마릴린 먼로 새롭게 조명
많은 컨테이너에 수집품 가득... 내년 봄엔 민화 관련 전시도 예정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내년은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난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그녀는 1962년 8월 5일 36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사망한 다음에도 마릴린 먼로처럼 많이 이야기되는 배우는 거의 없다. 오드리 헵번도 많은 회고의 대상이 되지만, 먼로만큼은 아니다. 먼로는 많은 명언을 남겼는데, "우리는 모두 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밝게 빛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말도 그중의 하나다. 그녀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빛을 발하는 별이다.

마릴린 먼로의 사망 60주년을 맞아 대규모 회고전인 'MM 2022 : 메모리즈 오브 마릴린'이 오는 11월 13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인 '포스트(P/O/S/T)'에서 열린다.

500평이 넘는 광대한 전시공간을 가득 채울 마릴린 먼로 관련 전시물을 모아서 전시 이벤트 전문회사 '브랜드아키텍츠'와 공동 주최하는 사람은 국내 최고의 수집가(컬렉터)라고 할 수 있는 (주)이랜드월드 경영고문 이인석 <르 리앙(Le Lien)> 대표. 먼로가 가졌던 보석류 등 값비싼 물건들을 소장한 것은 아니라서 금액으로 따지면 다른 컬렉터에 뒤질 수 있지만, 20여년 동안 수집한 온갖 종류의 자료는 정말 방대한 양이다. 최근 2년간 집중적으로 수집한 것들이 많다.

평소 언론 인터뷰에 거리를 둬왔기에 만나기 매우 어려웠던 이인석 대표를 힘겹게 만나 그에게서 국내 최고의 수집가가 된 배경, 그의 수집 인생, 마릴린 먼로 관련 자료를 모은 연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이인석 대표가 마릴린 먼로의 노래가 수록된 희귀본 LP를 들고 있다. LP의 누드 사진은 '플레이보이' 창간호에 실린 것이다(누드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2021.10.20 digibobos@newspim.com

- 먼저 마릴린 먼로 자료를 모은 배경이 궁금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80년대부터 먼로, 잉그리드 버그만, 그레이스 켈리 이 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데 먼로가 가장 극적인 요소가 많아서 먼로에 집중하게 됐다. 먼로를 주제로한 수집은 예쁜 여성을 모델로 하는 핀업걸 매치박스(성냥갑)의 촌스러우면서도 정감이 가는 디자인 때문에 시작했다. 먼로는 1940~50년대 무수히 많은 성냥갑에 모델로 등장했고, 나는 그걸 보이는대로 수집했다. 그녀가 등장하는 성냥갑은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얐던 세대에게 좋은 추억이 될 거다."

 - 마릴린 먼로의 어떤 점에 주목하게 됐나.

"흔히 먼로를 백치미의 섹스 심볼로만 생각하는데,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사실 먼로처럼 책을 많이 읽은 여배우도 없다. 촬영장에서도 늘 책을 읽고 있었다. 1999년 10월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 먼로가 아끼던 소장품들이 나왔는데, 그중 그녀가 가장 아끼던 것은 그녀가 소장하고 있던 430권의 '책 리스트'였다. 장르도 예술, 희곡, 자서전, 시집, 정치, 역사, 신학, 철학, 심리학 등 매우 다양했다. 먼로는 이 시대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을 천의 얼굴을 지니고 있었는데, 백치미는 그녀가 의도적으로 연출한 매력의 한 요소였을 따름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피블' 잡지 표지 모델로 등장한 마릴린 먼로. [사진= 이인석 대표 제공]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마릴린 먼로의 백치미는 의도된 연출이었다. [사진=이인석 대표 제공]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 독서광으로서의 마릴린 먼로의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먼로의 말에 당시 한 기자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철자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고 매우 무례하게 질문했다. 항상 겸손하고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던 먼로는 그런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답했다. "혹시 책을 읽어보셨나요? 거기엔 그루센카(Grushenka)라고 하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죠. 그녀야말로 진정한 '유혹덩어리(seductress)'죠. 나는 그녀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요."

