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농심이 17일 본사 오픈키친에서 1970년대 스프 처방전을 공개했다.
- 농심은 암호화된 원료와 배합비로 옛맛 재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 조리 팁과 방부제 논란도 함께 소개하며 라면 제조 원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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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농심 본사에서 1970년대 라면 스프 개발 처방전을 들여다보다 물었다. "지금도 이 처방전대로 만들면 그때 그 맛이 나나요?" 농심 관계자는 "지금은 처방전을 봐도 100퍼센트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소금, 설탕, 된장 같은 단순 원재료만 있었다면 그래도 재현할 여지가 있었을 텐데, 여러 원료를 배합한 육수 베이스가 들어간 데다 내용까지 암호화돼 있어 똑같이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농심은 올해 창립 61주년을 맞았다. 기존에 운영하던 '라면 DAY'를 확대 개편한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진행된 '오픈 키친' 현장을 찾았다.
창조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창업주 율촌 신춘호 선대 회장의 초상화와 마주하게 된다. 그 옆에는 경영 철학을 함축한 문구가 걸려 있다. '이농심행무불성사(以農心行無不成事)', 농심으로 행하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농심의 출발은 1965년 설립된 롯데공업주식회사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역시 사료실이었다. 이곳에는 1972년부터 1981년까지 작성된 스프 개발 문서가 고스란히 보관돼 있다. 연구소 설립은 1965년이지만 남아 있는 최초 기록은 1972년 자료부터다. 농심은 이 기록을 '레시피'가 아닌 '처방전'이라고 부른다. 처방전에는 결재 라인까지 남아 있어, 실제 제품 생산에 들어가기 전 이 배합비가 정식 결재를 거쳤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농심은 이렇게 축적된 자료가 1만여 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최근 리뉴얼을 거친 농심라면처럼 과거 제품을 다시 만들 때, 그 맛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의 연구원들이 사료실 기록을 참고해 방향을 잡는 식으로 활용된다.

국내 유일의 식문화 전문 도서관도 창조관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4만여 권의 장서를 갖췄으며, 전문 서적과 최신 저널은 물론 만화책까지 분류 없이 소장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요리왕이나 국수의 신 같은 만화책도 실제 제품 개발 때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요리전집 등 자료도 별도로 수집해 보관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소장품은 고서다. 정몽주의 시문집인 포은집을 비롯해 춘향전, 삼국유사, 동의보감 등 100년 이상 된 고서 원본이 보관돼 있다. 농심 관계자는 "춘향전에는 이몽룡과 춘향이 나눈 술상과 잔치상 묘사가 나오는데, 이를 통해 조선 후기의 식문화를 유추해볼 수 있다"며 "당시의 냉면과 지금의 냉면이 어떻게 다른지 등을 참고할 때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순서는 연구소 키친에서 진행된 조리 시연과 시식이었다. 이날은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수출용 볶음너구리가 준비됐다. 농심 측은 "성수동 팝업에서 반응이 가장 좋았던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스프개발1팀 손민정 책임과 면개발팀 김용욱 선임, 면마케팅팀 이미리 선임이 함께 자리해 조리와 시식을 도왔다.
라면을 더 맛있게 끓이는 팁도 여럿 나왔다. 먼저 조미유는 반드시 조리 마지막 단계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향을 내는 성분은 오래 가열할수록 약해지기 때문에,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야 풍미가 살아난다는 설명이다.

봉지 하나에는 약 60미터 길이의 면발이 들어가는데, 길고 얇다 보니 유통 중 파손 위험이 크다. 꼬불꼬불한 모양은 이 파손도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면발 틈새로 뜨거운 물이 빠르게 스며들어 조리 시간을 단축시키고 스프의 감칠맛이 배어들게 하는 효과도 있다. 라면 조리 시간이 통상 5분을 넘기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용욱 연구원은 "집에서 먹을 때는 다진 마늘을 마지막에 넣어서 살짝만 끓인다"며 "그러면 훨씬 더 제대로 된 요리처럼 완성된다"고 귀띔했다.
농심 관계자는 방부제 논란에 대해서 "유탕 또는 열풍 건조로 수분 함량을 4~6%까지 낮추기 때문에 미생물이 번식할 수 없는 구조"라며 "별도 방부제를 넣지 않아도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