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립극단이 7월 독일서 초청공연을 성료했다.
- 상반기 싱가포르·홍콩서도 잇달아 호평받았다.
- 하반기 베이징·파리 무대서 추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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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이 올 한 해 싱가포르, 홍콩, 독일에 이어 하반기 중국, 프랑스 등 아시아와 유럽 무대에서 연이어 초청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희 단장 겸 예술감독의 취임 목표 중 하나였던 '국내외 교류 활성화' 비전이 3년 차를 맞아 본격적인 글로벌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국립극단이 최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곳은 독일 최대의 국제 동시대 공연예술 축제인 '테아터 데어 벨트(Theater der Welt)'다. 현지 시각으로 7월 2일과 3일 양일간 2025년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된 독일 켐니츠의 오페라하우스 발레스튜디오에서 상연된 정세영 연출의 '당신이 날 볼 수 없다는 것만 빼면'은 현지 관객들의 호응 속에 무대를 마쳤다.

이 작품은 2024년 국립극단이 새로운 연극 언어 개발을 위해 도입한 연구개발 사업 '창작트랙 180°'에서 '소실점의 후퇴'라는 제목으로 첫선을 보였던 프로젝트의 최종 완성본이다. 투명 인간과 유령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전통적인 극장의 시점과 물리적 법칙을 해체하고 소실점의 의인화를 꾀하여, '볼 수 없지만 보이는 것'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독일 현지의 객석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양일 공연 모두 객석이 조기 매진되어 좌석을 추가로 설치했으며, 공연 종료 후에는 5분여간 끊이지 않는 열띤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특히 국립극단은 축제 측의 '다양한 문화 소개' 취지에 공감하여 한국어 내레이션을 그대로 유지하되 독일어와 영어 자막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오히려 현지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한 관객은 예술가와의 대화에서 "한국어 사운드의 의미를 모른 채 자막과 상황만으로 극을 파악하는 과정이 투명 인간이라는 소재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라며 호평을 남겼다. 또한 극 중 삽입된 독일 팝송 네나(NENA)의 '99 Luftballons'는 현지 관객들의 즉각적인 공감을 끌어내기도 했다.
작품을 공식 초청한 테아터 데어 벨트의 큐레이터 장 위안(Zhang Yuan)은 "정세영 연출의 작업은 시각 위주의 전통적인 극장에서 벗어나 우리가 생각해야 할 극장의 새로운 이면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것이 이 작품을 초청한 이유"라고 밝혔다.
국립극단의 해외 진출은 앞서 상반기 아시아 무대에서도 의미 있는 결실을 보았다. 지난 5월 말에는 아시아의 대표적 공연예술 축제인 싱가포르국제예술축제(SIFA)에 이혜영 주연의 '헤다 가블러'가 공식 초청되었다. 3회차 전 좌석 조기 매진으로 3층 객석을 추가 오픈했으며, 현지 언론으로부터 "고전을 성공적으로 동시대화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축제 기간 중 장애예술과 다양성을 주제로 한 국제 공동 워크숍에 참여하여 글로벌 창작 교류의 폭을 넓혔다. 국립극단은 '창의적 접근성의 진화: 한국 연극의 음성 해설' 워크숍의 진행을 맡아, 서수연 음성해설 작가가 한국 접근성(배리어프리) 공연의 발전 과정과 접근성이 창의적 요소로 자리 잡은 공연 사례를 현지 참가자들과 나눴다.
5월 20일에는 '능력(Ability)의 재정의: 아시아 장애(Disability)예술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한 공개 포럼이 열렸고, 강보름 연출가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론자로 나서 한국 장애예술의 방향을 짚었다. 이어 6월 말 홍콩국제셰익스피어축제(HKISF)에 초청된 '십이야' 역시 양일간 600여 명의 현지 관객이 관람하며 안정적인 연기 앙상블로 호평받았다.

하반기에도 해외 초청 공연은 계속된다. 9월 초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연극 교류의 장인 베세토(BeSeTo) 연극제에 '태풍'이 공식 초청되어 무대에 오르며, 1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아시아 미술관인 국립기메동양박물관(Musée Guimet)에서 창작극 '삼매경'을 입체 낭독공연으로 선보인다. 박물관이 2026년을 '한국의 해'로 지정하며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이 공연은, 대규모 무대 장치 대신 희곡의 텍스트와 배우의 언어적 전달력에 집중하여 유럽 관객들에게 인간 내면에 대한 사유와 동양적 세계관을 담은 미학을 전달할 계획이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취임 당시 약속드렸던 국립극단의 국내외 교류 활성화 비전이 올해 가시적인 해외 투어 성과로 나타나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라며,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세계 관객과 호흡하며 K-연극의 고유한 매력을 입증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립극단이 세계 공연예술계의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와 유통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