 - 먼로 전시회가 이번에 처음이 아니고 예전에 몇 차례 있었는데, 어떤 차별점이 있나.

"기존의 전시회가 단지 먼로의 사진 수십장 걸어놓고 보여주는 등 매우 단순한 형태의 전시였다면, 이번 전시회는 먼로의 인생을 보여주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구성으로 꾸몄다. 이를 통해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다각도로 볼 수 있다. 전시물을 통해 그녀의 인생을 풀어나가려니 너무 힘들다."

- 그런 종합적 구성의 전시라면, 전시품 품목도 엄청 다양해야 하고 전시품 구하기도 매우 어려웠을 것 같다. 

"자료를 모으는 일들은 참으로 어려웠다. 많은 아이템을 가진 컬렉터나 회사가 어디에도 없어 사진 한 장, 잡지 한 권 등등 지속적으로 사 모을 수밖에 없었다. 해외 사이트를 빠짐없이 찾아들어가 입찰하고 낙찰을 받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료는 사라지고, 가격은 상승하는 구조 속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러다가 10년 전에 우연히 미국의 한 할머니 컬렉터를 알게 됐는데, 그 분은 30년 동안 먼로 관련 각종 자료를 모아 놓고 있었다. 운 좋게도 그 분의 먼로 관련 자료를 내가 몽땅 살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먼로 자료들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지금은 엄청나게 값이 올랐고, 계속 오르는 중이다. 20여년 전에는 먼로의 오리지널 사진이 해외 경매에서 10만원 남짓이면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1천 달러가 경매 시작가다. 사인이 있는 사진은 1만 달러가 입찰 시작가여서 사진 한 장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녀의 사망 소식을 전한, 사망 후 일주일 이내의 신문도 하나에 수십만원에서 1백만원까지 거래된다. "

- 대략적인 먼로 수집품의 종류와 개수는 어떻게 되는가.

"먼로가 1940년대에서 2020년까지 표지 모델로 나온 세계 각국의 잡지, 사망할 때까지의 빈티지 사진, 다양한 신문과 잡지에 게재된 기사, 1954년 한국전 당시 미군 장병을 위문하러 왔을 당시의 먼로, 샴페인 돔 페리뇽과 파이퍼하이직에 얽힌 일화, 앞에 말했던 성냥갑들, 영화에 입고 출연했던 의상, 앤디 워홀의 먼로 판화 작품 등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 그녀가 입었던 옷과 드레스도 7벌, 먼로가 등장하는 레이블의 와인도 100여병 구입했다. 포스터 4점은 지인의 도움으로 미국 와인회사에서 직접 받았다. 최근에만 1천 품목 넘게 사들였는데, 너무 많아서 그밖에 뭐가 있는지 솔직히 다 모르겠다. 아직 아카이브 정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의 첫 전시품은 수집품의 1/3 정도도 안된다. 그래서 전시기간 중 전시품의 절반 정도를 교체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레이블에 마릴린 먼로가 들어 있는 와인들. [사진= 이인석 대표 제공]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 전시 기간 중에 전시품을 교체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처음 들어보는 경우다.

"상당한 모험이다. 그러나 상업적인 수익구조는 포기하고 오로지 관객들이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경험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준비 기간이 4개월로 짧아 수익 구조는 포기했다."

- 수집품 모으느라 돈도 엄청 들어갔을 것 같은데, 재원은 있나.

"지금까지 모아놓았던 돈 다썼고, 모자라서 지인들에게 빌리기도 했다. 전시회를 연다는 걸 알고 지인들이 소장하고 있었던 자료들을 보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는 먼로의 누드 사진이 표지에 있는 LP 디스크 하나를 보여줬다. 먼로가 부른 노래가 수록된 LP로, 누드 사진은 잡지 '플레이보이' 창간호에 실린 것이다. 지인의 소장품이었는데 전시를 위해 그에게 줬다고 했다.)"

