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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대표, "모든 네이버 서비스에 AI 전면 도입하겠다"

기사입력 : 2024년11월11일 13:22

최종수정 : 2024년11월11일 13:22

내년 상반기 AI 검색·쇼핑앱 출시...네이버 전 서비스에 'ON-SERVICE AI' 도입
"매출 25% R&D 투자, 향후 6년간 1조 원 투자해 AI 생태계 육성"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네이버가 자사의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ON-SERVICE AI' 전략을 선언하고, 향후 6년간 1조 원을 투자해 AI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한, 검색에서 쇼핑, 지도까지 전 서비스의 AI 혁신을 추진하며, 내년 상반기에는 AI 기반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과 쇼핑 전용 앱을 출시해 AI 서비스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11일 네이버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통합 콘퍼런스 '단 24'에서 전사적 AI 도입 전략을 발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최근 AI 생태계 확장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검색 분야에서 사용자의 체류 시간이 두 자릿수로 증가했으며, 콘텐츠 창작자의 수도 100% 증가했다"며, "AI 솔루션을 적용한 커머스 부문에서는 47%의 성장, 핀테크 부문에서는 네이버 페이의 외부 결제액이 38% 증가하며 기업 고객들에게도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통합 콘퍼런스 '단 24' 현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발표 중이다. [사진=네이버]

최 대표는 이어 "네이버는 원천 기술인 검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국내 시장을 지켜왔듯이, 국내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매출의 20%~25% 규모의 R&D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때 최적의 시나리오로 제공하기 위해 자체적인 AI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AI 생태계 육성을 통해 더 안전하고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네이버의 AI 비전과 임팩트 펀드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 임팩트 펀드는 ▲첨단 기술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여 역량을 강화하는 '테크 임팩트' ▲고유한 아이디어로 사업의 지속성과 성장성을 촉진하는 '비즈니스 임팩트'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커뮤니티 임팩트'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AI 기술을 다양한 사회적 필요에 연결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2016년부터 프로젝트 꽃을 통해 창작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맞춰 '네이버 임팩트 펀드'를 신설하여 AI 기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네이버는 검색, 광고, 플레이스, 쇼핑, 클라우드 등 모든 주요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글로벌 유일의 회사로, 핵심 원천 기술과 대규모 서비스를 동시에 갖춘 네이버는 글로벌 IT 시장에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호 네이버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 [사진=네이버]

◆ 네이버, 'AI 브리핑'으로 새로운 검색 시대 연다

네이버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AI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을 소개했다. 통합검색 기술에 AI와 개인화 추천 기술을 결합한 AI 브리핑 서비스는 양질의 문서가 부족한 롱테일 키워드나 외국어 검색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최재호 네이버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은 "AI 브리핑은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에 따라 요약된 답변을 제공하고, 출처 문서와 연결해 세부 정보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며, "예를 들어, 특정 요리에 대한 검색에서는 레시피의 전체 맥락을 간략히 요약하고 관련 콘텐츠를 함께 연결해 요리법을 쉽게 파악하도록 한다. 네이버는 관련 이미지나 동영상, 추가 질문 기능도 제공해 더욱 풍성한 검색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 브리핑은 사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다가 해당 콘텐츠와 관련된 상품 정보를 자연스럽게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검색 과정에서 구매까지 연결될 수 있는 통합 경험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문장은 "AI 브리핑은 단순히 콘텐츠를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네이버는 AI 기술로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들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강화할 것"이라며, "AI 브리핑은 일본어, 영어 등 외국어 질문에 대한 번역 및 요약 기능도 포함해, 외국인 사용자들이 네이버 검색을 통해 K-컬처와 같은 국내 콘텐츠를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일구 네이버 콘텐츠 서비스 부문장. [사진=네이버]

◆ 콘텐츠·창작 생태계 모두 AI로 진화

이일구 네이버 콘텐츠 서비스 부문장은 "트렌드의 탄생부터 소비까지, 커뮤니티와 소통을 통해 콘텐츠가 생겨나고 성장한다"며 네이버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조했다. 현재 네이버에는 5000만 개의 호기심과 조언, 30억이 넘는 삶의 기록, 50억 개의 깊이 있는 정보가 축적되어 있으며, 블로그와 카페는 1030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는 AI를 활용해 창작자의 성장을 돕기 위해 블로그와 카페 홈을 개편하고, 이웃의 이웃을 소개하는 파도타기식 연결 기능을 도입했다.

