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티빙·웨이브 합병이 2023년 12월 MOU 이후 표류했다
- KT 박윤영 대표는 AX 전환 속 합병 재검토에 신중했다
- 넷플릭스 격차 확대 속 KT 결단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KT 합병 결정이 OTT 미디어 시장 관건
업계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그땐 늦어"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2023년 12월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3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합병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온 KT가 박윤영 대표 체제로 바뀌며 인공지능 전환(AX)에 무게를 싣고 있어, 협상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합병의 실익도 줄어든다는 점에서 KT의 결단 시점이 국내 OTT 업계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CJ ENM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물리적인 합병이 최우선 과제"라며 "합병이 이루어지면 넷플릭스를 넘어설 시너지가 분명히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몸집을 불려 토종 OTT가 해외 진출이나 다른 투자를 할 때 훨씬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시간은 티빙과 웨이브 편이 아니다. 8월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620만 명으로 전월보다 0.74% 줄었는데도 압도적 1위를 지켰다. 쿠팡플레이는 전월보다 138만 명(15.97%) 늘어 사상 처음 1000만 명을 넘어 2위로 올라섰고, 티빙은 815만 명으로 3위로 밀렸다. 티빙 MAU는 7월 850만 명에서 4.08% 줄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영향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CJ ENM은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개인정보 이슈로 MAU가 하락했다고 판단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티빙과 웨이브를 단순 합산하면 약 1220만 명으로, 쿠팡플레이를 앞서 토종 OTT 1위를 되찾는다. 넷플릭스와의 격차도 티빙 단독일 때 약 805만 명에서 약 400만 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티빙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1600만 명이지만 합병이 성사돼 티빙이 1100만 수준(중복 가입자 제외)이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실적 격차는 더 크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542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7%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티빙은 매출이 7% 줄어든 4059억원, 영업손실 698억 원을 기록했다. 웨이브(연결 기준)는 매출이 19% 줄어든 2677억원, 영업손실 121억원을 냈다. 두 회사 매출을 합쳐도 6736억원으로 넷플릭스의 약 64% 수준이고, 합산 영업손실은 819억원에 이른다.
티빙이 2분기 매출 1407억원, 영업이익 60억원으로 출범 후 첫 분기 흑자를 냈지만, 넷플릭스가 키우는 제작비와 광고 시장 규모를 감당하기에는 티빙 단독 체급이 작다. 넷플릭스가 단가를 높여 국내 대작 드라마 제작비가 300억원대에서 600억원대로 뛰면서 국내 사업자는 예전처럼 대작을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티빙의 2분기 흑자 전환 요인으로는 KBO와 오리지널 흥행에 따른 가입자 순증(24.7%)과 디지털 광고 52.2% 증가했다. 다만 TV 채널 사업이 포함된 CJ ENM 미디어 플랫폼 부문의 영업이익은 2분기 110억원에서 3분기 32억원, 4분기 17억원으로 줄었다. 유튜브 시장 확대에 따른 국내 광고 업황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티빙 단독으로 대규모 해외 투자를 감당하기에는 제한적인 만큼, 합병으로 몸집을 키워 투자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다.
광고 시장에서도 쏠림이 뚜렷하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25년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 광고비는 10조1011억원으로 전체의 59.0%를 차지했다. 방송 광고비는 2022년 4조212억원에서 2024년 3조2191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2조7744억원(13.8% 감소)으로 추정됐다. 함께 발표된 'OTT 광고 인식 조사'에서는 올해 OTT 광고 집행 계획이 있는 광고주의 65.5%가 선호 플랫폼으로 넷플릭스를 꼽았다. 티빙은 6.0%에 그쳤고, 유튜브를 꼽은 응답이 27.4%였다. 2024년 OTT 광고를 집행한 기업의 50%는 넷플릭스와 티빙에 각각 광고를 게재했다. 넷플릭스는 올 1월 국내 광고형 요금제 월간 시청자가 1080만 명이라고 공개했다.
