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낮췄지만,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높아지면서 연말까지 총 2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는 유지됐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전날부터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날 금리 결정은 위원 전원 일치로 이뤄졌다. 앞서 금융시장은 연준이 관세 불확실성 및 인플레이션의 더딘 개선으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가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낮은 실업률과 함께 이미 2% 범위로 하락했다"며 일부 인플레이션이 '외부 요인'에서 왔을 수 있다며 관세를 언급했다. 다만 여전히 금리를 내리는 데 서두르지 않는다며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연준은 내달부터 양적 긴축(QT)의 속도를 줄이기로 했다. 위원회는 매월 250억 달러의 국채와 35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의 만기 도래 시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QT를 진행 중인데 이중 국채의 QT 한도를 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이 같은 QT 속도 조절에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여전히 보유 자산이 풍부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이 이 같은 QT 속도 조절에 나서기 적절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다만 MBS의 경우 재투자하지 않는 증권 한도를 줄일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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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3.20 mj72284@newspim.com |
연준은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했으며 실업률도 지난 몇 달간 낮은 수준에서 안정돼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성명은 위원회가 완전 고용을 지지하고 인플레이션을 2%로 돌리기 위해 강력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현재 분위기가 꽤 부정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것은 아마도 정부 초반의 혼란과 정책의 커다란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은 새로운 경제전망요약(SEP)을 공개했다. 여기에서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낮췄다. 내년과 2027년 성장률 예상치도 각각 2.0%에서 1.8%, 1.9%에서 1.8%로 낮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며 미국 경제 성장의 둔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최근 소비 등 일부 경제 지표가 악화하면서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 상황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현재 상황이 1970년대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전혀 비교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1970년대나 그와 비슷한 상황을 겪을 것으로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실업률 예상치는 4.4%로 지난해 12월 전망치 4.3%보다 소폭 올랐으며 2026년과 2027년 실업률 예측치는 4.3%로 유지됐다.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고착된 것으로 평가했다. 연준은 올해 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예상치를 지난해 12월 2.5%보다 높은 2.7%로 제시했다. 내년 전망치도 2.1%에서 2.2%로 상승했고 2027년에는 연준의 목표치인 2.0%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근원 PCE 물가지수 예상치는 올해 2.8%로 지난해 2.5%보다 높아졌고 내년과 2027년 전망치는 각각 2.2%와 2.0%로 동일했다.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정확히 관세에서 얼마나 인플레이션이 오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그것의 일부는 관세에서 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금리 경로 예상을 기존대로 유지했다.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3.9%로 예상해 2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2026년과 2027년에는 금리가 3.4%와 3.1%로 각각 낮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회의를 지켜본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6월 기준금리를 낮출 확률을 66.4%로 반영 중이다. 이들은 연준이 9월에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여기에는 놀랄만한 것이 없었다"며 "그들은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그들은 관세를 언급하고 있다"며 "연준은 관세와 관련해 사실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