이 부문장은 "네이버는 창작자가 더 쉽게 발견되고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클립 서비스는 베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월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창작자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광고 재생 기여도에 따른 보상과 '초경량 후원' 시스템을 통해 창작자의 수익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클립 창작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네이버 앱 내에 마련해 창작 활동을 한층 더 쉽게 지원할 예정이다. AI 기술을 적용한 창작 도구를 통해, 사용자가 생성한 콘텐츠가 검색과 피드에서 더 잘 노출되도록 하고, 텍스트 요약, 자동 제목 생성 등 AI 기반 지원도 강화한다.

광고 수익 외에도, 사용자 후원 시스템인 '초경량 후원'을 통해 광고를 본 사용자가 마음에 드는 창작자에게 직접 인센티브를 전달하는 새로운 후원 모델도 도입된다. 이 부문장은 "콘텐츠가 단순한 창작을 넘어 실제 판매와 연결될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네이버가 콘텐츠와 쇼핑을 긴밀하게 연결해 창작자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세훈 네이버 플레이스 사업 기획 리더. [사진=네이버]

◆ 공간지능 기술로 여는 3차원 경험 현실로 

이세훈 네이버 플레이스 사업 리더는 월간 2600만 명이 이용하는 네이버 지도의 혁신 방향을 공개하며, "공간지능 기술을 통해 사용자들이 현장에 가지 않고도 생생한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훈 리더는 네이버 지도의 미래 비전을 '리얼(Real)', '나우(Now)', '포유(For You)'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제시하며, 3차원 공간지능을 통해 장소에 대한 정보를 더욱 입체적으로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거리뷰3D'는 기존의 2D 거리뷰와 달리 3D 공간에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며, VR 실내 투어 기능을 통해 행사장이나 매장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동환 네이버랩스 비전 그룹 리더는 네이버의 공간지능 기술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현황과 앞으로의 활용 가치를 강조했다.

이동환 네이버랩스 비전 그룹 리더. [사진=네이버]

이동환 리더는 "공간지능은 언어 모델에 이은 세계적인 기술 화두로 부상하고 있으며, 가트너는 이 분야가 2033년까지 약 1조 7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네이버의 공간지능 기술이 국내외 협력과 사업 확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전했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마일, 일본 NTT동일본 등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스마트시티, 로봇, 증강현실(AR) 등 공간지능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이동환 리더는 "네이버는 단순히 공간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넘어서, 현실 세계를 고해상도의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해 온오프라인 경험을 통합하고 있다"며, 네이버가 디지털 트윈과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 기술로 공간지능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네이버는 사진 한 장만으로 정확한 위치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GPS가 작동하지 않는 실내에서도 위치 파악이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공간 내 로봇 자율주행과 같은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는 관련 기술을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AR 내비게이션, 스마트시티 솔루션 등의 형태로 상용화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여러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실내외 AR 내비게이션,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빌딩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이 리더는 "앞으로 공간지능 기술이 단순히 공간을 넘어서 정보와 서비스가 융합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네이버는 공간을 정보와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일상의 중요한 무대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 [사진=네이버]

◆ 하이퍼클로바X의 감각 확장 이어간다

성낙호 네이버 AI 기술 총괄은 "사전 학습 단계에서 문화적 맥락을 깊이 학습해야 기술의 확장성과 응용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며 하이퍼클로바X의 비전과 주요 기술들을 소개했다.

성 총괄은 AI 기술이 인간의 언어와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뿐 아니라, 방대한 정보를 통합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지식 그래프 생성 기술인 'GraphReady'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구조적으로 연결하여, 정보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신뢰성 높은 답변을 생성한다. 이와 함께 'UserInsight' 기술은 사용자 행동을 분석해 맥락을 파악하여 필요한 질문을 능동적으로 추천하고, '오토브라우징' 기능은 AI가 스스로 웹을 탐색하고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AI 리서치 기능을 강화한다.

