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부에 "신속히 핵 포기 합의하라" 압박
북핵 인정과는 판이한 접근...실질 핵 무력 여부 따른 맞춤형 해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핵 포기 합의를 체결하지 않으면 무력으로 응징하겠다는 메시지를 2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거대한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 이 함대는 막강한 힘과 열정,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빠르게 이동 중"이라면서 "위대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을 선두로 한 이 함대는 베네수엘라에 보냈던 함대보다 더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베네수엘라 때와 마찬가지로, 필요하다면 속도와 폭력을 동반해 신속하게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고, 그럴 의지도 있으며, 그럴 능력도 갖추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란이 신속히 '협상 테이블로 나와' 공정하고 공평한 합의, 즉 핵무기 금지 합의를 협상하길 바란다. 이는 모든 당사자에게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또 "시간이 다 돼 가고 있다. 시간은 정말로 중요하다! 내가 전에 이란에 말했듯이, 합의하라! 그들은 그러지 않았고, 그 결과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이 있었으며, 이는 이란에 대한 대규모 파괴였다. 다음 공격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하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고 있는 테헤란 정권은 무자비한 유혈 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란 정부가 발표한 공식 시위대 사망자 수는 3,111명이고, 일부 인권 단체들은 실제 그 규모가 6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초반부터 폭력과 유혈 진압이 계속될 경우 직접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실제로 이란 주변에 군사력을 증강 배치해왔다. 이미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을 목도한 국제 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부 전복을 위한 군사 작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이란의 반정부 시위와 이에 대한 폭력적 진압에 대한 응징을 명분으로 군사 개입을 고려하고 있으면서도, 그 목표가 '핵 포기' 합의 도출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테헤란 정부가 핵무기 개발 포기에 합의하지 않으면 군사력으로 굴복시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 특히 새로운 공격이 감행되면 지난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정밀 타격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테헤란에 대해 무력을 앞세운 초강경 메시지를 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타켓이 될 북한 핵 문제에는 판이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여러 차례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식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왔다. 북한을 "이미 핵을 가진 국가"로 언급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한국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 길에 오르면서, 기자들과 만나 "기회가 된다면 김정은과 대화하고 싶다"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테헤란에는 가혹한 채찍을 앞세우고 있지만, 평양에는 평화의 올리브 가지를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관념적인 이상에 매몰되지 않고 철저히 실제 '판돈'에 근거해 거래를 이끌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이란은 아직 미국에 위협될 만한 핵무기나 발사체를 개발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힘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반면 북한은 이미 그 오랜 기간의 제재를 뚫고 한국, 일본은 물론 미국을 위협할 핵 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보유한 '핵 무력'을 갖췄으니, 협상과 관리가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감추지 않는다.
다만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을 향한 초강경 군사 압박은 북한에도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평양을 상대로 대화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협상이 교착되거나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경우 압도적 군사력을 앞세운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시그널로 읽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별 맞춤형 핵 문제 접근법이 올해 이란과 중동 정세에 이어 북미 대화와 북핵 협상에까지 어떤 파급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