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란이 29일 호르무즈 해협 영향력 약화가 뚜렷해졌다.
- 미군 호위에 걸프 산유국 수송량이 전쟁 전 80% 회복했다.
- 재고 감소와 유조선 공격 우려로 유가 불안은 이어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우회 물량 합친 중동 원유 수출은 전쟁 전 98%
사우디도 원유 다시 호르무즈로… 이란 봉쇄 영향력 약화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은 29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지원을 등에 업은 걸프 산유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빠르게 늘리면서 해협 통항량이 전쟁 이전의 80% 가까이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우회 수송까지 포함한 중동 전체 원유 흐름은 전쟁 전의 98% 수준까지 돌아왔다.
해상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평균 1310만배럴로 집계됐다. 전쟁 발발 전 하루 1710만배럴의 약 77% 수준이다.
맷 스미스 케이플러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이처럼 많은 물량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뿐 아니라 우회 수송까지 합치면 중동산 원유 흐름은 사실상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JP모간에 따르면 중동 전체 원유 수송량은 전쟁 이전의 98%까지 회복했다.

◆ 美 해군 호위에 사우디까지 복귀…호르무즈 원유 수송 급회복
원유 수송이 빠르게 회복된 데는 미군의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군의 호위를 받는 셔틀 선박들이 은밀한 '다크(dark)'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면서 지난 두어 달 동안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송량이 크게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가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는 전쟁 이후 상당량의 원유를 동서(East-West) 송유관을 통해 홍해로 우회시켜 왔다. 하지만 이달 초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이 송유관을 공격하면서 홍해로 향하던 하루 약 700만배럴의 원유 수송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우회하던 물량이었다.
사우디는 이후 일부 원유를 다시 호르무즈 해협으로 돌렸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사우디 서부 해안의 핵심 항구인 얀부와 알 무아지즈의 7개 선석이 모두 운영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는 동서 송유관의 수송 능력 역시 다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압박해 확보하려 했던 영향력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걸프 산유국들이 미군의 지원 아래 해협을 통한 수송을 확대하는 동시에 홍해로 향하는 우회 수송망까지 복구하면서 중동산 원유가 다시 국제시장으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원유 재고 20억배럴 감소…JP모건 "최종 국면 모델링 못해"
다만 현재의 수송 체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JP모간에 따르면 이란 전쟁 이후 전 세계 원유 재고는 약 20억배럴 감소했다. 송유관을 이용한 우회 수송과 미군 지원 아래 이뤄지는 셔틀 운송, 걸프 지역 이외 국가들의 증산,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등이 공급 충격을 완화했지만 재고 감소 자체는 계속되고 있다.
재고에서 빠져나가는 원유가 새로 채워지는 물량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결국 재고만으로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시점이 올 수 있다. 이 경우 수요를 억제할 정도로 유가가 추가 상승해야 시장의 수급 균형이 맞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간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이란 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우리는 기본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 않다"며 "최종 국면을 어떻게 모델링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카네바는 이제 핵심은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아니라 시장이 실물 원유 수요를 얼마나 오랫동안 충족할 수 있느냐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실제 국제유가는 9월 내내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고 대부분의 기간 동안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됐다. 휘발유 가격도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디젤 가격은 이달 초 종전 최고치를 넘어 갤런당 6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원유 수송 회복이 휘발유와 디젤 등 정제제품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다. JP모간에 따르면 중동산 정제 석유제품 수출은 여전히 전쟁 이전의 58% 수준에 불과하다. 원유 수송량이 크게 회복됐음에도 휘발유와 디젤 공급에는 상당한 제약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최근 원유시장은 실제 공급량뿐 아니라 미·이란 간 평화협상 가능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기간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가 임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면서 실제 원유 공급량의 변화보다 유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하지만 원유 수송량 회복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네바는 "통항량 증가를 안전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지속적인 위험 속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원유업계의 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조선 보험료는 여전히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선령 5~10년인 대형 유조선의 가치를 약 1억5000만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새 유조선 한 척을 건조하는 비용인 약 1억3500만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미 해군의 봉쇄로 자국산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하기 어려워진 이란은 걸프 지역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스미스는 "이란이 선박의 통항을 억제하려 하면서 유조선 공격이 늘어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되찾으려 하는 만큼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란의 압박에도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량은 전쟁 이전의 80% 가까이 회복했고, 우회 수송을 포함한 중동 전체 원유 흐름은 98%까지 정상화됐다. 그러나 이를 떠받치는 미군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데다 원유 재고 감소와 유조선 공격 위험도 여전하다. 이란이 약화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을지, 현재의 원유 수송 체제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가 향후 국제유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