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불법 의심 직거래 2차 조사결과 182건 적발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직장 초년병 A씨는 최근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샀다. 중개사 없이 구입한 이 아파트는 알고 보니 A씨 아버지 B씨의 소유였다. A씨는 자금출처 소명 당시 주식을 판 돈으로 집을 샀다고 주장했지만 직장 초년병인 A씨의 소득으로는 그 정도 금융 예치액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당국은 A씨에게 근로소득 외 주식 배당소득 등의 증명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당국은 A씨를 불법의심거래로 고발했다.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진 부동산 거래에서 불법 의심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총 906건에 대한 2차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법의심거래 182건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국 아파트 거래에서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아파트를 시세보다 현저히 높거나 낮은 가격에 직거래하는 등 이상동향이 지속 확인됨에 따라 전국 아파트 불법 의심 고・저가 직거래에 대해 총 3차에 걸친 조사를 기획해 추진 중이다.
1차 기획조사 착수 이후 아파트 직거래 비율은 지난해 12월 서울 22.8%에서 지난달 기준 5.4%로 크게 하락하는 등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2차 기획조사는 2022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진 아파트 거래 중 특수관계인 간 거래, 시세 대비 이상 고ㆍ저가로 매매한 거래, 동일인이 직거래로 매도 후 다시 매수한 거래 등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거래 906건을 선별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조사대상 총 906건 중 182건(20.1%)에서 편법증여‧명의신탁 등 위법의심행위 201건을 적발하고 국세청・경찰청・금융위・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탈세・대출 분석 등을 통해 혐의 확정 시 탈루세액 징수, 대출금 회수, 과태료 부과 등 조치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위반사례는 거짓신고 등 거래신고법 위반(134건) 외에 특수관계자 간에 직거래를 통한 편법증여 또는 차입금 거래 등 국세청 통보 건이 47건으로 다수 적발됐고 명의신탁 등 경찰청 통보 건 8건, 대출용도 외 유용 등 금융위원회 통보 건이 12건이다.
또 올해 2월 이후에 거래한 아파트 직거래를 대상으로 3차 기획조사를 10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고‧저가 직거래를 이용한 편법증여나 특수관계자 간의 차입금 거래는 시장가격을 교란하는 행위이므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