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형 건설사 미청구공사가 30일 13조1433억원으로 늘었다.
-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이 증가를 이끌었다.
- 대금 회수 지연이 차입 부담을 키워 재무위험이 커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해외·반도체·주택에 잔액 쌓여
준공 앞둔 현장에도 남아
추가 손실 가능성 변수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외 공사 현장에서 매출로 인식하고도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공사 규모가 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주택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금 회수까지 지연될 경우, 13조원대에 달하는 미청구공사가 건설사 유동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해외 인프라·반도체에 집중…9개사 중 6곳 증가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9개사의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미청구공사는 13조14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1조9643억원) 대비 9.9%(1조1790억원)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 연결 실적에 포함돼 별도로 합산하지 않았다.
미청구공사는 공사 진행에 따라 매출로 인식했지만 계약상 청구 조건 등을 충족하지 않아 발주처에 아직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일종의 미수금 성격을 띠어 회계상 손실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하지만,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주처가 준공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곧바로 손실 전환된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이다. 지난해 말 3조937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4823억원으로 13.8% 늘었다. 증가액은 5450억원으로 9개사 전체 미청구공사의 약 34%를 차지한다.
주요 해외 현장에서는 파나마 메트로 3호선에 3452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이 수행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에틸렌 생산시설 PKG1에 3860억원이 계상됐다. 두 현장의 미청구공사만 7312억원이다. 공사 진행률은 각각 80%, 70%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1조7236억원에서 1조9452억원으로 12.9%(2216억원) 증가했다. 주요 현장 가운데 카타르 LNG 수출기지 탱크 공사의 미청구공사는 3250억원으로 전체의 약 16.7%를 차지했다. 이 현장의 공사 진행률은 94.6%다.
증가율과 증가액이 가장 큰 회사는 SK에코플랜트다. 지난해 말 817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4156억원으로 73.2% 늘었다. 하이테크 부문의 미청구공사가 1869억원에서 6866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미청구공사에서 하이테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8.5%로 2025년 말(22.9%) 대비 뛰었다.
현장별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Ph-1 IBL FAB 공사 4205억원 ▲청주 P&T7 신축 프로젝트 748억원 ▲용인 클러스터 1기 Ph-4 IBL FAB 공사에 591억원이 잡혔다. 세 현장 합계는 5544억원으로 하이테크 부문 전체의 80.7%다.
◆ 정비사업 현장서도 누적…회수 지연 땐 차입 부담
주택 부문에서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미청구공사가 늘었다. 상반기 DL이앤씨가 시공하는 '아크로 서초'(서초신동아 재건축)의 미청구공사는 372억원으로 지난해 말 46억원의 약 8배에 달했다. 노량진8구역 재개발 '아크로 리버스카이'에는 지난해 말보다 25억원 많은 237억원이 계상됐다.
충남 아산 'e편한세상 탕정 마크센텀'의 미청구공사는 245억원으로 반년 새 179억원 불어났다. 지난해 말 잔액이 없었던 천안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에도 98억원이 새로 잡혔다. DL이앤씨의 주택 부문 미청구공사는 5714억원으로 62.4%(2195억원) 증가했다. 회사 전체 증가액의 약 91%가 주택에서 발생한 셈이다. 전체 미청구공사는 8695억원으로 38.3%(2409억원) 늘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현장에 상당한 미청구공사가 남아 있다. '창원 센트럴 아이파크'는 공사 진행률 90.29%에 미청구공사 총액 1400억원을 기록했다. 진행률 92.66%인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에도 손상차손 차감 전 456억원이 잡혔다. 전체 미청구공사액은 6941억원으로 2025년 하반기 대비 증가율이 66.0%(2760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는 9431억원으로 1조원에 가까워졌다.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은 19.5%(1541억원)다. 건축 부문에 5807억원이 쌓여 전체의 61.6%를 차지했고, 플랜트 부문도 반년 새 83.4%(888억원) 늘어난 1954억원을 기록했다. 토목 부문이 감소했지만 나머지 두 부문의 증가분을 상쇄하지 못했다.
◆ 공정·회수 여건 따라 위험 달라…재무 '빨간불'
미청구공사가 줄어든 건설사 사이에서도 감소 폭은 뚜렷하게 갈렸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말 대비 3.7%(606억원) 감소했지만 잔액은 1조5740억원으로 현대건설·삼성물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본사 건축 부문에만 9937억원이 남아 연결 기준 전체의 약 63%를 차지했다.
주요 현장에서는 분당 느티마을3·4단지 리모델링 사업의 미청구공사 총액이 각각 824억원, 176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단지에만 2584억원이 잡힌 셈이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은 주택 부문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GS건설은 건축·주택사업본부에서만 4617억원이 줄어 회사 전체 감소액의 약 97%를 차지했다. 전체 미청구공사도 4474억원으로 반년 새 51.4%(4739억원) 감소해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롯데건설은 건축 및 주택 부문 잔액을 지난해 말 906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913억원으로 줄였다. 이에 전체 미청구공사도 1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6월 말 잔액은 7720억원으로 29.4%(3222억원) 감소했다.
미청구공사 규모가 커지면 발주처가 자금난에 빠지거나 경영이 악화돼 약속한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시공사의 재무 건전성도 위험해질 수 있다. 건설사 재무의 '뇌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공사비와 인건비, 금융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대금 회수까지 지연되면 건설사가 자체 자금으로 감당해야 할 비용이 늘어난다. 부족한 자금을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면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주택사업에서는 분양일정 연기와 후분양 전환, 분양실적 부진 등이 공사대금 회수를 늦추는 요인이 되곤 한다. 공사는 진행되지만 현금 유입이 뒤따르지 않으면 매출 증가와 별개로 자금 사정은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본부장은 "준공이 임박한 사업장에 누적된 미청구공사는 상대적으로 손실위험이 높다"며 "공사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해 매출에 반영했더라도 발주처와 합의하지 못하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