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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사자의 서', 삶과 죽음의 의미 돌아보는 치열한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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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국립무용단(단장 겸 예술감독 김종덕)이 올해 첫 신작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사자의 서'를 선보인다.

국립무용단은 3일 국립극장 분장동 연습실에서 '사자의 서' 연습 장면 공개와 간담회를 통해 이번 작품의 의도와 김종덕 단장을 필두로 단원들이 직접 안무에 참여한 소감 등을 밝혔다. 이 자리엔 김종덕 단장, 황진아 음악감독, 단원 조용진, 최호종이 참석했다. 

이번 작품은 티베트의 위대한 스승 파드마삼바바가 남긴 불교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총 3장으로 구성됐다. 죽음 후 망자가 겪는 49일의 여정을 단계적으로 '의식의 바다', '상념의 바다', '고요의 바다'로 지나온 삶과 사후세계가 연결되는 과정을 무용으로 녹여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무용단 '사자의 서' 연습 장면. [사진=국립극장] 2024.04.03 jyyang@newspim.com

김종덕 단장은 '사자의 서' 공연을 앞두고 "'사자의 서: 49일의 여정'은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일상의 중첩된 결과물로 망자가 느끼는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이라는 단계를 거치는 것을 통해서 우리가 올바른 삶을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과 자신의 삶을 다시 설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활용하여 상징 과 은유, 서사와 서정을 통해서 명징한 이미지를 형상화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시간적 개념과 공간적 개념을 죽음과 삶, 수평과 수직의 개념으로 구분해서 주제를 설명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무용단 '사자의 서' 연습 장면. [사진=국립극장] 2024.04.03 jyyang@newspim.com

황진아 음악감독은 "작년 여름부터 이 작품을 논의했다. 감독님과 이야기 중에 가장 제일 마음을 울렸던 건 죽음과 삶이 다른 곳에 있지 않다라는 것"이라며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제가 경험한 가장 가까운 죽음 그리고 제가 경험하지 못한 죽음들의 리서치를 많이 했고 감정선을 잘 잡으려고 노력을 했다. 4월이라는 좀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 달에 각자의 죽음을 한번 생각해 보실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망자' 역의 두 주역 조용진, 최호종 단원도 소감을 말했다. 조용진은 "사자의 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남자 역할을 맡았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면 4분동안의 여정을 같이 바라보는 사자에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호종은 "회상 속 망자의 역할을 맡고 있고 왕자의 가장이 살아있던 시절을 연기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사자의 서'를 준비하며 "우리 삶의 중첩된 과정들이 죽음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 작품에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역사적으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자기 성찰을 통해서 삶을 리셋하는 그런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무용단 김종덕 예술감독. [사진=국립극장] 2024.04.03 jyyang@newspim.com

김 단장은 지난 연말 공연에 이어 국립무용단의 공연이 제의, 죽음과 관련한 것에 천착한다는 지적에 일부 동의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훨씬 더 진보적인 작품을 생각했으나 국립무용단의 그동안의 전통을 존중하면서 어떻게 창작의 방향성을 바꿔 나갈 수 있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앞서 '묵향'을 비롯해 한국무용에 다채로운 색감과 미쟝센을 추가해 흥행했던 작품들의 이야기도 나왔다. 김 단장은 "저는 얼굴의 표정이라든 미쟝센에 의존하지 않고 움직임의 질감을 가지고 어떻게 작품을 갖다가 끌고 나갈 수 있는지 거기에 대해서 집중했다. 죽음은 수직적인 개념으로, 49일의 여정은 수평적인 것으로 재구성해 관객들이 주제를 관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답했다.

전통 무용과 컨템포러리의 조화를 이루어가겠다는 무용단의 방향성도 밝혔다. 김 단장은 "국악원은 전통을 올바르게 전승 보증 뭐 계승하고 보존하는 기관이지만 국립무용단은 전통 문화의 정서를 갖다가 동시대에서 그러니까 현대 예술로 인정받는 것이 역할"이라며 "이 작품 역시 컨템포러리 댄스를 지향하고 있고 그동안 전통의 재구성에 가까운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제 동시대성을 좀 더 강화시켜서 현대 예술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3년의 목표"라고 말했다.

안무 과정에도 참여한 두 주역 단원은 조금 더 역동적인 회상 과정의 망자와 진정한 마지막을 향해 가는 고요한 망자의 역할을 나누어 2인 1역을 맡는다. 조용진 단원은 "과거의 망자와 조금 다른 인물이지만 사실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언어적인 몸짓이나 춤으로 표현되는 것들을 공유하고 있고 저와 과거의 망자가 겹치는 동작들이 있어 그 부분들이 하나의 인물로 표현하려고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무용단 조용진 단원, 김종덕 예술감독, 황진아 음악감독, 최호종 단원. [사진=국립극장] 2024.04.03 jyyang@newspim.com

그러면서 "감독님과 공동 작업이라고 하지만 사실 전적으로 감독님이 다 진두지휘를 하시고 다 표현을 해 주셨고 사실 저는 공동작업을 해도 사실 여러 번 컨펌을 받아야 돼서 좀 어려움도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층 역동적인 동작을 표현하는 최호종 단원은 "한 역할은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고 나머지 한 역할은 삶을 통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둘 다 어느 쪽도 삶과 죽음을 가까이 여길 수 없는 그런 존재지만 좀 아이러니하다. 용진 선배와 통일성을 계속 서로 소통하면서 주고받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감독님의 틀 안에서 저희가 자유롭게 구성을 하는 방식이라 그 안에서 참조적이고 해체적인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작업 과정을 돌아봤다.

끝으로 김종덕 단장은 "조용진 단원은 워낙 단단하고 담담하다. 남자로 보기에는 움직임도 세련된 편이다. 이번에 음악에 본인의 춤을 녹여내는데 굉장히 설득력 있게 잘 소화했다. 최호종 씨는 평소에 되게 얌전하지만 움직임에 있어서는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관객을 휘어잡는 몰입감이 굉장한, 평상시에는 되게 온화한데 가지고 있는 신체 언어의 폭발력은 어마어마하다. 주역 두 사람을 잘 선택했다는 것이 가장 잘한 점"이라고 자평했다.

국립무용단의 올해의 신작이자, 김종덕 예술감독의 첫 창작 신작 '사자의 서'는 오는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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