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조사단 출범 10주년...금융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체계 개선방안 발표
김주현 위원장 "4개 기관 '팀플레이' 중요"...중대사건 사건초기부터 정보 공유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검찰 등 자본시장감시를 담당하는 4개 기관 간의 '상시 협업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관별 주요 심리·조사 상황을 수시 공유하고, 긴급‧중대한 사건의 경우 신속히 수사로 전환해 엄정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그동안 자본시장의 범죄가 고도화・지능화되는 반면 수사가 늦어지면서 추가 불법 행위 차단·불법이익 은닉 방지 등 효과적인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긴급 중대한 사건' 판단 관련 객관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와 서울남부지검·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4개 기관이 함께하는 '자본시장조사단 출범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 [사진=뉴스핌DB] |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몇 년간 자본시장 투자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행위가 지속 증가하고 지능적·조직적인 범죄행위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는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불법행위인 만큼 엄정한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수사 필요한 긴급·중대사건은 즉시 검찰에 공유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기관 간의 상시 협업체계 가동 및 정보공유 강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불공정거래 대응은 심리·조사·수사 기관간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며 "(4개)기관 간 협업체계 대화가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권선물위원회를 중심으로 상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기관별 주요 심리·조사 상황을 수시 공유겠다"며 "긴급‧중대한 사건의 경우 수사당국과 즉시 상황과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 시 신속히 수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재 거래소(심리), 금융위·금감원(조사), 검찰(수사) 등 각 기관들이 단계별 역할을 수행하면서 필요한 사항에 대해 협조 및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상시적·체계적 협업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사건 전반에 대한 총괄·관리기능이 부재하고, 사건특성에 맞게 각 기관의 장점을 즉각적·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기관간 정보공유 방식 변경 [표=금융위원회] 2023.09.20 yunyun@newspim.com |
개선안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융위와 금감원·거래소·검찰 등 기간 간에 사건 전반을 관리·협의하도록 했다. 증선위 주재로 금감원과 거래소, 필요 시 검찰이 함께하는 조사·심리기관협의회를 월 1회 개최하고, 자본시장조사총괄과장 주재의 실무협의체는 수시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회의를 통해 현장조사 실시 여부, 신속한 수사전환 필요성, 기관별 협조 요청사항, 거래소 통보사건의 금융위·금감원 배분, 매매거래 정지 조치 발동·해제 판단 등을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심리·조사 단계에서 현재는 거래소가 심리 완료 후 중요 내용은 금융위에, 일반 내용은 금감원에 통보하고 있는데 개선안을 통해 금융위·금감원과 조사상황을 상시 공유하는 한편 수사가 필요한 긴급·중대사건은 즉시 수사기관인 검찰에 공유하도록 했다.
다만 이번 '긴급·중대사건'에 대한 객관적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 불공정거래 포상금 한도 20억→30억 '상향'
시장감시 및 조사 단계에서의 대응역량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기존 감시체계를 회피하는 지능적인 신종 불법행위가 발생하면서 시장감시, 제보·풍문 수집 등을 통한 혐의 인지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 제도를 운영중이지만 실적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최근 5년간 최대 포상건수는 5건이고, 1건당 평균 포상금은 약 2800만원 수준에 그쳤다.
현행 거래소 이상거래 대응 시스템이 단기 중심으로 설계돼 장기간·조직적 불공정거래 행위 탐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금융위는 불공정거래 신고 활성화를 위해 포상금 한도액을 현재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상향하고, 익명신고를 도입하기로 했다. 증선위 등에 불법행위를 자진신고하고 성실히 협조할 경우 과징금의 최대 100% 감면하고, 상장사 공시담당자 및 증권사 임·직원이 불공정거래 혐의 발견시 금융당국 신고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상거래 대응 시스템도 개편할 계획이다.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대한 혐의 적출 가능성을 높이도록 혐의적출 기준을 개선하고, 장기 주가 상승, 상위계좌 매수 과다 종목 등 시장경보 요건을 보완할 예정이다. 또한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적출기준·심리방식·시장경보 제도 등 지속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안에 거래소가별도로 발표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공정거래 대응체계 개선방안 [표=금융위원회] 2023.09.20 yunyun@newspim.com |
아울러 조기적발 체계를 가오하하기 위해 주요 SNS, 온라인 게시판, 리딩방 등 사이버 감시를 강화하고, K-OTC 시장감시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해당 내용은 금융투자협회에서 오는 10월 상세방안을 별표로 발표한다.
◆ 금융위・금감원・거래소, 관련 조직 기능・인력 보강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조사・수사 역량과 제반 인프라도 개선한다.
자본시장 투자자 수가 지난 2019년 614만명에서 지난해 1441만명으로 두배 이상 급증하면서 같은 기간 금감원의 1건당 조사기간이 190일에서 323일로 늘었다. 조사 및 대기사건의 합계가 153건에서 415건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위와 금감원, 거래소의 관련 조직 기능 및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사건 유형별로 구분했던 조사 3개 부서를 조사 1~3국으로 전환하고, 조사 인력을 70에서 95명 수준으로 증원한다. 거래소는 시장감시위원회 조직을 확대개편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조사·제재수단을 도입해 보다 신속·엄정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불공정거래 전력자 10년간 자본시장 거래제한, 상장사 임원 제한 ▲불공정거래 과징금 제재 시행 준비 ▲금융당국의 자산동결제도 도입 추진 ▲증권사 직원에 대한 조사정보 유출 금지 의무 마련 등이다.
김 위원장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잘 알려진 속담"이라며 "오늘 행사에 참석해 '함께'한 각 기관은 공정하고 신뢰받는 자본시장으로 향하는 길에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선안은 불공정거래 대응체계를 개선하는 새로운 시작이며 앞으로 유관기관들이 원팀이 돼 가능한 모든 역량을 쏟아 '무관용 원칙'으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