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714명이 확정됐다
- 변협과 법전협은 합격자 수·방식 놓고 충돌했다
- AI 확산 속 법조인 선발제도 개편 요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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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부활' 군불에 AI 확산까지…법조계 "선발방식 근본 개편해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로스쿨 제도를 통한 변호사 선발이 올해로 15년째를 맞았지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사법시험 부활' 주장까지 맞물리며 논쟁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확산 등 변화한 환경을 반영해 법조인 양성책을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실시된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1714명으로 확정되면서 법조계의 오랜 고질병인 변호사 '합격자 수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이번 시험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50.95%로, 제도 도입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변호사단체의 '공급 과잉' 우려와 로스쿨 측의 '선발 확대' 요구가 다시 충돌하며, 장기간 이어진 갈등이 임계점에 달하는 모습이다.

◆ 변협 "1500명 밑으로" vs 법전협 "자격시험화"…평행선 달리는 직역 갈등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합격자 수 발표 직후 "2020년도 이후 1700명대 상단에서 고착화되어 있던 합격자 규모가 하향 추세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그 조정 수준은 협회가 현 법조시장의 극심한 포화 상태를 반영해 제시한 현실적 제안 수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생산연령인구 감소, AI 확산 등 최근 환경 변화를 반영해 합격자 수를 1500명 밑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신규 인력을 소화할 실무 수습 체계가 이미 한계에 직면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는 현행 정원제 선발 방식이 수많은 '변시 낭인'을 양산하고 로스쿨 교육을 시험 전문 학원처럼 왜곡시키고 있다며, 일정 기준만 넘기면 합격하는 '자격시험화'로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정부가 매년 반복되는 직역 간 충돌을 의식해 변호사 선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자체 권고안을 채택했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해 초에는 청와대가 로스쿨 제도와 별도로 사법시험을 통해 100명 안팎의 법조인을 추가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대학법학교수회 등 일각에서는 취약계층의 법조계 진입 장벽을 낮추고 로스쿨의 독점적 구조를 깨기 위해 '신사법시험'이나 예비시험 같은 우회로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결국 이번 변호사 선발 결과는 단순히 합격자 숫자의 문제를 넘어, 출범 15년을 맞은 한국형 로스쿨 제도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 "AI가 대체하는 시대"…'밥그릇 싸움' 넘어 객관적 수요 데이터 도출해야
법조계 관계자들은 현행 로스쿨 제도를 통한 변호사 선발 제도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입을 모은다. AI 기술 활성화로 회계사 등 타 전문직역이 직격탄을 맞는 상황에서, 기존 선발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단순 합격자 수 증감을 떠나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법조인 선발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AI 대체 여부 등을 고려하면 변호사 같은 문과 자격증 숫자는 줄여야 한다"며 "최근 AI를 활용해서 변호사를 상대로 승소한 사례가 있었듯, 앞으로 민사소송은 대부분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재 변호사 숫자가 너무 많다는 건 업계에선 기정사실이고, 그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것도 어느 정도 공론화가 돼 있는 상황"이라며 "AI 활용으로 회계사·세무사 직역 등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인데도 현재의 선발 방식을 고수한다는 게 말이 되나. 변호사 숫자와 로스쿨 교육에 대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다시 생각할 때"라고 진단했다.
매년 반복되는 변협과 법전협 간의 갈등을 풀기 위해, 정책당국이 직접 신뢰할 만한 객관적 연구 결과를 도출해 합격자 수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률 서비스 수요와 그에 따른 필요한 법조인 수에 대한 구체적이고 공신력 있는 데이터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적인 법률 서비스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변호사들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그 수요에 필요한 변호사의 숫자가 어디까지인지 합리적으로 도출해야 한다"며 "그런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게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변협과 법전협은 이해 당사자고 법무부의 경우는 국가 예산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모두가 참여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로스쿨 선발 인원 자체를 줄여 변시 합격률은 높이고, 변호사 합격자 수는 감소시켜 양측이 만족할 만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 등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6월 로스쿨 제도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법조인 선발 방식에 대한 논의는 현 정권 내에서 다시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