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포스코 등 다섯차례 수요예측서 12.9조 청약
LG화학 등 AA급 수요예측도 줄줄이 예정
A급도 회사채 발행 준비…흥행여부 미지수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연초 신용등급 'AAA' 대기업들이 회사채 수요예측서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A급 회사채(A-~A+)로까지 온기가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달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는 AA급 회사채 뿐 아니라 A급 회사채들도 공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0일 채권시장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진행한 다섯 번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1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물론 모두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들이다.
올해 첫 수요예측인 KT(AAA) 2조8850억원을 시작으로 이마트(AA) 1조1750억원, 포스코(AA+) 3조9700억원, LG유플러스(AA) 3조2600억원, 롯데제과(AA) 1조655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포스코에 몰린 3조9700억원의 자금은 지난 2012년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를 도입한 이후로 최대 규모다.
수요예측 대흥행을 바탕으로 KT는 기존 발행 목표인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이마트는 2000억원에서 3900억원으로, 포스코는 35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두 배 늘리기로 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크레딧채권 최상단에 있는 특은채, 공사채부터 강세 전환하면서 섹터와 등급간 스프레드갭이 벌어진 상태로 우량 회사채의 상대적 가격 매력이 제고된 점도 발행물량 소화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의 한 운용역은 "지난해 가산금리를 높게 붙였던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금리를 낮춰 들어오고 있다"며 "연초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들의 공격적인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에만 LG화학(AA+), GS에너지(AA), 현대제철(AA), 신세계(AA), CJ ENM(AA-), 호텔롯데(AA-), 롯데렌탈(AA-) 등 대기업들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또한 연초 회사채 흥행에 A급 회사채들도 이달 트렌치(만기구조) 단기(1년~2년)로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신세계푸드(A+)가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고, 하나금융그룹 자회사인 하나에프앤아이(A)도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효성화학(A급)도 2년 만기 회사채 1200억원 발행 작업을 추진 중이다.
채권시장에선 A급 회사채로까지 흥행이 이어질 지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운용역은 "지난해 10월 이후 공모 시장에서 A급 회사채는 자취를 감췄다"며 "연초 우량채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A급까지 흥행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이경록 신영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연초 우량 회사채 수요예측이 활발히 재개되고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초강세 발행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A급 회사채와 캐피탈채의 강세전환도 점차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