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넘는 시민들 기억제 동참…헌화로 긴 줄 이뤄
헌화 참여한 유가족 "다들 기억해주려 노력해 줘 감사"
416연대, "진상 규명이 끝난 것 아냐…정보 공개와 추가 조사 촉구"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가 세월호참사 10주기 시민 기억식을 열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416연대는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 주실 것을 부탁한다"며 정부에 정보 공개와 추가 조사를 촉구했다.
416연대는 16일 오후 4시16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 '기억과 빛'에서 세월호 10주기 시민 기억식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10주기 시민 기억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4.04.16 choipix16@newspim.com |
이날 기억제에는 세월호를 잊지 않은 시민들과 유가족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기억 공간 앞에는 1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운집해 묵념과 함께 기억제를 같이 했다.
기억제에 앞서 시민들은 헌화를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기억 공간에 놓인 사진과 세월호 모형을 지긋이 바라보기도 했다.
헌화에 참여한 대학생 김모(21) 씨는 "6촌 오빠가 단원고에 다니던 세월호 희생자 중 한 명"이라며 "사고 당시에는 초등학생이라 어려서 희생자인 것을 몰랐다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알았다"며 "그것 때문에 더 죄책감이 커서 매년 추모 행사에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많은 사람이 올거란 기대는 섣불리 하지 않는데도 (막상 기억제에 오니) 꽃도 많이 쌓여있어 다들 기억해 주려 노력하는구나 싶어 감사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2차, 3차 가해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시민들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24.04.16 choipix16@newspim.com |
이날 발언대에 올라온 서울시의회 박수빈 의원은 세월호 관련 서적을 집필하면서 생존자 진술과 영상 자료를 많이 봤다고 회고했다. 박 시의원은 "당시 세월호에 타고 있던 아이들(단원고 학생들)이 5살이었던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너도나도 '여기 아기 있어요'라고 외쳤고 그 아이가 구조됐다. 이제 그 아이는 단원고 아이들의 나이"라고 했다.
이어 "그 10년 전의 하루의 기억이 아마 오늘날 우리를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는 다짐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기억 공간 활동가 유혜린 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6개월 동안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근무를 이어왔다. 유 씨는 "봄에 꽃이 흐드러지고 온도가 올라간다고 느낄 때 어김없이 4월에 들어서 있다. 그렇게 10년, 각 계절이 10번 지나서 10년이 되었다"고 운을 뗐다.
지난 겨울 동안 기억 공간을 지켰던 유씨는 "기억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제가 세월호 참사를 그리고 희생자분들을 기억하는 방식"이라며 "어느 순간부터 기억한다는 것이 제게도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조금씩이라도 기억하는 모두와 함께, 그리고 10년 동안 길 위에서 어디에서든 견디고 버텨오신 유가족분들과 함께 나아가겠다"며 "다음 해에는 지금 여기가 아닌 햇빛이 잘 들어오고 따뜻한 곳에서 기억하고 애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시민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2024.04.16 choipix16@newspim.com |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는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를 일깨웠다"며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는 존중받으면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와 국가의 책무에 대해 새롭게 자각했다"고 했다.
또한 "비록 특별조사기구를 통한 조사는 종료되었지만 진상 규명이 끝난 것은 아니"라며 "침몰 원인도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은 것도 아니"라고 비판했다.
연대는 "정부의 정보 공개와 추가 조사를 촉구한다"며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길에 끝까지 함께해 주시기를 호소한다"고 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