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멜로니 총리는 14일 트럼프의 러시아산 디젤 구매를 위험한 선택이라 비난했다.
- 그는 거래가 러시아에 전쟁 자금과 외교적 정당성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 이란 전쟁과 교황 문제로 두 정상의 정치적 동맹은 갈등 관계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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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과 교황 문제 둘러싸고 갈등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산 디젤 구매 결정에 대해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멜로니 총리 개인적인 차원은 물론이고 주요 유럽 정상들의 반응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이념과 정책, 인적 네트워크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평가됐지만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교황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으면서 점차 대립적 관계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멜로니 "트럼프의 결정, 결과도 의문스럽고 위험은 너무나 명백"
멜로니 총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트럼프의 결정에 대해 "결과도 의문스럽고, 위험은 너무나 명백하다"고 했다.
그는 기름값 상승이 이탈리아를 비롯해 전 세계 가계와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이 세계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도시들에 폭격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거래는 러시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전쟁 자금에 새로운 수입원을 제공하고, 제재가 제공해온 협상 지렛대를 암묵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발전소와 병원, 교량 등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에 대해 갈수록 더욱 가혹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공포와 추위, 어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국민을 굴복시키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항복하는 것을 평화라고 부를 수 있다고 그 누구도 나를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멜로니 총리의 발언을 전하며 "올해 초 두 사람의 개인적·정치적 동맹 관계가 무너진 이후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내놓은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이라고 평가했다.
■ 유럽, "미·러 거래, 푸틴에게 정치적 승리 안겨줄 것"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깊은 실망감과 함께 강한 반발 분위기를 표출하고 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의 러시아산 디젤 구매가 러시아에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 수입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이 전쟁을 시작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지만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 전쟁을 끝내려면 러시아에 더 큰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트럼프·푸틴의 연료 합의는 왜 러시아에 이익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결정의 가장 큰 수혜자는 러시아"라고 진단하면서 "이번 합의가 러시아에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외교적 정당성까지 제공한다"고 했다.
특히 국제 유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상당한 정치적 승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로뉴스는 "트럼프의 러시아산 디젤 거래는 푸틴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했고,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푸틴과의 거래는 개탄스럽다"고 했다.
스페인 언론들은 "EU는 미국의 노선 변화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줄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 멜로니와 트럼프, 정치적 동맹에서 서로 비난하는 사이로
멜로니는 취임 당시 유럽 정계에서 무솔리니 이후 가장 극우적 성향을 갖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자 무솔리니'라고 불렸다.
강한 이탈리아를 내세우며 이민·난민을 적극 차단하는 정책을 추진했고, EU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낙태 반대 등 보수에 충실한 정책을 지지했다.
그는 유럽 주요국 정상 중에서 트럼프와 최고의 '찰떡 궁합'을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유일하게 참석한 유럽 주요국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란 전쟁과 교황 문제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이탈리아가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작전에도 동참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 멜로니에게 충격을 받았다.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틀렸다"고 했다.
교황을 둘러싼 갈등으로 두 사람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트럼프는 레오 14세가 잇따라 이란 전쟁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교황은 정신을 좀 차려야 한다. 그는 범죄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는 끔찍하다"라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교황 비난은 여러차례 계속됐다.
이에 대해 멜로니 총리는 "교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며 그가 평화를 촉구하고 모든 형태의 전쟁을 규탄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6월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도 "멜로니는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그런 그녀가 안쓰러웠다"고 했다.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의 주장은 완전히 지어낸(completely fabricated)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나와 이탈리아는 결코 누구에게도 애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구의 적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too accommodating)'"며 "미국 대통령이 왜 동맹국들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