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심리학의 두 체계 이론 영감받아 개발
음식 콘텐츠 이외로 폭력물 등 제한 활용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식이장애 환자를 위한 디지털 먹방 차단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성주 교수 연구팀이 지난 5월 11~16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컴퓨터연합회(ACM) 주최로 진행된 '컴퓨터 인간 상호작용 학술대회'에서 식이장애 환자들의 무분별한 디지털 음식 콘텐츠 소비로 인한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실시간 개입 시스템 논문으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유튜브 앱에서의 실시간 음식 콘텐츠 검열 및 개입 예시 [자료=한국과학기술원] 2024.05.20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 시스템은 인간 심리학의 두 체계 이론(Dual Systems Theory)에서 영감을 받아,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디지털 음식 콘텐츠를 소비할 때 더 의식적으로 평가한 후에 시청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음식 콘텐츠의 시각적 및 청각적 자극은 체계 1을 자극해 사용자의 자동적인 반응(반사적인 콘텐츠 시청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체계 1은 빠르고 자동으로 작용하는 체계다.
하지만 이번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음식 콘텐츠를 가리고 음소거해 이러한 자동적인 반응을 차단한다. 대신 사용자에게 의식적인 콘텐츠 선택 및 소비를 위한 질문을 제공해 체계 2를 활성화해 사용자가 더 의식적이고 건강한 콘텐츠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체계 2는 천천히 심사숙고 후 판단하는 체계를 말한다.
연구팀은 22명의 식이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주간의 사용자 스터디를 진행해 시스템 평가를 진행했다. 실험 집단에서 유튜브에서 음식 콘텐츠에 대한 노출 및 소비의 유의미한 감소와, 이같은 감소가 유튜브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실험 집단 참가자들은 이번 시스템이 음식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는 자동 반응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성주 교수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사용자가 디지털 콘텐츠를 건강하게 소비하는 방법을 지원하는 적응형 개입의 설계 방향과 함께 단순히 콘텐츠를 검열하는 것 이상의 사용자의 의도적인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 관리 방법이 될 것"이라며 "개발된 기술은 음식 콘텐츠뿐 아니라 폭력물이나 선정적인 콘텐츠, 다양한 주제별로 적용할 수 있어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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