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올해부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후 진행하는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러우친젠(婁勤儉) 전인대 대변인은 4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결정을 발표했다고 중국 CCTV가 전했다.
러우친젠 대변인은 "전인대 폐막 후 총리 기자회견을 두고 종합적인 판단을 진행했으며, 올해 총리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올해 전인대 후에도 몇 년 동안은 총리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전인대 폐막후 진행되는 총리 기자회견은 1991년 당시 리펑(李鵬) 총리가 처음으로 진행한 후 매년 개최됐으며,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지금은 고인이 된 리커창(李克強) 전 총리가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리창(李強) 총리가 처음으로 총리 기자회견에 나섰었다. 이로써 33년간 지속해 왔던 총리 기자회견이 올해부터 중단되는 셈이다.
중국의 총리 기자회견은 정치국 상무위원급 인사가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생방송으로 대답하는 단 한번의 기회로, 상당한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매년 전인대 폐막 직후 중국의 총리는 국내외 문제에 대해 2시간여 기자회견을 진행해 왔다.
이로써 중국 국무원의 수장인 총리와 외국 기자들의 단 하나의 소통 채널이 없어지게 됐다. 총리 기자회견에서 보통 약 20명의 기자가 질문에 나서왔으며, 이 중 절반의 질문 기회는 외신기자들에게 할애됐었다. 기자회견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만큼, 총리와 외국매체간에 실시간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때문에 이번 조치가 '중국이 외국을 상대로 문을 점차 잠그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총리 기자회견 폐지의 배경으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으로의 권력 집중이 거론된다. 중국의 권력이 시 주석에게 집중된 만큼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언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 총리들과 비교할 때 현재의 총리는 그 정치적 위상이 낮아졌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과거의 총리들은 중국 내 여러 정파들의 협의로 임명됐다면, 현재 리창 총리는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직권으로 임명했다.
한편, 전인대는 5일 개막해 7일간 개최되며 오는 11일 페막한다.
리창 중국 총리가 지난해 3월 총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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