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위성락 안보실장이 2월 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했다.
- 그는 대미 투자 지연이 안보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그러나 정부는 뒤늦게 통상과 안보 연계를 인식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정부·진보 진영 반응은 '미국의 앞잡이' 비난
알고도 손 못쓰는 위치에 있는 현직 안보실장
李대통령, 경청하지 않을 안보실장 왜 앉혔나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2월 4일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양국 간 합의를 깨고 관세를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현직 안보실장이 언론과 단독 인터뷰를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위 실장은 한·미 관계와 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 신호를 감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인터뷰에서 관세 협상 및 대미 투자 등 기존 합의 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관세와 통상 문제를 안보와 연계해 압박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대미 투자 등 경제적 합의 이행에 신속히 착수해야 한·미 안보 현안으로 파장이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이 일본처럼 대미 투자 분야를 선제적으로 정하지 않으면 미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사업과 같은 고위험 사업이 포함된 목록을 보내올 것이라고 여러 차례 우려했다. 그래도 대미 투자에 진전이 없자 강경화 주미 대사를 불러들여 경제·산업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현재 상황을 직접 설명하도록 하기도 했다.
당시 위 실장 인터뷰 내용은 앞으로 한·미 간 현안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정확히 예측한 것이었다. 하지만 인터뷰 직후 정부 내부와 정치권, 전문가 집단, 언론의 반응을 지금 돌이켜 보면 한국이 왜 외교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사고를 하지 못하고 매번 곤경에 처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당시 정부 내 강성 민주당 세력과 진보 진영은 "미국의 입장에서 우리 국민의 양보와 희생을 압박하는 안보실장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미국의 앞잡이' '미국 중심의 사고에 길들여진 동맹파 외교관'이라는 비난과 함께 위 실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게 일었다. 트럼프가 관세 협상을 시작할때부터 통상과 안보를 하나로 묶어 거래하는 패턴을 보였음에도 국내 전문가, 국책연구기관 등은 통상과 안보를 철저히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비현실적 주장을 했다.
그 이후 8개월 동안 한·미 간에 벌어진 일들은 위 실장의 예측대로였다. 대미 투자 지연에 미국은 한국에 대한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했다. 통상 분야뿐 아니라 관세 협상 타결 당시 함께 합의한 안보 분야 논의도 중단했다.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협상은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멈춰섰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은 한국에 호르무즈 파병을 적극 요구하기 시작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를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보내며 북·미 간 한반도 대화에서 한국을 배제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뒤늦게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를 확정한 이후 우려했던 대로 합의하지도 않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한국이 투자하기로 했다고 기정사실화했다.
사태가 지금에 이르러서야 한국은 관세·대미 투자·비관세 장벽 등 통상 문제와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한반도 문제 등 안보 사안이 모두 연계된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 패키지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총체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제서야 나오고 있다.
일개 학자나 언론의 주장이 아닌 현직 안보실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려했던 사태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은 국가 시스템이 심각하게 망가져 있다는 증거다. 국가 안보를 총괄하는 안보실장이 알고도 손을 쓰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책임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다. 이 대통령은 실용외교 추진에 적임자라고 판단해 위 실장을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책임자로 임명해놓고 정작 그의 말은 경청하지 않았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청와대에서 나오는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관련 대외 메시지에는 외교부와 안보실을 거친 흔적이 없다. 이 대통령의 공허하기 짝이 없는 유엔 총회 연설과 북핵 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는 안보실이나 외교부를 거쳤다면 나올 수 없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의 국군의날 연설, 북한군 포로송환 문제를 놓고 우크라이나를 향해 쏟아내는 초강경 언사 역시 그러하다.
이념과 당파를 초월해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를 하겠다던 이 대통령은 최근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의식해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에게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국정은 대통령의 판단과 결정이다. 그 책임도 대통령의 몫이다. 이 대통령이 이 문제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누구의 말을 듣는지는 모르겠지만, 국가안보와 외교를 책임진 안보실과 외교부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요량이라면 그 수장들을 다 교체하는 것이 그들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