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스웨덴의 자동차 브랜드 볼보가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을 폐기했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충전소 등 기반시설도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볼보는 전기차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브 차량의 생산을 늘릴 전망이다. 

볼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짐 로완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우리의 미래가 전기차라는 믿음은 여전히 확고하다"면서 "하지만 전기차로의 전환은 직선적이지 않으며 소비자와 시장이 (전기차를) 받아들이는 속도에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 변경 이유로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충전 인프라 부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10년 안에 모든 차량을 완전 전지화할 준비를 갖출 것"이라면서도 "시장과 인프라 및 고객 수용이 충분하지 않다면 몇 년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볼보의 조치는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전기차 모델의 부족과 충전소의 느린 보급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볼보 측은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의 90~100%를 전기 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조합으로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 중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전기 자동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최근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전기차가 기존 가솔린 차량에 비해 아직도 약 20~30% 더 비싸기 때문이다. 판매 성장의 감소는 특히 유럽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 등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HSBC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로 작년에 비해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올 1~7월 판매는 전년 대비 20%나 줄었다. 유럽 전체로는 전기차 신차 판매 비중이 작년 14.5%에서 올해 14.8%로 거의 변동이 없는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7월 유럽에서 팔린 전체 승용차 중 전기차 비율은 13.8%에 그쳤다. 작년 한해 15.8%에 비해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이다.

한편 볼보는 지난 2021년 3월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볼보는 지난 2010년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지리 자동차가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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