 - 댁에서 결코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집사람이 내게 대해 엄청 적대적이다(웃음). 한때는 기독교박물관을 만들 것을 구상하고 기독교 역사와 관련된 컬렉팅을 했었다. 옛날 오래된 성경부터 각종 자료를 10년 동안 모았다. 그중 1900년도 성경은 구입할 때 1백만원 줬는데 지금은 2~3천만원이 넘는다. 1600년대 청나라 때부터 선교사가 쫓겨날 때까지의 중국 기독교 역사 자료도 많았다. 그렇게 수천 점을 모았는데 나보다는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의 최고 전문가인 총신대 박용규 교수가 그 일에 더 적합한 분이라고 판단해 수집품을 모두 기증했다. 그 때 박교수가 감사의 표시로 금전으로 사례를 한다고 했는데, 집사람이 거절했다. 가치로 따지면 10억도 넘는데 다 받으면 모를까, 안받는게 맞다고 했다. 정말 고마웠다. "

- 한국전 당시 먼로가 내한했을 때의 자료는 사진 외에 뭐가 또 있나.

"아무래도 우리와 관련된 것이라서 매우 열심히 많이 모았다. 8mm 필름과 슬라이드가 상당수 있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귀중한 자료다. 또 먼로가 입국할 때 사용한 여권, 미국위문협회(USO) 라이센스 등도 있다. USO 라이센스는 예전에 7천만원 할 때 살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쳐 엄청 후회한다. 지금은 2억이 넘는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1954년 한국전쟁 당시 일선의 미군부대 위문공연을 위해 내한했던 마릴린 먼로. [사진 = 이인석 대표 제공]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 희귀 자료들을 모으는 데도 노하우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은 건강 문제로 인해 경영고문을 맡고 있지만, 나는 이랜드 그룹 여러 법인의 대표를 맡았었다. 이랜드는 알다시피 컬렉션에 일가견이 있는 회사다. 많은 수집품이 있다. 문화사업부 리더로 회사를 통해 많이 배우고 경험했다."

 - 마지막으로 마릴린 먼로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 할 수 있나.

"먼로는 혁신가였다. 새로운 문화의 창조자다.  '킨제이 보고서'와 먼로가 결합되면서 문화 풍토가 확 바뀌었다. 50년대까지도 여성은 소모품이란 인식이 매우 강했는데, 먼로는 이걸 깨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번 전시도 이런 관점으로 봐주길 기대한다."

이인석 대표의 소장품은 사실 이밖에도 매우 다양한 것들이 많다. 그는 요즘 보자기, 민화, 자수 작품, 독도와 동해 관련 고서 수집에도 열중하고 있다. 호랑이 민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약 120여 점). 1950~70년대의 만화도 1천여권 넘게 모았다. 한때는 15만 통의 편지를 수집한 적도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이인석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호랑이 민화를 수집한 소장가다. 2021.10.19 digibobos@newspim.com

그는 수집품의 가치는 공익을 위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기독교 역사 관련 자료 이외도 전북 고창에 향토사 관련 자료와 500점의 초두루미(전통 식초 항아리)를 보냈고, 전쟁기념관에 조선시대와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관련 자료를 기증하기 위해 소통 중이다. 고향인 대구에도 대구 향토사 관련 자료 수십 점을 기증했다.

