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항공표는 배추 값, 배추는 황금 값'.
상하이 도시 봉쇄 등 코로나19가 중국 경제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끼치는 가운데 항공권 가격이 배추값 처럼 떨어지고 배추값은 금값 처럼 치솟는 물가 왜곡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청명절 소황금주 연휴(4월 3일~5일)를 앞둔 3월 말. 예년같으면 표도 구하기 힘들뿐더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국내 인기노선 항공권 가격이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배추값과 같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여행사 '하늘을 나는 돼지(飛猪, 페이주)'에 따르면 4월 10일 전 청명절 연휴시기 광저우~상하이의 항공권 가격이 평소의 10분의 1도 안되는 67위안에 팔리고 있다.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기차의 잉줘(硬座, 일반 의자 좌석) 표 보다도 싼 가격이다. 칭명절 연휴가 지난 4월 10일 이후에도 120위안으로 장거리 버스 요금도 안된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발 선전행 항공기가 텅 빈 채 운행하고 있다. 2022.03.31 chk@newspim.com |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상하이 노선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 항공 노선도 마찬가지다. 베이징 ~ 항저우 노선에서도 4월 최저가가 188 위안인 초저가 할인 항공표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부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베이징 ~ 산야(三亞, 하이난다오)와 베이징 ~ 시닝(西寧, 칭하이성 성도) 항공권 가격도 최저가 기준으로 352위안, 200위안 짜리가 팔리고 있다. 평소 가격의 대략 8분의 1 수준이다.
여행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 감염이 2020년 우한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에 처하면서 대부분 비행기가 활주로에 발이 묶이고 가격이 고공낙하, 배추 값 항공표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권 가격이 배추값 처럼 떨어지는 반면에 중국인들의 친민 먹거리인 배추는 황금 시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현실화한 상하이에서는 생필품 등 물자 부족 상황을 틈타 폭리를 취하려는 불법 상술이 활개를 치면서 배추 값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 징둥의 칠선마트에 베추등 채소가 진열돼 있다. 2022.03.31 chk@newspim.com |
한 네티즌은 상하이 백화점 마트가 3월 24일 배추 한포기를 77.9위안, 킬로그램당 32위안에 판매했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전파했다. 킬로그램당 8위안 정도인 일반 배추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이다.
경제일보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상하이가 도시봉쇄를 단행, 식품 등 생필품 수급 불안이 가중된 가운데 마트와 상인들이 사재기와 가격 담합을 통해 시장 가격을 조종하면서 배추 가격이 폭등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배추는 중국인 식탁에 매일 오르다시피하는 대표적인 '친민 먹거리'다. 배추가격 폭등은 가정 경제에 무거운 부담을 안긴다. 중국 당국은 3월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배추가격이 급등하자 가격 담합 등 위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나섰다.
'2022년 판 우한'이 된 상하이는 물자 수급 불안이 가중되자 3월 25일 '코로나19 기간 가격 담합 등 위법행위 단속에 대한 지도의견'을 발표, 부당한 폭리와 담합 등을 통한 물가 조작 행위을 적발해 고액의 벌금 등 강력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