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2패로 조3위에 그쳐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 카보베르데 등 신흥 약팀들은 자신들의 축구를 정확히 수행하며 사상 첫 토너먼트에 오르는 등 약진했다.
- 한국은 상대적 ‘꿀조’에서도 전술·플랜 부재로 탈락하며 카타르 월드컵 16강 이후 뚜렷한 퇴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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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지용 기자 =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월드컵에서도 한국 축구는 살아남지 못했다. 인구 52만명의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서 32강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 승점 3으로 조 3위를 기록했다. 체코를 2-1로 꺾으며 출발은 좋았다. 그러나 멕시코에 0-1로 패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도 0-1로 졌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각 조 1·2위뿐 아니라 조 3위 12개국 중 상위 8개국도 32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하지만 한국은 조 3위 12개국 중 10위에 머물렀다. 본선 출전국이 늘어나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커진 대회에서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
32개국 체제로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던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국 가운데 이번 대회 본선에 오르지 못한 폴란드를 제외하면, 한국은 유일하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이 됐다.
일본, 호주, 미국,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 세네갈, 모로코, 크로아티아, 브라질, 스페인, 포르투갈, 스위스는 모두 토너먼트 무대로 향했다. 4년 전 함께 16강 무대에 섰던 팀들 가운데 한국만 멈춰 섰다.
이번 32강 진출국을 살펴보면 한국의 후퇴는 더 도드라진다. 남아공, 캐나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코트디부아르, 이집트, 카보베르데, 콩고민주공화국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토너먼트 무대를 밟았다.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을 보유한 한국이 이들보다 전력과 경험에서 밀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축구 인프라 역시 결코 부족하다고 할 수 없다.

가장 뼈아픈 비교 대상은 카보베르데다.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있는 인구 52만명 규모의 섬나라다. 이번 대회가 사상 첫 월드컵 본선이었다. 세계 축구 시장에서 한국보다 선수층, 리그 규모, 인프라가 크다고 볼 수 없는 나라다.
하지만 카보베르데는 월드컵 무대에서 자신들이 해야 할 축구를 정확히 했다. 스페인과 0-0으로 비겼고, 우루과이와 2-2로 맞섰다. 사우디아라비아전도 0-0으로 마치며 3무, 승점 3으로 H조 2위를 차지했다.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한국도 승점은 3이었다. 그러나 내용은 전혀 달랐다. 카보베르데는 강호들을 상대로 버티는 법을 알았다. 반면 한국은 반드시 잡아야 했던 남아공전에서 무너졌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슈팅 수와 유효슈팅 수 모두 남아공에 밀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조 편성은 역대 월드컵과 비교해도 비교적 수월한 축에 속했다. 당장 지난 대회에서 한국은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한 조에 묶였다. 우루과이는 남미의 전통 강호였고,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브루노 페르난데스 등 스타들이 포진한 축구 강국이었다. 객관적 전력상 승리를 노려볼 만한 상대는 가나 정도였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그 조에서 살아남았다. 가나에 2-3으로 패했지만 우루과이와 비겼고, 포르투갈을 2-1로 꺾었다. 1승 1무 1패로 16강에 올랐다. 내용에도 방향성이 있었다. 빌드업을 기반으로 한 팀 색깔이 있었고,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는 결과까지 만들었다.
반면 홍명보호는 체코, 멕시코, 남아공을 상대로 1승 2패에 그쳤다. 고지대 적응에서 우위를 점한 체코전 승리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에서는 같은 전술적 한계가 드러났다. 상대는 한국의 공격 패턴과 약점을 파악했지만, 한국은 흐름을 바꿀 만한 플랜 B를 보여주지 못했다. 홍 감독이 강조했던 다양한 선택지는 정작 가장 필요한 순간에 보이지 않았다.

카보베르데를 비롯한 월드컵 첫 토너먼트 진출 팀의 약진은 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팀이라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정확히 알고 90분 동안 수행하면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반대로 전력이 앞서도 팀으로서 기능하지 못하면 탈락할 수 있다. 홍명보호가 그 증거다.
한국은 48개국 확대 체제에서도 살아남지 못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이후 한국 축구가 얼마나 퇴보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수면 위로 드러난 전술 실패뿐 아니라 그 아래 침식돼 있던 구조적 문제까지 들춰봐야 할 때다.
football122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