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매출 비중, 현재 90%→60%까지 낮추기로
"그룹사 외 고객 신규 수주 금액 증가 고무적"
'주력' 전동화 분야 글로벌 경쟁력 입증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TOP 3' 부품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가총액 24조원에 육박하는 대기업이지만 '현대차·기아 납품업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업계는 트럼프 2기 시대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계열사들이 그룹 내 의존 비중을 줄이고 자생력을 높여 각각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현대차그룹 차원의 포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창사 후 처음으로 '2024 CEO Investor Day'를 개최했다. [사진=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는 지난 19일 창사 이래 첫 '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과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에 이어 현대차그룹 내에서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한 네 번째 계열사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기아는 지난 2020년부터 시작했고,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6월에 처음으로 개최했다.
현대모비스는 인베스터데이에서 수익성 중심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창사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매출은 연평균 8% 성장을 이어가고, 영업이익률은 5~6%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사업 목표를 제시했다.
이규석 사장은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본격화돼 수익성에 기반한 질적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선도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품 제조 부문 글로벌 완성차 대상 매출 비중도 2033년에는 40%까지 확대해 글로벌 TOP 3 부품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계의 이목을 이끈 부분은 글로벌 완성차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현대차·기아 매출 비중을 60%까지 낮추겠다는 의미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현대차·기아 매출 비중은 90% 수준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창사 후 처음으로 '2024 CEO Investor Day'를 개최했다. [사진=현대모비스] |
이러한 현대모비스의 '독립 선언'에는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다는 자신감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존경받는 기업'에 처음으로 선정됐다. 전 세계 300여 개 기업 가운데 국내 회사로는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4개만이 선정됐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또한 올해 세계적인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Automotive News)가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순위'에서 전체 6위에 올랐다. 14년 연속 'TOP 10' 자리를 지키고 있고, 2022년부터 3년 연속 6위다.
현대모비스는 수익성 강화의 큰 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장 사업(전동화·전장)과 ▲안정화 사업(모듈·섀시·안전·램프·서비스 부품)으로 나누는 것으로 잡았다. 특히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할 1등 제품군을 키워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대표 분야는 역시 '전동화'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으로부터 수조 원대 배터리 시스템 수주에 성공하면서 전동화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 부문 매출은 매해 거듭되는 큰 폭의 성장세 속에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2조원을 돌파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도 전동화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주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재 현대차·기아가 손익을 좌우하는 구조이며, 큰 틀에서 부품 제조 부분에서 현대차·기아 비중이 80%로 줄어들 2027년에도 현대차·기아가 현대모비스의 부품 제조 수익성을 좌우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 속에 현대모비스의 그룹사 외 고객 신규 수주 금액이 2016년~2022년 연평균 20억 달러에서 2023년 92억 달러까지 증가한 것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