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폴더블 틈새시장, 삼성 점유율 하락세 국면
화웨이·샤오미 신제품 공세…삼성 'Z7 시리즈'로 반격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지배력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고가 제품 중심의 수요 정체와 중국 제조사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점유율 1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에서 신제품 '갤럭시 Z7 시리즈'를 공개하며 반전 카드를 꺼낼 계획이다. 초슬림 디자인과 울트라급 성능,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워 기술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보급형 모델 투입으로 니치(틈새)시장에 머물던 폴더블폰을 대중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 폴더블 성장세 '주춤'…삼성 지배력도 흔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던 초반과 달리 최근 들어 상승 곡선이 둔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폴더블폰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유럽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폴더블폰이 차지한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얀 스트리약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소장은 "초기 성장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흥 시장이 전년 대비 4% 성장한 것은 우려되는 신호"라며 "새로운 폴더블 기기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이 너무 높고, 대부분 소비자는 여전히 폴더블폰의 용도를 잘 모르고 기기의 내구성과 수명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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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플립 6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삼성전자는 여전히 유럽 폴더블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1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1%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레노버 산하 모토로라는 58%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렸고, 구글·테크노·샤오미는 모두 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화웨이가 '메이트 X5'와 '포켓2' 등 인기 모델을 앞세워 출하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올 상반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폴더블폰 점유율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은 신제품 공세를 통해 실제 점유율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하반기에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인 '메이트 XT'의 후속작인 '메이트 XT 2', 갤럭시 Z 폴드 같은 형태의 '메이트 X7'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샤오미도 갤럭시 Z 플립과 유사한 클램셸(조개껍데기) 모양의 '샤오미 믹스 플립 2'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초슬림·보급형' 투톱 전략…삼성, 폴더블 반격 시동
이에 삼성전자는 다음달 '갤럭시 Z 폴드·플립 7' 시리즈로 기술적 우위를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티저 영상을 통해 얇아진 두께, 경량화, 내구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 Z 폴드7은 전작 대비 한층 더 날씬해진 것이 특징이다. 전작 갤럭시 Z 폴드6의 펼쳤을 때 두께는 5.6mm, 스페셜 에디션은 4.9mm였다. 업계는 이번 Z 폴드7이 이보다 얇은 3.9~4.5mm 수준에서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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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Z 폴드7의 티저.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전략도 병행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자사 최초의 보급형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 FE'를 함께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첫 '트라이폴드(두 번 접는)'폰 공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지난해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트라이폴드폰 '메이트XT'를 출시하며 기술 리더십을 과시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새로운 폼팩터로 초격차를 다시 확인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폴더블폰이 틈새 시장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대중화의 첫 시험대에 올라섰다"며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 모두 다양한 가격대와 폼팩터로 진입장벽을 낮추며 시장을 본격 확대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