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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바다"는 달러를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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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바다(Big, Beautiful Ocean)"는 지정학적 공간은 물론이고 금융의 세계에 카오스급 충격을 불러온 문구로 훗날 기억될지 모른다. 언젠가 달러가 권좌에서 내려오는 순간을 맞는다면 사가(史家)들은 많은 것이 2025년 2월20일의 바로 그 세 단어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석을 달 수 있다.

트럼프의 '바다' 타령은 대서양을 두고 한 말이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계정에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의 황망함을 한탄하고, 우크라이나측에 서둘러 자신의 종전안에 동의할 것을 종용하면서 사용했다.

그 대목을 옮기면 이렇다. "코미디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미국에 3500억 달러를 지출하도록 꼬드겨 이길 수도 없는 전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유럽보다 2000억 달러 더 지출했다. 유럽의 돈은 보장되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다. 왜 '졸린(sleepy)' 조 바이든은 동등한 비용분담을 요구하지 않았나, 이 전쟁은 우리보다 유럽에 훨씬 중요한데도. 우리는 '크고 아름다운 바다'를 두고 (유럽과) 떨어져 있다. (중략)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을 것이다."

"크고 아름다운 바다"라는 표현에는 국제 관계를 대하는 트럼프의 기본 생각이 농축돼 있다. 내게 불똥이 튀지 않는 한, 많은 것은 바다 건너 불구경이다. 그럼에도 몸소 나서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 상당한 용역비가 입금돼야 한다. 안보를 미군이라는 대체하기 힘든 존재(무력)에 의지하고 싶다면 그 대가를 '자주, 터무니 없는 수준'으로 지불해야 마땅하다.

이러한 세계관 아니 거래의 철학은 8일 뒤(2월28일) 전례없는 삿대질과 고성으로 얼룩진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만개했다.

이 기괴한 사건은 독일의 기념비적 재정정책 선회라는 나비 효과를 낳았다.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인가, 유럽의 안보를 계속 미국에 의탁해도 될까 하는 근본적 의구심이 독일의 '무엇이든 하겠다(Whatever it takes)'로 이어졌다.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기독민주당의 프리드리히 메리츠 대표는 독일의 국방 강화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노라 다짐하고 금과옥조로 여겼던 재정준칙도 완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군 개혁과 경제성장을 돕기 위해 5000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기금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 재정정책의 대전환을 두고 시장에서는 "동·서독 통일에 버금가는 일대 사건"이라는 평가와 "게임 체인저"라는 수사가 뒤따랐다.

독일의 느슨해진 재정준칙은 유로존 전반의 재정규율을 이완시킬 게 틀림없다. 유럽의 재정지출 확대는 필연적으로 부채의 증가를 의미한다. 장기적으로 이는 미국 국채시장으로 흘러들던 유럽계 자금이 유럽 국채시장 안에 더 많이 머물러야 할 필요성을 가리킨다.

유럽의 엘리트들은 이를 위해, 나아가 더 많은 외부자금을 유럽 국채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다. 그 시장이 넓고 깊어질수록 자금 조달도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유로화 표시 채권시장은 더 많은 돈들을 품기에 넉넉할 만큼 '크고 아름다운 바다'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달러 무기화(금융몰수 혹은 자산동결이라는 금융제재)에 가슴 졸이느라 지친 돈들을 향해, 국채 버전의 '마러라고' 협정 같은 것을 맺어 100년간 자금을 몰수하려 들지도 모르는 미국에서 벗어나고픈 이들을 향해, "유로 국채시장으로 넘어오라"고 손짓해야 한다.

이는 한정된 재화(글로벌 저축)를 두고 대서양 양편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통적 동맹과 척을 지는 트럼프의 대외전략과 무역정책(관세정책)은 이 싸움을 예상치 못하게 가속화할 위험을 지닌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글로벌 순환 시스템은 미국의 무역적자에 기반해 왔다. 무역적자를 통해 주변국에 풀려나간 달러가 해외 민간 계정 혹은 외환보유고를 통해 다시 미국 국채시장으로 유입돼 미국의 적자를 충당했다. 적자를 덜 보겠다면 이 시스템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수정해야 할 각오도 해야 한다. 지정학적으로는 'G-제로(글로벌 리더의 부재)' 혹은 각자의 바다로 보호되는 다극 체제의 세계를 꿈꾸면서 일극의 달러 지배를 고수하려는 것은 모순적이기도 하다.

군사력과 동맹은 기축통화를 떠받치는 중요한 조건에 해당한다. 전쟁으로 쉽게 망할, 허약한 나라의 돈은 기축통화가 될 수 없다. 군사력이 막강한 나라의 돈이라 해도 널리 통용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동맹의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

유럽은 유로의 태생적 한계였던 '열위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트럼프의 대외정책(나아가 미국의 심화하는 고립주의 정치 풍토)은 달러를 지지했던 기둥 가운데 하나인 동맹을 계속 약화시킬 위험을 지닌다. 이 두 운동의 교차점을 내다보는 이들에게 유로화 자산은 새삼 각별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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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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