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영화

속보

더보기

인류는 왜 '호모 바쿠스'인가...니콜라스 케이지 '피그'의 경우

기사입력 : 2022년07월05일 08:10

최종수정 : 2022년07월05일 09:29

술과 음식의 노스탤지어도 없는 삶은 얼마나 불행한가

[부산=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22 부산푸드필름페스타(BFFF)의 테이프를 끊은 첫 상영작은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피그(Pig)>였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가 '술 마시는 인류, 호모 바쿠스'이기에 이 영화 역시 술 마시는 장면이 꽤나 나오나 싶었다. 

그의 대표작인 1995년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Leaving Las Vegas)>가 바로 술주정뱅이 이야기 아니던가. 술로 죽을 결심을 한 알콜중독자의 여정을 담은 이 영화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출세작이다. 이 영화로 그는 1996년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전미 비평가 협회상, 매국 배우조합상 등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그러니 <피그>에서도 주구장창 꽤나 술을 마시겠구나 짐작하는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러닝타임 91분의 이 영화는 마지막으로 가는 순간까지 술을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술에 관한 얘기도 없다. 그렇게 90여분 가까이 관객을 배신한 이 영화는 마지막 결론 시퀀스에 가서야 겨우 음주 장면을 보여준다. 그것도 달랑 위스키와 와인 한 잔이다.

<피그>는 겉으로는 송로버섯, 즉 트러플을 찾는 돼지 이야기다. 그래서 제목도 <피그>지만, 이 제목도 관객을 배신한다. 트러플 돼지는 영화 초반에 괴한들에게 납치돼 사라지고, 다시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면 대체 왜 BFFF는 이 영화를 선정했을까. 그 해답을 찾으려면 영화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영화 '피그'의 스틸컷 [사진=판 씨네마] 2022.07.05 digibobos@newspim.com

한때 전설적인 셰프였던 롭(니콜라스 케이지)은 도시를 버리고 산악지역의 오두막집에서 외부와 단절한 채 살아간다. 그 이유도 마지막에 가야 나온다. 그것도 아주 은유적으로. 어쨌든 그는 돼지로 트러플을 찾고 이를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그와 외부 세상을 연결하는 단 하나의 사람은 그를 찾아오는 트러플 중매인이다. 

그런데 어느날 한밤 중에 괴한들이 들이닥쳐 동반자와 다름없는 트러플 돼지를 데려가지 롭은 친구를 찾아 도시로 간다. 범인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등장하고, 결국 롭은 범인을 찾는데 성공하는데 바로 그를 매주 찾아오는 트러플 중매인의 아버지였다. 도시에서 큰 사업가이자 보스로 군림하는 그는 아들에게 트러플 돼지 얘기를 듣고 욕심이 생겼던 것이다.

도시의 제왕 중매인 아버지는 롭에게 2만5천 달러를 줄테니, 다른 돼지를 사서 산으로 다시 들어가라고 윽박지른다. 물론 롭은 그에게 굽히지 않는다. 자, 이제 결론이다. 롭은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몇가지를 준비한다. 새 한 마리의 고기와 와인 한 병이다. 롭은 이 재료로 그의 집에서 요리를 해 식탁에 올려놓는다. 그 요리마저 먹기를 거부하자, 롭은 그에게 묻는다. 왜 사람이 그렇게 폭력적으로 변했는가, 먼저 사망한 와이프 때문인가 라고. 

마지못해 새 요리를 한 점 먹고 와인 한 잔을 마신 그. 그의 표정에 변화가 생기고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리고는 위스키를 찾아 벌컥벌컥 마신다. 그 이유를 롭은 이렇게 소리쳐 알려준다. "나는 내가 대접한 모든 사람들, 그들이 먹고 마신 모든 음식과 술을 기억해."

그렇다. 롭은 그가 부인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만찬 요리와 와인을 대접했던 것이다. 그는 새 요리와 와인에서 죽은 부인의 기억을 떠올렸고, 괴로움에 위스키로써 이를 잊고자했다. 그는 롭에게 미안하다고 토로한다. 돼지는 이제 세상에 없다고. 너무 난폭하게 다뤄서 납치하던 날 밤에 바로 죽었다고.

실의에 찬 롭은 말한다. 사실 트러플을 찾는 용도로 돼지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고. 나무를 보면 트러플이 어디 있는지 알기에, 돼지는 단지 가족이었을 따름이라고. 

롭은 다시 산속 오두막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낡은 테이프(영화 초반에 틀려다 멈추었던)를 작동시킨다. 그 테이프에서 들려오는 것은 바로 사망한 아내의 노래였다. 그 역시 아내와의 사별이 고통스러워 모든 걸 버리고 산에 칩거한 것이다. 영화는 롱테이크로 한밤 중의 오두막을 피날레 시퀀스로 잡는다. 그 어둠 속에서 들리는 것은 온갖 산 짐승들의 울음소리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영화 '피그' 포스터 [사진=판 씨네마] 2022.07.05 digibobos@newspim.com

영화 <피그>는 미국 어워즈 시즌 31관왕, 전 세계 영화 시상식 65개 부문 노미네이트,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13개의 연기상을 안겨줬다. 그만큼 평론가와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 가운데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있다. 한때 침체기를 맞았던 니콜라스 케이지 최고의 역작이자, 부활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올해 2월 개봉하자마자 개봉관에서 곧 사라졌다. 영화는 너무 조용하고, 또 조용하다. 온갖 자극적인 액션과 스릴, 반전에 길들여진 관객들은 이를 참기 힘들다.

