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 꺾여
봄 이사철 거래량 소폭 증가 기대…"영향 제한적"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출규제 강화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더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환율이 1500원을 목전에 두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속도조절에 나선것으로 풀이된다. 봄 이사철을 맞아 매수심리가 소폭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인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더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 미 연준, 금리 인하 속도 조절…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 꺾여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한차례 더 동결된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영향으로 추가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의 매수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춘데 이어 다음달인 11월 연속 인하로 3.0%까지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고환율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금통위를 앞두고 있지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견고한 미국 경제 영향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늦출 가능성이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시장 관망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며 하락 전환 가능성이 나오면서 거래량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9월부터 3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980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3000건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18건을 기록한 뒤 감소하기 시작해 9월 3166건, 10월 3809건, 11월 3344건 등 3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매수 심리 역시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12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2.1p 하락한 107.7을 기록했다. 지수는 지난해 7월 140.6까지 오른 뒤 5개월 연속 떨어졌으며 지난해 1월(104.3) 이후 11개월 만의 최저치다.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3.2포인트(p) 내린 100.8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전월 대비 4.0p 하락한 102.4로 보합 국면을 유지했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 봄 이사철 거래량 소폭 증가 기대…"영향 제한적"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매수심리가 소폭 살아날 가능성도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초 가산금리 인하 등 금융권의 가계대출 재개와 중도상환수수료 하향조정 등이 겹치며 주택시장 여신환경은 개선됐으나, 탄핵정국과 경기 위축, 겨울 비수기가 겹치며 냉각된 주택시장을 녹이기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한번 움츠리기 시작한 거래시장과 매매가는 매수심리의 움직임 없이 우상향으로의 방향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 거래 회전율 개선은 적어도 봄 이사철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동결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에 다양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경기 침체 속 금리 동결은 중앙은행이 경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시장 심리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요자의 경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주택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전세 시장 불안과 대출 부담으로 주거 이동이 제한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기대하며 주택 구매를 연기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해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직전인 7~8월 부동산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뛰었던 만큼 올해 7월로 예정된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직전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한도 직전 주택 거래가 늘어났던 만큼 올해 예정된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직전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상승할 수 있다"면서 "서울 내에서도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외곽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