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어도 수수료·수익성은 과제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기업형 슈퍼마켓의 퀵커머스 경쟁 방식이 자체 배송망 중심에서 배달앱과의 협업모델로 확산되고 있다. 자체 물류·배송 체계를 운영하는 대신 기존 점포를 상품 거점으로 활용하고 배달앱의 주문·라이더 인프라를 결합하는 구조다.
GS더프레시와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이 배달앱을 퀵커머스 채널로 활용해 온 가운데, 자체 1시간 배송을 중단했던 롯데슈퍼까지 쿠팡이츠와 손잡고 다시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같은 흐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송 관련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확대된 주문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의 관건이다.
◆ 자체망에서 플랫폼 협업으로…경쟁 방식 변화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이달부터 쿠팡이츠와 협력해 전국 170여개 점포에서 1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쿠팡이츠에서 주문하면 롯데슈퍼 직원이 매장에서 상품을 골라 포장하고 쿠팡이츠 배달원이 전달한다.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약 3000종을 취급한다.

롯데슈퍼는 2023년 2월 수익성 문제로 자체 '1시간 바로배송'을 종료했다. 이번에는 자체 배송망을 다시 구축하지 않고 기존 점포를 출고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주문과 배송은 쿠팡이츠 인프라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퀵커머스에 재진입했다.
다른 기업형 슈퍼마켓도 자체 채널과 외부 플랫폼을 병행하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자체 앱 '우리동네GS'와 함께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네이버 장보기 등을 통해 장보기 배송을 운영한다.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역시 자체 퀵커머스를 유지하면서 배달앱 등 외부 플랫폼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이 직접 배송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점포망과 외부 플랫폼의 배송 인프라를 결합하는 형태로 경쟁 방식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 퀵커머스 매출 비중 10% 육박
기업형 슈퍼마켓이 퀵커머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은 촘촘한 점포망이다. 대형마트보다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다수의 점포를 두고 있어 별도의 도심형 물류센터를 새로 구축하지 않고도 기존 매장을 온라인 주문의 출고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외부 플랫폼을 활용하면 자체 앱과 배송망에만 의존할 때보다 판매 채널도 늘어난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자체 온라인몰에 배달앱이 추가되면서 하나의 점포가 여러 플랫폼의 주문을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다.
퀵커머스가 실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GS더프레시의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2분기에는 전체 매출의 9.9%를 퀵커머스가 차지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다수 점포를 퀵커머스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를 위해 구축한 점포망이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물류 인프라 역할까지 맡으면서 기존 자산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 주문 증가와 수익성 사이 균형
다만 퀵커머스 외형 확대가 곧바로 이익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배달 플랫폼을 활용하면 별도의 배송망을 새로 구축하거나 라이더 운영 체계를 직접 확대해야 하는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주문 중개와 배송 과정에서 플랫폼 이용 비용이 발생한다.
자체 채널과 외부 플랫폼을 병행하는 방식도 이 같은 비용 구조와 맞닿아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 입장에서는 자체 채널을 유지하면서 배달앱을 추가 판매 채널로 활용해 주문량을 확보할 수 있지만, 외부 플랫폼을 통한 거래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수료 등 변동비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형 슈퍼마켓의 퀵커머스 경쟁은 단순히 배송 속도를 높이는 데서 벗어나 자체 점포망과 외부 플랫폼을 어떤 비중으로 활용할지로 확장되고 있다. 퀵커머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에 근접한 업체까지 등장한 만큼 주문 확대와 수익성을 함께 확보하는 운영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