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특혜 위해 印 정부 관리에게 수천억 '뒷돈' 주고자 재무제표 조작"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 검찰이 인도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 그룹 회장을 사기 및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했다고 블룸버그·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뉴욕 동부지검은 전날 아다니 회장을 기소했다. 아다니 회장을 비롯해 그의 조카이자 신재생 에너지 기업 아다니 그린에너지 임원인 사가르 아다니, 같은 회사 또 다른 임원 브니트 자인도 재판에 넘겨졌다.
미 검찰은 또한 아다니 그린에너지 회사 전직 임원 2명과 캐나다 연금기금(CDPQ) 전직 직원 1명을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미국 투자자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사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고자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BBC는 미 검찰의 기소장을 인용 "미국은 가우탐 아다니 등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 계약 수주를 위해 2억 5000만 달러(약 3500억원) 규모의 뇌물 수수 계획을 조직한 뒤 이를 은폐해 미국에서 자금을 유치했다고 주장한다"며 "거물인 아다니와 다른 고위 임원들이 아다니 그린에너지의 사업을 위해 인도 정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건네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검찰은 현행법에 따라 외국에서 벌어진 부패 혐의 사건이라도 미국 투자자나 미국 시장이 연관된 경우 수사에 나설 수 있다.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CDPQ는 아다니 그룹의 주주다. GDPQ는 성명에서 "전직 직원이 기소된 사실을 알고 있다"며 "해당 직원은 2023년 해고됐고, 회사는 현재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포브스 기준 가우탐 아다니 회장 자산은 약 700억 달러로, 세계 제22위, 인도 제2위의 재벌로 꼽힌다.
아다니 그룹은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1988년 창립했다. 항만 및 물류 중심 기업에서 출발해 공항·광업·발전 및 송전·친환경 에너지 등 사업을 영위하는 다국적 복합 기업으로 성장했다.
구자라트주에서 인도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아다니는 특히 민간 부문의 전문성과 자본을 활용해 교통 및 인프라를 개발하려는 인도 정부의 노력하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10년 동안 급속 성장했다.
인도 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스리랑카·이스라엘 등에서도 전력·항만 및 기타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다만 아다니 그룹의 급성장 과정 중 아다니 회장과 모디 총리 간 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모디 총리의 특혜로 그룹이 성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아다니 회장은 줄곧 반대 주장을 펼쳐왔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에 의해 주가 조작 및 분식 회계 의혹에도 휘말렸다. 아다니 그룹은 힌덴버그 보고서에 대해 "인도에 대한 공격"이라고 일축했고, 인도 최고 법원은 최근 아다니 측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 그룹 회장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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