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피해 시 기업 책임 회피 가능성
"외연 확장에만 치중...시정 기회 어겨"
공정위, 조만간 제재 여부·수위 결정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개인판매자의 신원정보 미제공 외에 사업자의 신원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등 추가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근마켓은 현재 제재 여부와 수위에 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6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사업자 정보 미확인·소비자에 미제공(법 제20조제2항) ▲통신판매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 미고지(법 제20조제1항) ▲사이버몰 운영자의 신원정보 표시 의무 위반 행위(법 제10조제1항) 혐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 [뉴스핌 DB] |
당근마켓은 그간 개인판매자뿐 아니라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가 자신의 신원정보를 표시하지 않고도 광고를 게재하거나 판매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를 두고 소비자 피해 시 당근마켓이 사업자의 환불 등에 대한 의무를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인(당근마켓)은 사업자의 성명·주소·전화번호 및 사업자등록번호, 통신판매업 신고 번호 등 확인해 청약 전까지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당근마켓은 또 자사가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당근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다.
본래 사이버몰 초기화면 및 청약내용의 확인·정정·취소단계가 이루어지는 채팅화면에 자신이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
아울러 자사 운영자의 신원정보도 표시하지 않았다. 사이버몰 초기화면에 자신의 상호, 대표자 성명, 주소, 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 사업자등록번호, 호스팅서비스 제공자 상호 및 이용약관 등 신원정보 표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당근마켓은 이미 지난 2021년 번개장터, 헬로마켓 등을 비롯한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함께 공정위의 시정 요청을 받은 바 있지만, 이후에도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
2021년 논의되기 시작한 전자상거래법의 전부 개정논의가 지진부진한 틈을 타 외연 확장에만 치중하고 소비자 보호 노력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2021년 공정위가 중고거래플랫폼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확인했고, 이에 여타 플랫폼들은 시정을 거치는 동안 당근마켓은 성장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진 시정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만큼 공정위가 국민 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엄정히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중고거래플랫폼의 위법·탈법 행태에 대해 공정위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단호한 법집행을 주문함으로서 당국의 의지와 역량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조만간 심의를 열고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심의 결과, 위법 행위 확정 시 전자상거래법 규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시정조치를 할 계획이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