법인 합병만 남았을 뿐 사업 통합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다. 웨이브는 지난해 9월 SK스퀘어가 지배력을 잃으면서 CJ ENM의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8월 서장호 CJ ENM 콘텐츠 유통 사업 본부장이 웨이브 대표에 선임됐고, 올해 4월 1일에는 이양기 CJ ENM OTT 경쟁력 강화 TF장이 대표로 선임되며 약 8개월 만에 대표가 교체됐다. 이 대표는 CJ ENM 사업 관리 담당과 티빙 최고 재무 책임자(CFO)를 거쳐 2025년부터 웨이브 CFO를 맡아 왔다. 웨이브-티빙 결합 상품과 광고 요금제 출시, 양사 오리지널 콘텐츠 상호 공급, 프로골프 중계권 확보 등을 주도했다. 두 서비스를 함께 쓰는 통합 요금제 '더블 이용권'도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별도 법인을 유지하는 동안 플랫폼 운영과 마케팅 등에서 비용이 중복 투입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티빙이 첫 흑자로 독자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웨이브와 굳이 합쳐야 하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웨이브가 쥔 지상파 콘텐츠 가치와 해외 협상력, 데이터 확보를 고려하면 규모를 키우는 편이 낫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월 두 회사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고, 업계와 학계, 정부까지 합병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KT다. KT는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티빙 지분 13.5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CJ ENM이 티빙 이사회 6석 중 4석을 확보해 이사회 의결만으로는 합병을 추진할 수 있지만, 주주 간 계약이 주주 전원 동의를 요구해 KT가 사실상 거부권을 쥐고 있다. 합병하면 KT는 웨이브 최대주주 SK스퀘어에 밀려 3대 주주로 내려앉는다. 여기에 2022년 KT의 OTT '시즌'을 티빙이 흡수 합병할 때 맺은 기업 가치 보전 계약 때문에 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IB업계에서 나온다.

KT의 셈법은 바뀌고 있다. 박윤영 대표는 취임 직후 미디어 부문을 커스터머 부문 산하로 편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는 통신 12조 원, AI 인프라 6조원 등 총 18조원 투자 계획을 내놓고 'AX 플랫폼 컴퍼니' 전환을 선언했다. 올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2028년 연결 자기자본 이익률(ROE) 9~10% 목표를 유지하고, 저수익·저성장 사업 합리화와 비핵심 자산 유동화, 2026~2028년 3년간 7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제시했다.
KT 전체 실적에서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KT 콘텐츠 자회사의 올해 매출 예상액은 6370억원이며 이는 연결 매출(27조4160억원)의 약 2.3%에 불과하다. 수익이 나지 않는 미디어 자산을 어떻게 다룰지가 자본 효율 개선 과제와 맞물릴 수밖에 없고, 티빙 지분이 이 재편 논의에 포함되는지가 관건이다. 티빙이 첫 흑자를 냈다는 점에서 KT로서는 지분 가치를 재평가할 근거도 생겼다.
KT 스스로도 부담이 있다. 개인정보 보호 위원회는 지난 7월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무단 소액 결제 사고와 관련해 KT에 과징금 539억790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KT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6483억원)의 약 8% 규모다. 문제는 금전적 부담만이 아니다. KT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1% 줄었고, 무선 매출은 고객 보답용 데이터 제공에 따른 요금제 하향과 가입자 이탈로 1.8% 감소했다. 본업인 통신에서 고객 신뢰를 되찾는 일이 급한 만큼, 경영진의 관심과 자원이 통신 부문에 우선 배분될 수밖에 없다. 박윤영 대표가 'AX 플랫폼 컴퍼니' 전환을 앞세우며 18조 원 투자 계획을 내놓은 상황에서, 실적 기여가 작은 미디어 사업의 지분 구조를 바꾸는 협상에 힘을 쏟기는 쉽지 않다.
공은 양쪽에 있다. 박윤영 대표는 최근 100일 간담회에서 "(합병) 공식 요청이 오면 고민을 해야 한다. 현재 콘텐츠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이익 등 따져볼 게 많다"고 말했다. 공개 석상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물밑에서는 KT와 CJ ENM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벌써 KT와 CJ ENM 사이에서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CJ ENM은 올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KT와 광고·콘텐츠 협력을 논의하고, 이를 연계해 하반기 합병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그때는 합병을 해도 늦은 상황"이라며 "K컬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시기에 글로벌로 더 뻗어 나갈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때 움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