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조민교 김아영 기자 =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기 위해 국내 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김동관·김동원·김동선 한화 3형제를 비롯해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이재현 CJ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문주현 엠디엠 회장 등이 30일 조선팰리스를 찾았다. 이들은 미국 내 사업 확대, 관세 완화, 현지 규제 개선 등 각사 현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된 인물은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다. 한화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연간 8.4GW 규모의 태양광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조성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관련 인센티브 유지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방산·조선 분야에서도 미국 시장과 연계된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앨라배마, 샌디에이고 조선소 기반의 미국 해군 함정 공급 능력을 확보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도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 공장을 기반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대 중이며, 최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신 부사장은 미국 내 생산설비 확충과 관세 정책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의 이재현 회장도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7000억 원을 투입해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공장을 짓고 있다. 이 회장은 식품 수출 시 관세 장벽과 유통 규제 해소 필요성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업종의 총수들이 조선팰리스를 찾았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은 인공지능과 글로벌 진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도 에너지 산업 협력 확대 방안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항공 운송 인프라와 관련한 통상 이슈와 협력 방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북미 노선 회복, 항공화물 수요 변화 등에 따른 정책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LS그룹의 구자은 회장도 이날 면담에 참석해 전력 인프라·배터리소재 사업과 관련한 대미 협력 확대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LS는 북미 초고압 전력망 구축과 전기차 부품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와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허가 절차 간소화, 약가 제도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 왔다.

부동산 개발회사 엠디엠그룹의 문주현 회장,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면담에 참석했다.

이날 면담은 철저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건물 주변에는 많은 취재진이 대기했지만 대부분의 재계 인사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해 정 회장 자택에서 만찬을 가졌고, 이날 밤 재계 면담 일정을 마친 뒤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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