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IT 기업들, 고용 현지화로 취업비자 의존도 낮춰"
"트럼프의 법인세율 인하 공약은 오히려 유리한 조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는 1기 때와 달리 인도 정보기술(IT) 부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인도 현지 매체 민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번째 집권 시기 전문직 인력에 대한 이민 장벽을 높였다. 보호무역주의 하에 미국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이유로, 통상 기술 이민자들이 미국에 입국할 때 신청하는 '전문직 단기취업(H1B)'를 포함한 일부 취업비자 승인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H1B 비자 발급자를 '기술 인력'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 주장에 따라 행정명령은 H1B 발급 대상자를 '미국 내 노동력으로 대체할 수 없는 기술 소지자'로 한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정명령은 당시 미국 의존도가 큰 인도 IT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미국은 인도 소프트웨어 수출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인도 기업들은 H1B 비자를 통해 엔지니어와 기술자를 미국에 송출해 오던 중이었다.
그러나 이민 정책의 강화로 H1B 비자 승인 거부율이 높아지고 발급 수수료가 상승했으며, H1B 노동자의 임금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더 이코노믹 타임즈는 지적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인도 금융 서비스 제공 업체 JM 파이낸셜(Financial)에 따르면, H1B 비자 승인 거부율은 2015년 4%에서 2019년 17%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재원과 동반 가족에게 발급되는 L1 A/B 비자 거부율도 12%p 높아진 28%에 달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취업 비자 거부율이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졌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민 정책이 다시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다만 집권 2기에서는 1기 때와 같은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도 IT 회사들이 현지 고용을 늘리고, 미국 직원 중 현지인이나 영주권자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H1B 및 L1 비자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
인도 금융 서비스 제공 업체 JM 파이낸셜은 "인도 최대 IT 기업인 인포시스의 경우 2016/17회계연도 기준 미국 직원의 약 65%가 H1B 및 L1 비자 소지자였으나 2019/20년회계연도에는 50% 미만으로 낮아졌다"며 "'현지화 확대'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대기업 타타그룹 산하 IT 기업인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와 인도의 또 다른 대형 IT 기업 위프로의 H1B 비자 신청이 최근 10년 간 50~80% 감소한 것도 해당 비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음을 반영한다고 JM은 덧붙였다.
트럼프의 재선이 오히려 인도 일부 산업계에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동령이 법인세 세율을 현재의 21%에서 28%로 높일 것이라고 공약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에서 15%로 인하할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JM 파이낸셜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인세율 인하 공약은 미국 기업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여 IT 서비스 수요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2일 펜실바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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