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韓 이어 안철수도 "출마한다면 빅텐트해야"
한덕수에 잠식되는 경선..."후보 존재감 안보여"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이 출마 선언도 안 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앞다퉈 언급하고 있다.
강력한 대권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대선 본선에서 꺾으려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대권 주자 존재감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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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 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3 pangbin@newspim.com |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차후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다면 빅텐트로 힘을 모아서 함께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묻는 질문에 'X'라고 답한 바 있다. 다만 토론회 후 입장문을 통해 "부득이 출마한다면 빅텐트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놨다.
다른 후보들도 입장을 선회했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 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한 대행과도 함께하겠다"면서 "본선이 끝나고 난 뒤에는 민주당의 이재명 세력과도 공존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동훈 후보도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총리님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면서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다소 변화한 태도를 보였다.
김문수 후보는 당초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먼저 단일화를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도 관련 질문에 "한덕수든 김덕수든 누가 나오더라도 단일화는 해야 한다. 반드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보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르면 내주 한 대행이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은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오는 29일 국민의힘 2차 경선 결과가 발표되며 후보가 2명으로 좁혀지는 만큼, 단일화 가능성을 열고 당심을 확보한다는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이나 국민여론이 지금의 상태로 경선을 거쳐 대선에 임할 경우 승리하기 어렵다고 보고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모든 세력이 모여 하나가 됐을 때 이재명을 꺾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여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처럼 단일화 이슈가 처음부터 부각되면 후보들의 정책과 리더십 경쟁이 부각되지 못하고 당 내 경선 자체가 빛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은 한 대행과의 단일화 논의에 이슈가 쏠려 당 후보들이 스스로 부각되지 못한채 휘둘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을 통해 유권자를 끌어들이고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이와 별개로도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 후보를 만들어야 했다"면서 "한 대행의 출마가 당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부 인물에 의존하는 모습이 중도층에게는 더 크게 비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의 존재감이 한 대행보다도 없어보인다"면서 "국민의힘이 한덕수 이슈에 기대면 기댈수록 집권당으로서 위상을 잃고 마이너 정당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른바 '빅텐트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에게 2% 차이로 밀리는 수준이 아니라 20%까지 차이가 벌어져있다. 결과론적으로 의미가 없는 지지율 상승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