2022 BIFF는 왜 이 영화를 선정했나. 술과 음식은 가장 강렬한 노스탤지어이기 때문이다. 술 한 잔의 기억, 요리 한 점의 추억은 때로 그 사람이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장 강력한 회상의 매개체다. 영화 <피그>는 우리에게 그 사실을 일깨우고 묻는다. 술과 음식에 관한 노스탤지어도 없이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불행하냐고.

digibobos@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여론조사] '헌법' 개정해야 한다 58.3%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국민 10명 중 5명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담은 헌법 개정 이후 37년간 유지돼 온 우리나라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조사 결과 '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8.3%,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6.2%, '잘모름'은 15.5%로 나타났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2.0%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잘모름'이 10.5%,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7.6%였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가운데서는 '개정할 필요가 없다'가 55.4%, '개정해야 한다' 27.0%, '잘모름'은 17.6%로 조사됐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개정해야 한다' 86.8%, '개정할 필요가 없다' 7.1%, '잘모름' 6.2%였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정해야 한다' 56.2%, '잘모름' 22.7%, '개정할 필요가 없다' 21.0%로 집계됐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개정할 필요가 없다' 45.5%, '개정해야 한다' 35.6%, '잘모름' 18.8%였다. 무당층은 '개정해야 한다' 59.1%, '잘모름' 26.1%, '개정할 필요가 없다' 14.8%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남·전북에서 헌법 개정 의지가 강했다. 광주·전남·전북은 69.2%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1.2%, '잘모름'은 9.6%였다. 이어 강원·제주는 '개정해야 한다' 63.2%, '잘모름' 22.8%, '개정할 필요가 없다' 14.1%였다. 부산·울산·경남도 '개정해야 한다'가 62.2%로 과반을 차지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4.2%, '잘모름'은 13.6%로 조사됐다. 경기·인천은 '개정해야 한다' 61.1%, '개정할 필요가 없다' 24.5%, '잘모름' 14.4%로 응답했다. 서울은 '개정해야 한다' 57.4%, '개정할 필요가 없다' 27.0%, '잘모름' 15.5%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개정해야 한다' 46.4%,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8%, '잘모름' 23.8%로 답변했다. 전국에서 헌법 개정 필요성 응답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경북으로 '개정해야 한다' 44.9%, '개정할 필요가 없다' 39.6%, '잘모름' 15.5%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중장년층에서 헌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했다. 40대는 68.8%가 '개정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16.2%, '잘모름'은 15.0%였다. 60대는 64.0%가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6.3%, '잘모름'은 9.7%로 집계됐다. 50대는 '개정해야 한다' 62.7%, '개정할 필요가 없다' 22.8%, '잘모름' 14.5% 순이었다. 30대는 '개정해야 한다' 55.3%, '개정할 필요가 없다' 31.8%, '잘모름' 12.9%로 답변했다. 만18~29세는 '개정해야 한다' 53.1%, '개정할 필요가 없다' 27.4%, '잘모름' 19.5%였다. 70대 이상은 '개정해야 한다' 41.5% '개정할 필요가 없다' 36%, '잘모름' 22.5%로 전 연령 가운데 유일하게 '개정해야 한다'가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국정 지지별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 중 74.9%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잘모름'은 13.3%,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11.9%로 나타났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62.5%가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으며 '개정해야 한다' 18.8%, '잘모름' 18.7%였다. 성별로는 남성은 '개정해야 한다' 65.8%,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5%, '잘모름' 15.5%로 조사됐다. 여성은 '개정해야 한다' 50.9%,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5%, '잘모름' 19.6%로 나타났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흔히 '1987년 체제'로 불리는 현행 헌법은 40년 가량 시간이 흐르면서 승자독식과 패권정치의 극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개헌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적 공감대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보수와 진보 지지층에서 헌법개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 향후 헌법 개정 논의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5%, 신뢰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4-11-28 06:00
사진
[여론조사] 尹지지율 0.9%p↑, 27.8%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7.8%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9.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4%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에 비해 0.9%포인트(p)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2.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1.4% '잘 못함' 76.8%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5%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2% '잘 못함' 83.0%, 50대는 '잘함' 23.6% '잘 못함' 74.6%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1.8% '잘 못함' 6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8.4% '잘 못함' 45.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3.9%, '잘 못함'은 73.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6.0% '잘 못함' 72.8%, 대전·충청·세종 '잘함' 29.8% '잘 못함' 63.6%, 강원·제주 '잘함' 15.4% '잘 못함' 82.1%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28.6% '잘 못함' 68.7%, 대구·경북은 '잘함' 47.8% '잘 못함' 49.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22.9% '잘 못함' 75.9%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3.5% '잘 못함' 74.9%, 여성은 '잘함' 32.1% '잘 못함' 64.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쇄신 약속과 APEC·G20 정상외교 활약,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때문에 보수층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 30% 회복 여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 인사들의 기용 여부와 김건희 여사 특검 여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야권은 김건희 여사 특검·채 상병 사건 관련 국정조사 등 정치적 반격을 노리고 있어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 유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형식적으로나마 보여준 게 보수층 결집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지지율이) 조금 더 오를 수도 있었는데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 판결 때문에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1-28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