그의 사무실은 각종 수집품으로 인해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복잡했다. 그의 소장품은 현재 많은 컨테이너에 분산 보관돼 있다. 이중 민화들은 내년 봄쯤 다른 전시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과연 그의 컨테이너에 뭐가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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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밀도 도심블록형주택' 띄웠지만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가 신속한 주택 공급을 목표로 도심 저층 주거지를 활용한 중밀도 주택단지인 이른바 '도심 블록형 주택'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둘러싼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구상 중인 도심 블록형 주택은 공공재개발 방식을 일부 차용한 사업 모델로, 토지를 수용한 뒤 공공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토지 및 주택 소유주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조합이 자체적으로 책임지는 이주 대책을 정부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행정·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중밀도 주택 특성상 용적률이 제한돼 주택 공급의 순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도심 내 고비용 구조를 감안할 경우 공급 확대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이 낮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용과 임대주택 건설을 전제로 할 경우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 재정 부담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특화주택'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밀도 도심 블록형 주택 사업은, 현재 거론되는 '수용 후 전세형 임대주택 공급'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정책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 비해 실질적인 공급 효과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AI 작성 이미지 도심 블록형 주택은 35층 가량 고밀도로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저층 다가구 밀집지역을 '블록' 단위로 묶어 중밀도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중밀도의 의미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10층 미만의 새로운 공동주택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령의 다세대주택(빌라) 규정대로 5층 이하로 지어 단독·다세대 주택과 대단지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일종의 타운하우스 단지와 유사한 새로운 중간 주거 유형으로 짓는다는 구상도 나온다. 이 모델은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검토 중인 새로운 주택 모델로 알려졌다. 국건위는 도심 블록형 주택이 당장 추가 공급대책 물량이라기보다 단지형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주택 사이에 새로운 건축 모델을 제시하는 중장기 구상이라고 밝혔다. 저층 주거지를 속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정부는 빠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에서 "전세 물량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공급 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심 블록형 주택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주택 공급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는 9일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서 특화주택 도입을 위해 올 1분기 중 근거법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블록형 주택은 윤석열 정부 때 나온 '뉴:빌리지' 사업을 개편한 사업으로 꼽힌다. 뉴빌리지는 전면적인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단독, 빌라촌 등 저층 주거지역에서 민간이 주택을 정비할 경우 금융·제도적 인센티브와 공공의 기반·편의시설 설치를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도심 블록형 주택은 뉴빌리지와 달리 공공개발이란 특성을 갖는다. 뉴빌리지가 높은 분담금이나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들의 자력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도심 블록형 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업시행자로 도심내 저층주거지를 대상지로 지정해 토지를 수용한 뒤 재정을 투입해 최대 10층 이내 임대 주택을 짓는 소규모 공공재개발사업이다. 임대주택이 완공되면 임대사업은 사회적 기업이 대행한다.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가 도입한 사회주택과 똑같은 방식이다. 도심지역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며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는 제도인 셈이다.  도심 블록형 주택은 정부의 강제성이 없으면 사회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후 저층주거지역에 사는 거주자들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이유는 먼저 높은 분담금 때문이며 입주까지 15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수용방식으로 진행되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이같은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보상금액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 시절부터 LH의 매입임대주택사업에서 지나치게 많은 보상금액을 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매입임대주택사업의 보상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이의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도심지는 수도권 신도시 후보지와 달리 토지비용이 월등히 높으며 실제 거주하는 인구도 훨씬 많다. 이 때 보상금액을 '합리적'으로 낮추면 소유주들은 수용을 반대할 수밖에 없고 정부의 강제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힘들어진다. 수용당한 주민들에게 새로 지어질 도심 블록형 주택의 입주권을 보장하는 방식이 되면 분양가가 문제가 될 것이며 임대주택이 절반 이상이고 중밀도 단지라는 점에서 향후 재산가치 상승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이는 공급자인 정부와는 상관없지만 해당 소유주들에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민간 재정비사업에선 세입자 이주문제는 사업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하지만 도심 블록형 주택사업은 공공사업인 만큼 정부가 직접 해결해줘야한다. 정부는 최근 1기 신도시 재정비 추진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에 강력한 이주대책을 주문했고 이의 부실을 이유로 분당신도시 등은 지정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추가 임대주택을 확보해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울러 중밀도로 지어지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실제 순증하는 주택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높은 분담금을 감수하더라도 재개발사업으로 고품질 주택을 갖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주거 개선 소원은 완전히 좌절되게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밀도로 개발해서 소유주에게 분양주택을 주고 나머지는 임대로 제공해야할텐데 막대한 재정을 들여 토지 수용 후 중밀도로 집을 지어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주택공급 확대와 관련이 없다"며 "시장이 순응할 합리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01-1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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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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