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청와대가 27일 밤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공개를 비난했다.
- 비공개 합의 부재와 대응 미숙으로 논란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 정부는 국회 보고와 포로 처리 설명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비공개' 문서 합의 없던 게 패착
알 권리 무시당한 국민 비판 여론
협상 전말 밝히고 정착 지원해야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청와대는 27일 밤 긴급 공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당국의 북한군 포로 한국행 공개를 비난하는 입장을 냈다. 공식 해명과 사과까지 요구하는 강도 높은 대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서 봉합되는 듯 하던 논란이 재점화한 데는 자칫 이대로 두다가는 북한군 포로 문제를 비롯한 대북 관련 현안에 있어 국민 신뢰가 추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대통령에게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왜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나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입장문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양국의 우호 관계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이 문제에 대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선 의도를 드러내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말한 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이 대통령의 거짓말 논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심야에 청와대가 나선 건 이번 사태가 이 대통령에게 번지는 걸 막아보려는 심산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입장문이 나온 건 이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다. 심상치 않은 여론 추이에 강경 대응으로 가닥을 잡은 청와대 참모들이 이 대통령의 결심을 받아 발표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한-우크라이나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둘 다 맞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신사합의를 깨고 한국 측을 당혹스럽게 만든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전 북한군 포로 2명의 신병 처리를 놓고 양측은 오랜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지난 6월 양측 외교장관이 물밑 협상을 벌인 데 이어 7월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인도적 차원에서,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양측이 사안의 비공개를 놓고 명시적인 문서 합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과 젤렌스키 모두 구두 양해 수준의 소통을 놓고 외교가의 오랜 관행인 '상호 편리한 방식'으로 해석을 한데서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왜 한국 정부는 뒤통수를 맞았나
명시적 합의가 없었던 것도 문제지만, 북한 포로의 한국행을 둘러싼 민감성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한 전쟁 상황 등을 고려하지 못한 청와대와 외교안보 참모들의 전략적 판단 미스라고 보는 게 합당하다.
북한군 포로 2명은 김정은이 한동안 숨겼던 북한의 파병이나 개입을 입증할 결정적 단서로, 젤렌스키는 이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포로들이 한국행을 희망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들을 면담하는 등 일련의 조치들이 이뤄졌는데도 2년 가까이 송환을 유보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조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젤렌스키는 유엔 고위급 회기 연설이란 국제무대를 통해 북한군의 한국행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인도적 입장'을 부각시키고, 러시아와 북한을 비난하는 정치적 호재로 삼았다.
무엇보다 북한군 포로를 통해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공과 김정은 정권의 용병 파견을 부각하려는 젤렌스키의 행보를 읽지 못하면서 아마추어적인 대응을 한 게 청와대와 정부의 패착이란 얘기다.

◆'비공개' 처리는 합당했나
이 대통령과 성기홍 수석 모두 포로의 안전과 북한 가족의 신변 문제를 거론하면서 비공개 한국행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객관적인 정황과 부합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네바 협정에 따라 포로의 얼굴이나 구체적인 신상이 공개되는 게 제한되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 포로인 리 모, 백 모 씨의 얼굴이 이미 공개됐고, 실명은 물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행을 희망한다'는 명시적 언급까지 나온 상태다.
그런데도 이런 현실이나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비공개'에 집착하다 낭패를 봤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들 포로들이 한국에 도착한 지 사나흘이 지났는데도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그동안 이들 2명의 포로 인터뷰 방송 등을 통해 한국행을 간절하게 희망해 왔는데, 이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온 국민들의 '알 권리'를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철저히 무시했다는 비판이다.
설사 비공개로 가닥을 잡았다 해도 국회 정보위나 국방위 위원들에게 비공개 백브리핑을 하거나, 언론에 비보도를 요청하는 조치를 취하는 게 맞았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과거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한국행 등 굵직하고 민감한 사안이 벌어졌을 때 언론사 편집 책임자를 한자리에 모아 상황을 설명하고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한 전례가 있다.
오랜 언론 경험이 있는 성기홍 수석이 이런 점을 몰랐을 리 없었다는 점에서 상황 판단에 문제가 있었고,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또 외교적 민감성을 꿰고 있는 위성락 안보실장, 대북정보 민감성을 잘 알고 있는 이종석 국정원장을 비롯한 참모들이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나타났다.
초강도의 우크라이나 비난 공세를 두고도, 뒷북 수습이 어렵자 뒤늦게 호들갑을 떠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정부 안팎과 전문가 그룹에서 나온다.
◆사태 수습을 위한 방안은
우크라이나 당국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한 비난이나 사과 요구 등 외교적 갈등 증폭으로는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화풀이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기홍 수석이 입장문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국내 일부 인사들이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국익에 관계된 민감한 외교 안보 사안을 정쟁화하고 있다"고 주장한 건 사태가 꼬인 책임을 언론과 국민에게 떠넘기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어 신중함이 요구된다.

특히 "부당한 우크라이나 측 행위를 두둔하며 국익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주장한 대목은 청와대와 정부 안보라인의 실책을 비판하는 국민 여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심산으로까지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일각에서 '북한군 포로를 몰래 데려와 북한에 넘기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나 음모론까지 제기되도록 상황을 악화시킨 건 참모들의 책임이 큰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비밀리에 탈북 청년 2명을 본인의 의사에 반해 북송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 비판여론이 들끓었던 전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하는 데도 전철(前轍)을 밟았다는 점에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관련 사실을 일방 공개할 가능성이 사전에 포착됐다면, 우리 정부도 그에 맞춰 다양한 대응책을 서둘렀어야 한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지난 21일 터진 육군 25사단 관할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청와대와 군 당국의 미온적 대처에 국민 비판이 거세진 상황에서 북한군 포로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무엇보다 두 사안 모두 청년층인 군 수색대원과 북한군 포로와 관련됐다는 점에서 이들 세대와 부모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공산이 크다.
이제라도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과 관련한 협상 전말을 국회 정보위 등을 통해 보고하고, 2명 포로의 조사 결과 등을 알려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직접 이들 포로가 본인의 뜻에 반해 강제 북송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과 한국 내 정착과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