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 오찬
오찬 장소서 김종인과 우연히 만나 인사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국민의힘 원로들마저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을 두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윤 후보의 선대위 인선과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고 잠적에 들어간 지 사흘 째인 2일 윤 후보는 여의도 63스퀘어의 한 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단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신경식·권철현·권해옥·황우여·김무성·목요상·김종하·안상수·나오연·이해구·김동욱·최병국·정재문·신영균·김용갑·권해옥·권철현·정갑윤·이윤성·이연숙 등 20여명의 당 원로들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1.12.02 kilroy023@newspim.com |
윤 후보는 "지금 대선을 한 세 달 조금 더 남겨 놓고 있는데 이번에야 말로 연패의 위축된 마음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저희가 승리를 해서 저희 당이 여당으로서 다시 한번 책임 있는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은 지도 편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헌정회장을 역임한 신경식 상임고문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두 사람 때문에 우리 당이 여러가지로 지금 좀 상처를 입고 있다"며 "그 두 분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앞장서 일해서 무슨 당력에 영향을 주는 큰 표를 갖는 배경이 있는 분이 아니라고 본다"고 운을 뗐다.
신 고문은 "그러나 이 두 분을 윤 후보가 끌어안고 같이 나가지 못할 때는 이게 마치 포용력 없는 '그저 법대로 검찰에서 법을 휘두르던 그런 성격을 갖고 정치를 하려고 한다'고 해서 잃어버리는 표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후보가 되셨을 때 그 때 민정당계 대표로 있던 박태준 위원장은 당시 김영삼 후보를 지지하는 데 발을 빼고 고향으로 내려가 버렸다. 거기가 경상남도 포항 근처 어딘가였는데 김 후보는 그 때 윤 후보 못지 않게 바쁜 시기에 모든 걸 다 떨치고 새벽 차로 거길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벌써 온다는 걸 알고 박 위원장이 다른 데로 가버리니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루에 앉아있다가 다시 서울로 왔다"며 "그 후에 본가 마루에 앉아있는 YS의 모습, 또 그렇게 바쁜 데 거기서 그 많은 시간을, 하루를 허비하고 왔다는 게 보도되고 하니까 YS에 대한 반감을 가졌던 사람들, 과거 민정당계에 정을 두고 있던 그 사람들이 그 이후로 서서히 방향을 바꿔서 김 후보를 지지하는데 모두 동참을 했다"고 설명했다.
신 고문은 그러면서 "지금 여론을 보면 김 전 위원장, 이 대표에게 시간을 뻇기지 말고 과감히 밀고 나가라는 얘기들이 많지만 우리는 좀 한 발 더 내다보고 아무리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밤이라도 이 대표가 묶고 있다는 어디 경상도 바닷가를 찾아가서 같이 하자고 하면서 같이 서울로 끌고 올라오면 아마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권해옥 상임고문은 "뭘 찾아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반발했다.
이에 주변 인사들이 권 상임고문을 말렸고 신 고문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거냐"며 "하여튼 바다가 모든 개울물을 끌어 안듯이 윤 후보께서는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싫든 좋든 전부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지금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기라는 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지금도 벌써 초판하고 지금하고 많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병민 당 선대위 대변인이 "저희 뒤에 자유토론에서 충분한 시간이 있지만 권 고문 말씀까지 청해 듣고 비공개로 하겠다"고 말하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비공개로 해. 비공개로"라며 사태 수습을 시도했다.
김 전 대표는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사태를 윤 후보가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 양론이 있었다"며 "(대립이) 팽팽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후보는 "비공개로 말씀하신 얘기를 공개하면 안 되지 않냐"며 비공개 회동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인과의 오찬을 위해 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이 방문한 식당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했다. 2021.12.02 kilroy023@newspim.com |
한편 윤 후보가 당 원로들과 오찬 회동을 한 식당에 김 전 위원장이 지인과의 만남을 위해 나타나면서 둘 사이 우연한 만남이 이뤄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지인과 있는 자리에 찾아가 1분 가량 머문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고등학교 동창 친구분과 식사하고 계신다더라"며 "인사만 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만나러 이동하자 따라붙은 취재진에 권성동 사무총장은 "김 전 위원장이 오해하시니 카메라 빼고 (가자)"고 제안했고, 윤 후보도 "그리 하자. 개인적으로니까"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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