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대처·부실 대응·책임 회피성 행태에 도민 공분
두 단체장 희생자 합동분향소서 한 말·행동 또 구설
[청주=뉴스핌] 백운학 기자 = "참! 저런 사람을 지난 선거에서 충북지사와 청주 시장으로 뽑았으니... 하여튼 이번 사고로 숨진 사람들만 억울하다니까.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잖아."
지난 20일 오후 청주의 한 식당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오송참사와 관련된 TV 뉴스가 방송되자 흥분한 목소리로 분통을 터트렸다.
20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도청에 마련된 오송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 충북도] 2023.07.21 baek3413@newspim.com |
그는 "14명의 고귀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는데 관련 기관은 서로 네탓 공방만 한다"며 "요즘 뉴스를 보면 너무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그러자 또다른 손님은 "이날 오전에 도청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너무 실망했다"며 거들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간부공무원들과 함께 도청 신관 1층에 마련된 오송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갑작스럽게 힘든 일을 겪게 된 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속히 사태를 수습하고 유가족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현장에 늦게 도착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현장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자 논란이 일자 김 지사는 "자신이 현장에 일찍 도착해 사고를 수습하고 현장을 진두지휘 하지 못한 것은 분명 잘못"이라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의 표현을 한 것이 의미가 왜곡된 것 같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20일 이범석 청주시장이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집중호우 피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 [사진=청주시] |
오송참사와 관련해 부실 늑장 대처의 지적을 받고 있는 이범석 청주시장은 이날 합동분양소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분향을 마치고 나오는 이 사장에게 기자들이 심경을 물었지만 그는 말없이 차에 올랐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너무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 한 듯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집중호우 피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시장은 집중호우로 희생과 피해를 입은 시민과 유가족께 드리는 사과문을 통해 "우리 지역에 일시적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와 공공시설, 농작물 등 크고 작은 시설들의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면서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청주시는 참사 전 금강홍수통제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소방 등으로부터 미호강 범람 위기 상황을 수차례 전달받고 충북도에 전파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주 = 뉴스핌] 백운학 기자 = 충북도청에 마련된 오송 희생자 합동분향소.2023.07.21 baek3413@newspim.com |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이번 참사를 겪으면서 부실한 대처능력과 떠넘기식 행태를 보이고 있는 기관들의 행태에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수사를 통해 반드시 책임소재를 밝히고 위법 행위가 드러나면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하천수가 밀려들어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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