성 총괄은 "오토브라우징과 코드 인터프리터 기능을 연동하면 데이터 분석까지 가능한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텍스트 분석을 넘어 이미지와 음성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로도 진화하고 있다. 성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 비전 기능이 "텍스트 외에 이미지 파일 속 정보도 분석해,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주요 정보까지 자동으로 이해하고 적합한 광고 카피를 생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음성 대화가 가능한 하이퍼클로바X 오디오는 비언어적 요소까지 이해해, 감정이 섞인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며, 이러한 기술이 클로바 케어콜 등 사회적 약자 대상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성 총괄은 마지막으로 "하이퍼클로바X는 지식의 확장과 감각의 확장을 통해 실질적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AI로 발전 중"이라며, "이 경험들이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과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종호 네이버 광고 프로덕트 부문장. [사진=네이버]

◆ AI로 진화하는 광고 플랫폼 'ADVoost' 내년 출시

윤종호 네이버 광고 프로덕트 부문장은 네이버가 내년에 선보일 새로운 AI 광고 플랫폼 'ADVoost'를 발표하며, "디지털 광고 환경의 복잡도가 높아지고,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AI가 광고주의 광고 소재 관리와 운영을 돕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DVoost는 이러한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네 가지 핵심 기능을 제공한다: ▲입찰 최적화(Bidding) ▲타겟팅 자동화(Audience) ▲광고 소재 자동 생성(Creative) ▲키워드 자동 매칭(Keyword).

윤 부문장은 자동 입찰 기능에 대해 "클릭당 비용을 약 32% 절감하고, 광고 수익률을 34% 높이는 성과를 보였다"며, 85% 이상의 광고주가 해당 기능을 이미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타겟팅 자동화 기능은 사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해 최적의 광고를 매칭함으로써, 광고 효율을 30% 이상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손흥민 선수를 검색한 사용자들에게는 AI가 게임 또는 자동차 광고와 같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ADVoost는 광고 소재 제작도 자동화하여, 다양한 사용자 반응에 맞춰 소재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윤 부문장은 "소재 제작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전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이 기능이 특히 중소 광고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색 광고의 키워드 자동 매칭 기능은 광고주가 직접 키워드를 발굴할 필요 없이 AI가 자동으로 키워드를 매칭해주는 기능으로, 운영 비용 절감과 사용자 정보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능이다.

윤 부문장은 "ADVoost를 통해 광고주들에게 최고의 성과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용자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네이버 광고 플랫폼의 AI 기반 성능 최적화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 [사진=네이버]

◆ 네이버 쇼핑,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통해 혁신적 변화 시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은 "2025년, 네이버 쇼핑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모바일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를 예고했다. 이 앱은 테크 커머스, 단골 커머스, 멤버십, 배송 등 네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윤숙 부문장은 "5000만 국민이 각기 다른 쇼핑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AI 기반 초개인화 쇼핑을 강조했다.

특히 '단골 커머스'는 2024년 기준 연간 5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할당되어 있으며, 3000개의 브랜드사와 70만 개의 SME 판매자들이 참여 중이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취향을 세분화하여 특정 브랜드와 사용자를 정교하게 연결한다. 예를 들어, 특정 향수를 좋아하는 사용자에게 맞춤형 신제품을 추천하거나,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대용량 생활용품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지원할 예정이다.

멤버십 혜택도 대폭 강화된다. 이윤숙 부문장은 "11월 말부터 네이버 멤버십 가입자들은 넷플릭스의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GS25, CU, 롯데시네마, 쏘카 등과의 제휴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추가 혜택을 누리게 된다"고 발표했다. 멤버십은 생애 주기에 맞춘 개인화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며, 반려동물 소유자에게 맞춤형 혜택을 지원하는 등 고객의 특성에 맞춘 혜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송 서비스도 큰 변화를 맞는다. 기존의 '도착 보장' 서비스를 'N배송'으로 리브랜딩하고, 지금 배송, 새벽 배송, 오늘 배송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수령할 수 있게 한다.

이윤숙 부문장은 "네이버가 물류사와 직접 계약하여 판매자의 물류 운영 부담을 줄일 것"이라며, 사용자에게는 더 효율적인 배송 서비스를, 판매자에게는 더욱 간편한 계약 방식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또 "네이버는 쇼핑과 커뮤니티를 결합하여 유일무이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새로운 쇼핑 혁신을 이끌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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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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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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