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고] 국가에 대한 예의

기사입력 : 2024년01월05일 18:07

최종수정 : 2024년01월06일 11:20

박정인 단국대 대학원 IT법학협동과정 연구교수

현재 대한민국은 <노량>이라는 영화가 극장가에서 흥행하고 있다. 조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순신과 거북선 기술을 활용한 해군의 활약을 생각하면 대한민국 국민 그 누가 가슴 뜨겁지 않을 수 없다. 거북선은 1415년 태종 15년에 조선왕조실록에서 기록이 처음 나온다. 대한민국의 5대 잠수함 수출국 저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허겁지겁 일을 하는 좀비처럼 살다가 때로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목적을 잃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노량>과 같은 영화를 보면 다시 한번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소속감에 피가 뜨거워지고 국가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일상에 돌아오면 우리는 바쁜 생활을 핑계로 언제든 조국을 잊을 수 있다. 즉, 조국을 지켜온 방위기술이 내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바꾸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정부는 경제안보를 중요한 정책결정 최우선에 두고, 2022년에는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 있음에도 국가핵심기술 외 전략기술까지도 철저하게 보호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제정하는 등 우리가 가진 기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정인 단국대 대학원 IT법학협동과정 연구교수.

방위기술에 대한 대외적 위협은 언제나 있어왔다. 외국의 첩보활동과 각국의 이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기술에 대한 탈취는 그 누구도 예상 못하는 것이 아니기에 정보보안의 중요성은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나 많은 보안사고는 대내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정보보안은 정보를 알아야 할 사람만 알아야 한다는 접근통제와 내용통제가 그 핵심으로 시간과 장소와 상관없이 대내적이든 대외적이든 해당 정보에 접근한 사람 누구나 예외는 없다.

작년, 대우조선해양의 수출형 잠수함 DSME1400 기술유출로 인해 대만 하이쿤 잠수함이 탄생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사법처리가 진행되고 있는 대상은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했던 직원이었으며, 그들은 대만에서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여 대만 하이쿤 잠수함을 만드는데 조력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대외무역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데 한국인이 대만의 국력을 위해 조력했다는 사실은 피의자들이 국적의식이 전혀 없음을 보여준다.

이는 기술정보 접근권을 가진 사람들중에 안보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다.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없더라도 잠수함과 관련한 기술이 방위기술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물론 대외무역법은 물품 뿐 아니라 서비스 수출도 승인이라는 제도로 규제하고 있어 이를 처벌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입증해야 하는 피해회사의 고통은 실로 말할 수 없이 크고, 범죄자를 처벌한다고 해도 이미 발생한 방위기술 유출 피해는 되돌릴 수 없다.

이 같은 사례는 국내 기업간에도 확인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대우조선의 핵심 기술들을 조직적으로 훔친 혐의로 최근 모두 사법처리를 받았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핵심기술 관리에 의구심이 들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 '노량' 포스터.

게다가 최근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의 직권남용 혐의는 더욱 절망스럽다. 왕 전청장은 국무총리에 보고한 문건에서 방위기술 보호와 관련된 평가규정을 입찰기관 평가에서 존중할 것을 명확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당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KDDX 입찰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왕 전청장이 보안사고를 낸 업체에 감점을 주는 규정을 적극적으로 삭제하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방위기술 보호를 책임지는 방위사업청장이라는 공직자가 대한민국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술보호규정을 입찰평가기준에서 적극적으로 삭제하였다는 것은 안보의식의 해이를 뜻하며 그로 인해 직권남용 피의자가 되었다는 것은 국가를 위해 공을 세운 자들을 보상하는 국가보훈청을 국가보훈부로 격상한 현 정부의 의지와는 전혀 상반된다.

현재 방위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방위기술보호법과 방위기술보호지침, 대외무역법, 방첩업무규정 등 법규가 마련되어 있다. 즉, 이 모든 사고는 제도의 미비로 온 것이 아니다.

전세계가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거의 대동소이한 규제를 통해 법제는 전세계가 유사하다. 물론 제도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가가 해외 기업과 국내기업의 M&A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자 한국에 와서 외국인들이 기업을 직접 설립하여 M&A를 하는 등 제도의 취약점을 이용한 기술탈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도의 취약점을 분석해 해결해 나가는 것보다 궁극적인 문제의 해결은 애국심의 회복에 있다. 이 땅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누리는 평화와 모든 것에 대해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있는지 총체적으로 되돌아볼 때인 것이다.

목적을 잃은 삶은 좀비와 다름없고 방위기술을 유출하는 것은 다름아닌 자유경제시대의 매국노라 할 것이다. 국수주의나 군국주의로 나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는 좀비가 가득한 세상, 살점을 뜯기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달려드는 좀비처럼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사회와 국가를 생각하지 않을 때 국민 모두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관련 기술유출이나 전 방위사업청장의 입찰탈락과정에서의 직권남용은 대한민국 안보의식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길게 클랙슨을 울려 새롭게 재정비하여야 한다. 정보보안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묻고 국가에 대한 예의를 차려야 한다. 국가를 위해 몸바친 이순신에게 공정하지 못한 평가와 보상으로 대응했던 조선이 무너질 뻔 했듯이 한발만 잘못 디뎌도 기술유출로 인해 대한민국은 무너질지 모른다.

박정인 교수는 전 대통령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을 거쳐 현재 산업기술보호협회 자문위원으로 단국대 산업보안전문인력양성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다 접어두고 尹대통령 만나겠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김윤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과 관련해 "의제도 정리하고 미리 사전조율도 해야하는데 그조차도 녹록지가 않은 것 같다"며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잡한 의제들이 미리 정리됐으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은 것 같다. 그거 정리하느라 시간 보내기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4.26 pangbin@newspim.com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서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우리 국민들의 이런 어려운 상황,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각오로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 가능한 조치들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 실무회담은 전날에도 이어졌지만,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사전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가 의제 조율이 지지부진하자 이를 접어두고 일단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만남은 금명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ycy1486@newspim.com 2024-04-26 09: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