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머스크는 푸틴 메신저...우크라 평화중재안은 내통 증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점령지 병합 전부터 중재안 홍보"
"크림반도 물길 차단 어떻게 알았나"
"푸틴 보복 두려워 크림반도 스타링크 요청 거절"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빅 맨'(big man·중요 인물)들의 자아를 갖고 논다.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데 실상은 이들이 푸틴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사람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푸틴 세계관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미국 전문가로 저명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 출신의 피오나 힐 부르킹스연구소 선임 외교정책 연구원이 17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 출신의 피오나 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외교정책 연구원. [사진=블룸버그]

힐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러-우크라 평화중재안을 찬반 투표에 부친 것을 두고 "머스크가 푸틴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지난 4일 트위터에 공개 투표로 부친 평화중재안은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 점령지 4곳에서 유엔의 감독 아래 주민투표를 재실시해 주민들의 뜻이 병합에 반대라면 러시아는 철수한다 ▲크림반도에 대한 물 공급 보장 ▲우크라의 중립국 전환을 골자로 한다.

특히 그는 "크림반도가 1783년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크림 반도를 합병한 이래 러시아 영토의 일부였으며, 옛 소련 지도자인 니키타 흐루쇼프의 실수로 통치권이 우크라에 넘어간 것"이란 지난 2014년에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에 러시아가 했던 주장을 그대로 읇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일 게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중재안 찬반 투표. 2022.10.04 [사진=트위터]

힐의 주장은 가히 충격적이다. 미국의 대표 전기차·민간 항공우주 업체의 CEO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가 우크라 전쟁과 관련해 푸틴과 내통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때는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창업자인 이언 브레머 회장의 폭로로 머스크가 '푸틴의 입'이란 논란이 한창 제기되던 때다. 브레머는 머스크가 해당 트윗을 올리기 약 한 달 전, 머스크 자신이 푸틴과 우크라 전쟁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했었다고 세상에 터뜨렸다. 

물론 머스크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 "푸틴과 대화한 것은 딱 한 번이었고 그마저도 18개월 전이며 대화 주제는 우주였다"고 트위터로 반박했지만 브레머 회장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듯 "머스크는 푸틴, 크렘린궁과 직접적으로 우크라에 대해 대화했다고 나한테 알렸다. 또한 그는 나에게 크렘린궁이 설정한 레드라인(red line·양보할 수 없는 한계점)들이 무엇인지 알려줬다"고 맞트윗, 이에 머스크는 "그 누구도 브레머를 믿어선 안 된다"고 응수한 바 있다.

◆ 점령지 합병 전에도 언급한 중재안...머스크는 '물 공급 차단' 어떻게 알았나 

힐이 머스크를 소위 푸틴의 대변인으로 지목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머스크가 푸틴의 우크라 점령지 병합 전부터 평화중재안을 제기했다는 점 ▲둘째, 크림반도 물 공급 보장을 중재안 항목에 포함한 점 ▲셋째, 푸틴은 영향력이 큰 인물이 자신의 대변인 역할을 하게끔 심리적으로 조종하는 데 능한 점 등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미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열린 비공개 컨퍼런스에서도 평화중재안을 언급했는데 "당시 그는 크림반도로의 물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며 헤르손과 자포리자란 특정 지역을 지목해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푸틴이 해당 지역들을 병합한 9월 30일 이전에 나온 발언"이라고 힐은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매우 구체적인 언급인데, 실제로 헤르손과 자포리자는 크림반도로 향하는 모든 물 공급을 통제하는 지역으로, 크림반도는 원래부터 건조한 반도다. 대수층(帶水層·지하수를 품은 지층)이 존재하지만 강물이 없다. 크림반도는 헤르손주 수로를 통해 오는 드니프로 강물 의존도가 클 수 밖에 없는데 머스크가 이를 알리가 만무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 정부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후 이곳으로 향하는 수로를 차단하고 있지만 이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2019.06.13 [사진=로이터 뉴스핌]

당시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들도 마치 머스크가 크렘린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자신의 생각이라며 제언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CNN방송이 취재한 한 컨퍼런스 참석자는 "머스크의 평화중재안은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를 준(準)독립 공화국으로 두면서 크림반도로 향하는 수로를 막지 않는다는 것으로 나는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머스크의 평화중재안 내용을 듣고 그가 "크렘린궁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머스크가 제안한 평화중재안은 실제로 크렘린궁 안에서 지지받는 협상안"이라고 알렸다. 

◆ 푸틴의 전형적인 수법...'영향력 큰 인물을 매개로 지지 여론 모으기'

힐은 머스크를 푸틴의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말이라고 표현했다. 러시아 정보기관 KGB 요원 출신답게 "푸틴은 자주 머스크와 같은 유명한 사람을 매개체로 여론을 떠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5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서방이 우크라 전쟁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푸틴과 직접 소통한 후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형적인 푸틴의 수법이다. 이번에 그 대상이 머스크란 게 놀라울 따름이다. 머스크는 엄청난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러시아 내에서도 테슬라, 스페이스X 우주 프로그램과 스타링크로 가장 인기가 많은 남자란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이와 동시에 머스크는 우크라에 스타링크 인터넷을 제공하는 등 서방의 우크라 지지에 매우 중요한 일부를 도맡고 있다. 이는 다른 말로 머스크는 국내·외에서 엄청난 레버리지(leverage·영향력)가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이 과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와 로마 공항에서 만난 모습.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2019.07.04 [사진=로이터 뉴스핌]

서방에 영향력이 큰 머스크가 우크라 지원을 돌연 중단하고 평화중재안을 꺼내든다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우크라 정부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행동이다. 기본적으로 푸틴은 머스크를 활용해 평화중재안을 위한 외교적 절차를 단축하고 자신이 원하는 중재안 조항을 열거, 지지 여론 모으기를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우크라 정부에 영토를 포기하게끔 설득하는 것을 기대하는 노력"이라고 힐은 설명했다. 

지난 13일 CNN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미 국방부에 스타링크 우크라 지원을 더는 할 수 없다며 국방부에 비용을 청구했다. 스타링크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을 지속적으로 짊어질 수 없어 미 국방부가 자금 부담을 해야 한다는 요구인데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향후 1년간 서비스 비용 4억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처음에는 그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무상 제공한 서비스이고, 사업가인 이상 장기간 큰 손실을 감당하기엔 어려워졌을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성 인터넷 지원을 돌연 중단하기로 한 머스크의 결정은 최근 불거진 '푸틴의 메신저'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브레머의 증언에 따르면 머스크는 몇 주 전 우크라 정부로부터 크림반도에 스타링크 인터넷 제공 요청을 받자 덜컥 겁이 나 요청을 거절했다. 브레머는 "머스크는 아마도 푸틴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걱정하는 듯 보였다"며 "그는 인터넷 위성에 잠재적으로 지장을 초래할  러시아의 사이버 능력을 언급했다"고 귀띔했다. 

머스크는 푸틴의 메신저일까, 아니면 인도주의 보다 회사 이익을 우선시하는 평범한 사업가일까. 당장 정답을 찾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