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보다 체질"…고부가 중심 성장 전략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제철이 지난해 제품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회사는 올해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신규 수요 창출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30일 공시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 22조7332억원, 영업이익 2192억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시황 부진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했지만, 원가 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37.4% 증가하며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현대제철은 컨퍼런스콜에서 철강 시황 악화로 외형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24년을 저점으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철광석과 석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 수출 운임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 반영된 데다,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판재 판매 비중 확대와 저가 수입재에 대한 통상 대응 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2025년 말 기준 차입금은 9조2619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4년 만에 3조원 이상 줄었다.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6.1%포인트 낮아진 73.6%를 기록했다. 회사는 컨퍼런스콜에서 재고 자산 축소와 운전자본 관리,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을 지속해 왔다며, 향후에도 보수적인 재무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제품별 전망에 대해서는 판재와 봉형강의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판재 부문에서는 저가 중국산 수입 감소와 함께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현대차·기아와의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이며, 원재료 가격 외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용 후판의 경우 원재료와 노무비 등 투입 원가를 감안할 때 현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2025년 하반기와 2026년 상반기를 묶은 연간 단위 협상을 통해 가격 정상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봉형강과 철근 시장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공급 과잉 문제를 언급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10년간 국내 철근 수요가 평균 1000만톤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약 700만톤까지 감소한 반면, 공급 능력은 1200만톤을 웃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 철근 공장 일부 라인 가동 중단과 관련해서는 기존에도 가동률이 낮았던 설비로, 국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가동률 조정을 통해 고정비 절감과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철근 가격 반등에 대해서는 미국 수출 증가와 맞물려 당분간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는 고부가·저탄소 제품과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를 제시했다. 현대제철은 고성형성·고강도·경량화 특성을 갖춘 3세대 자동차 강판을 올해 1분기부터 양산하고, 지난해 3분기 완공된 인도 푸네 스틸서비스센터를 본격 가동해 글로벌 고객 대상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해상풍력용 고강도 극후물재는 개발과 인증을 완료해 신안 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초도 공급할 예정이다.
원전용 강재 사업도 강화한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사 최초로 취득한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 원자력 소재 공급사 품질시스템 인증(QSC)과 국내외 주요 원전 공급 실적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전기로(EAF) 제철소 투자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 현지 생산과 탄소 저감 수요 대응을 위해 총 58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일관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해당 제철소는 직접환원철(DRP) 원료 설비부터 압연까지 가능한 구조로, 자동차 강판 180만톤과 일반강 90만톤 등 연간 270만톤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착공해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금 조달과 관련해서는 지분율을 고려한 투자 부담이 약 15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집행 과정에서 일시적인 차입금 증가는 있을 수 있으나, 연간 감가상각비와 EBITDA 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대부분 내부 현금흐름으로 충당 가능하며 중장기 투자로 인한 재무구조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Strength for MOVE'라는 비전 아래 자동차 강판과 탄소 저감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봉형강 제품 경쟁력과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철강 사업의 본원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