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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임시저장시설 포화 심각…21대 국회서 '고준위 특별법' 처리해야

기사입력 : 2024년04월16일 15:09

최종수정 : 2024년04월16일 15:10

5월 2일 마지막 본회의 개최…법안 폐기될 처지
2030년부터 포화 시작…지금 결정해도 완공 늦어
전문가 "에너지정책 결정에 정치·진영 논리 안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장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이 21대 국회의 임기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시 새로운 국회의 원구성을 기다려 재발의하기까지 최소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 이미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들은 수 년 안에 포화가 임박해 처리장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국회를 향해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2030년부터 원전 임시저장시설 포화 시작…최악의 경우 원전 가동 중단 

고준위 특별법은 원자력의 부산물인 방사성 폐기물 중 열과 방사능 준위가 높아 위험도가 큰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법안이다. 영구처리시설인 방폐장을 짓기 위한 부지 선정과 안전성 평가, 인허가 취득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 고준위 특별법안 3건과 방사성 폐기물 관리법 전부개정안 등 총 4건이 발의됐지만, 지난 2022년 11월부터 11차례 논의를 거쳤음에도 여야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해 공전 중인 상황이다. 법안들은 관련 법안 소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고리 원전 3호기 사용후연료 습식저장조. [사진=한울원자력본부]

현재 사용후핵연료는 방폐장이 없어 각 원전에 시설로 딸려 있는 습식저장조에 임시로 보관되고 있다. 습식저장조는 오는 2030년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차례로 포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빛 2030년 ▲한울 2031년 ▲고리 2032년 ▲신월성 2042년 ▲새울 2066년 순으로 포화시점이 도래한다. 약 40년 뒤에는 모든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이 한계에 달하는 셈이다.

한수원은 핵연료 간격을 좁히는 조밀 저장대 등을 활용해 임시저장시설 내 용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이제는 이런 노력마저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지난 2월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할 수 있는 수단을 다 써가고 있다"며 "모든 발전소에 이미 최대로 조밀 저장을 적용 중이만, 혹시라도 간격이 더 남아있는 공간이 있을지 계속 찾아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임시저장시설이 차례로 포화될 경우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먼저 사용후핵연료의 처리비용이 증가하면서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함께 가중된다. 사용후핵연료가 영구 처리되지 못한 채 원전 안에 포화된 상태로 쌓여 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안전 측면에서도 우려가 커진다.

최악의 상황은 원전이 가동을 멈추는 일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원전은 국내 전체 발전량의 28.9%를 차지했다. 국가 전력의 약 3분의 1을 담당했던 원전이 가동을 멈출 경우 민생과 산업 전반에 전력수급 불안으로 인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사용하면서 국민들은 전기요금 부담에 시름하게 되고, 한창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전력 수요가 높은 첨단 분야에 주력하던 산업계는 동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앞서 황주호 사장도 이런 상황을 우려한 경고를 내놨다. 그는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악의 경우 지난 2016년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공간이 없어 원전을 멈췄던 대만의 사례처럼 발전을 멈추게 될 수 있다"며 "원전의 덕을 본 현 세대가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법안 폐기 시 재발의까지 최소 1년 소요…건립 적기 놓친 만큼 속도내야

현 21대 국회는 다음달 29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국회는 같은 달 2일에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남은 법안들을 심사할 예정이다. 통상 국회 임기 만료 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본회의는 '땡처리 국회'로 불린다. 쟁점 사안이 없는 법안들을 무더기로 통과시켜준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와 관련 업계 등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이번 본회의에서도 고준위 특별법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여야는 여전히 법안에 대한 이견을 갖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태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입법 주도권을 차지한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등 주로 정권 심판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책 법안은 뒷전으로 밀릴 공산이 크다.

고준위 특별법을 두고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부지 내 저장시설 용량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여당은 원전의 '운영허가기간'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설계수명기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사실상 '친원전'과 '탈원전'으로 나뉘는 기조다. 민주당은 원전의 설계수명기간이 끝날 경우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막아 원전도 자연스럽게 비활성화되게끔 하려는 목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원전이 운영 허가를 다시 얻어 수명이 연장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고준위 특별법은 다음달 2일 열리는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처리되지 못할 시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국회 임기 만료 때까지 처리되지 못한 법안은 다음 국회가 시작되면 자동 폐기된다. 이 경우 국회의 새로운 원구성이 완료된 후 재발의를 해야 하는데, 최소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시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야당이 탈원전 기조를 굽히지 않으면 합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미 방폐장 건립의 적기는 지난 상태다. 한수원에 따르면 방폐장 건설에는 부지 선정부터 공사에 이르기까지 최소 37년이 소요된다. 불과 6년 뒤면 한빛 원전이 포화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미 한참 늦은 셈이다. 이번 국회가 고준위 특별법을 처리해 하루빨리 관련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이유다.

정용훈 KAIST 원자력 교수는 "에너지 문제는 정치 진영의 문제가 돼선 안 되지만, 여야는 고준위 특별법을 둘러싸고 이념 논쟁을 펼치고 있다. 방폐장은 원전 운영국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시설임에도 탈원전 측은 특별법을 탈원전의 방해물로 여긴다"며 "오직 나라와 국민의 미래만을 생각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고준위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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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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