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만장일치 금리인상 결정
"물가상승 압력 크게 높아질 것"
현 기준금리, 중립금리보다 낮아
빅스텝, 가능성 열어둔 원론적인 차원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연말 기준금리 수준이 2.25~2.50%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다음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창용 총재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2.25~2.5%로 올라간다고 보는 시장 예측치가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낮다며 중립금리 수준으로 수렴해야 한다"며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언급해 시장 기대가 올라갔다고 생각하지 않고 물가가 예상보다 올라가서 당연히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수준이 올라간 것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에는 올해 연말 금리 예측치가 1.75%~2.00%였는데 금통위 견해와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는데 지금 2.5%까지 올라간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시장 국채 금리나 주가가 큰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소통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은은 금통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0.25%p 인상한 1.75%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두 번 올린 것은 약 13년만이다. 특히 이번 금통위는 이창용 총재가 취임한 뒤 첫 주재하는 정례회의였는데, 총재 취임 직후 곧바로 금리를 올린 사례는 처음이다. 이같은 한은의 이례적 행보는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상승률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2.05.26 mironj19@newspim.com |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은 당초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지금과 같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분간'이 어느 정도 기간 인지에 대해서는 "당분간을 수개월로 해석하는 건 저희 의도와 부합한다. 당장 통계청이 이번 달 물가 상승률을 발표하는데 5%가 넘는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정도로 물가가 높다는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7, 8월 금리 결정은 6월 미 연준 결정과 6, 7월 물가 등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에 대해서는 "해외 지표가 불확실한 정도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자는 원론적인 차원"이라며 "특정 시점을 언급해서 빅스텝을 한다고 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상에 따른 취약계층 피해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 회복세는 양극화를 수반해 금리가 올라가면 당연히 취약계층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영세 사업자나 중소업체 등의 취약계층 정책은 정부 재정정책과 공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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