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오늘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서 국회에 옵니다.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되어야 합니다.", "누군가가 애지중지하시는 분의 말씀처럼, 이제 전쟁입니다."

4일 오전 의원총회를 위해 국회 본관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상복(喪服)' 차림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왼쪽 가슴에 '자유민주주의'라고 적힌 근조리본을 달았다. 자유민주주의의 사망을 알리는 표현이었다.

손에는 '야당탄압 불법특검', '명비어천가 야당파괴'가 적힌 팻말을 들었고, 침묵 시위를 위해 검은색 마스크도 썼다.

이날은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설명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날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기 30여분 전, 의총을 열고 정부여당을 강력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은 불참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로텐더홀에서 장례식장 차림으로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국민의힘은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이제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모든 힘을 모아야 될 때"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시정연설을 앞둔 이 대통령을 겨냥해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제 전쟁"이라며 "대통령과 집권당이 야당을 존중하기는커녕 아예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면 야당도 대통령을, 집권여당을 존중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의 면전에 대고 전면전을 선포하게 된 기폭제는 역시나 '특검'이다. 지난 3일 내란특검(조은석특검)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지난 9월 압수수색영장 집행 당시 있었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이번 구속영장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티끌을 모아 어떻게든 내란을 만들어보력 했지만, 이제 그 티끌마저도 다 날아간 상태"라며 "조은석 특검의 어제 영장 청구로 그동안의 수사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스스로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받는 5개 혐의에 대한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피의자 이재명의 5개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 땅의 법치와 공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헌법은 이미 사망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이 이제 터널로 들어가야 할 시간"이라며 "이제 전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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