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제당파 연합 건국위한 기초작업 수행
마오쩌둥이 1기 주석 임시 헌법 제정 통과
현재 실권없이 정식 국회 전인대 활동 자문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3월 4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4시) 중국 전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 정협, 政協) 14기 1차 회의가 개막한다.
전국 정협 개막으로 중국은 약 10일간의 양회(兩會, 전인대와 정협) 정국에 돌입한다. 정협은 3월 11일 끝나고 실질적 정기국회인 전인대(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1차회의)는 5일 개막해 13일 폐막한다.
앞서 3일 정협 궈웨이민 대변인은 베이징인민대회당애서 개최한 전국정협 14기 1차회의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세계 정세에 상관없이 흔들리지 않고 세계를 향한 고도의 대외 개방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내외신 매체에 밝혔다.
양회 시즌의 포문을 연 중국의 정협은 입법 기능과 의결권을 가진 국회도 아니고 정당 협의 단체도 아니다. 정식 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大, 전인대)와 함께 양회로 일컬어지는 정협은 전인대를 보좌하는 자문기구 성격의 기관에 불과하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3년 양회가 열리는 베이징인민대회당. 뉴스핌 촬영. 2023.03.04 chk@newspim.com |
전국정협은 전국 인민 정치협상회의의 준말이다. 범 민주당파 연합 성격을 띤 정협은 중국 공산당이 지도하는 다당 협력 정치협상 기관으로 건국의 필요에 의해 신중국 성립 전에 결성됐다.
중국에선 1949년 10월 1일 신중국 건국 이전 국가 기관으로서의 정식 국회, 즉 현재의 전국인대(전인대)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런 배경하에서 중국 공산당은 주도적으로 민주 제당파 연합인 전국 정협을 창립해 '공화국' 건국에 필요한 의회 및 민주적 기능을 수행해왔다.
당시 공산당은 정협 창립을 주도하면서 각 민주당파와 무당파 인사, 민주진영 지도자 등 광범위한 제 세력을 참여시켰다.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기 위한 명분을 갖추기 위한 조치였다.
신중국 건국 직전인 1949년 9월 21일~30일, 중국 공산당은 대표(위원) 662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정협 1기 전체 회의를 베이징(당시 北平)에서 개최했다. 공산당 베이징 향산혁명기념지의 쐉칭 별장 전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이 회의에서 임시 헌법 성격인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공동강령'을 통과시키고 중국 공산당 지도의 다당제 협력및 정치 협상제도를 확립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베이징 향산의 중국 공산당 혁명 기념지 쐉칭 별장에 중국 정협 출범 및 초기 역할에 관한 전시물이 게재돼 있다. 전시 자료에는 중국 공산당이 신중국 건국 직전인 1949년 9월 21일~30일 베이징에서 중국 정협 1기 전체 회의를 열어 임시 헌법 성격인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공동강령'을 통과시키고 공산당이 이끄는 다당제 정치 협상제도를 확립했다고 적혀있다. 전시장의 또다른 자료에는 당시 마오쩌둥이 졍협 1기 주석을 맡았다고 기록돼 있다. 2021년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3.03.04 chk@newspim.com |
지금은 전인대 자문기구에 불과하지만 의회 역할을 하며 건국을 준비하던 초기의 정협은 민주 제당파 연합의 실권 기관으로 힘있는 권력 기구였다. 당권과 군권을 쥔 마오쩌둥(毛澤東)이 1기 인민 정협 전국 위원회 주석을 겸한 것에서도 당시 정협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중국의 전국 정협은 출범 후 국회를 대신해 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 조직법 등을 통과시키는 등 건국 기초 작업을 수행했다. 오성홍기를 신중국 국기로 제정하고 국가(國歌)와 수도도 모두 정협이 결정했다.
1954년 9월 수도 베이징에서 제 1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가 출범(개막)하면서 정협의 모든 의회 기능이 전국인대로 넘어갔다. 정협의 바통을 이은 전국인대는 출범후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을 제정 통과시키면서 명실상부한 나라의 기틀을 갖춰나갔다.
중국의 특수한 정치 제도인 정협은 현재 중국 공산당이 지도하는 민주 통일 전선 기구로 존속하고 있다. 입법이나 의결권이 없고 매년 양회때마다 제안과 토론으로 정식 국회격인 전인대 활동을 자문하고 보조한다. 매년 3월 열리는 정협과 전인대를 합쳐 양회(兩會)라고 한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