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원주시청 공무원 A씨가 21일 미기표 투표용지 8매를 투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 벌금형 없는 선거법 적용으로 유죄 확정 시 36년 공직생활을 잃을 수 있다
- 변호인 측은 업무상 오인과 책임 정도를 반영하도록 위헌심판 제청을 추진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선거사무 관계자 투표수 증감죄, 벌금형 없이 징역 3~10년
전국 공무원들에게 과도한 불안과 위축 가져올 수 있어
원주시청 내부서 향후 선거사무 참여 거부 목소리도
[원주=뉴스핌] 이형섭 기자 =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투표관리관을 맡았던 원주시청 공무원이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 8매를 투표함에 넣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36년 공직생활이 벼랑 끝에 놓였다.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적용된 공직선거법 조항에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돼 있어 유죄로 징역형이 확정되면 공무원 신분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인 측은 잘못된 처리였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조작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업무상 오인에서 비롯된 행위에 공직 상실까지 이어지는 제재가 적정한지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을 계기로 선거관리의 엄정성을 지키면서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책임의 정도를 처벌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비례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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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인에게 백지 확인…수량 맞추려다 두 차례 투입
원주시청 소속 지방행정 6급 공무원인 A씨는 지난 6월 3일 원주시 우산동 제1투표소 투표관리관으로 위촉돼 투표사무를 총괄했다.
검찰이 문제 삼은 행위는 낮 12시경과 오후 5시경 두 차례 발생했다. 선거인이 1차 투표만 마치고 2차 투표용지를 받지 않은 채 퇴소하면서 남은 것으로 파악된 도의원·시의원·비례도의원·비례시의원 투표용지 각 1매씩을 A씨가 투표함에 넣었다. 두 차례에 걸쳐 투입한 용지는 모두 7매다.
A씨측은 1·2차 투표용지의 교부·잔여 매수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잘못 이해한 것이 사건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 자료에는 투입 전 참관인들에게 용지가 기표되지 않은 백지 상태임을 공개적으로 확인시키고 교부사무원에게 일련번호를 확보해 별도 보관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이재구 변호사는 A씨가 번호 일치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기표하지 않은 용지를 넣으면 후보자 득표에 영향이 없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착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역시 선관위에 문의해 정확한 처리 방법을 확인하지 않은 점을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두 차례 처리에는 차이가 있다. 낮 12시경 투입분은 투표록 특기사항에 처리 내용이 기재됐지만 오후 투입분은 기록이 남지 않았다. 검토보고서에는 오후에 서기가 기록 여부를 묻자 A씨가 무효표여서 상관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기재하지 않도록 했다는 조사 내용도 포함됐다.

◆벌금형 없는 처벌 규정…"행위의 경중 반영해야"
A씨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제249조 제2항은 선거사무 관계 공무원 등이 투표를 위조하거나 그 수를 증감하면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벌금형 선택지는 없다.
변호인 측은 통상적인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징역형 하한이 1년 6개월이어서 별도의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다면 선고유예를 통한 구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돼도 당연퇴직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A씨는 형사처벌과 함께 공직을 잃을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투표용지를 관리하는 책임이 중대하고 임의 투입이 잘못된 처리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다만 조직적·계획적인 선거 조작과 업무상 오인에 따른 행위를 구분해 법원이 책임에 상응하는 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조작하려는 목적 없이 업무 미숙과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행위로 장기간의 공직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하게 된다면 그 영향은 당사자 한 사람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선거사무에 참여하는 전국의 공무원들에게 과도한 불안과 위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 내부서 "다음 선거 참여 거부" 목소리
취재 과정에서 전해진 원주시청 내부 반응에 따르면 일부 공무원 사이에서는 A씨가 처벌받아 공직을 잃게 될 경우 다음 선거부터 투표관리 업무 지원·참여를 거부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원주시 전체 공무원이나 공무원노조의 공식 입장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선거사무 처리 과정의 잘못이 장기간 쌓아 온 공직 경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향후 선거업무 참여 기피로 번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반응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투입된 원주시청 공무원은 연인원 1229명이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등에 중복 참여한 인원을 포함한 수치다.
업무별로는 간사·서기 77명, 사전투표 장비 담당 25명, 사전투표 관리관 25명, 사전투표사무원 272명, 본투표 투표관리관 90명, 투표사무원 630명, 개표 102명, 용지 수송 8명이다.
다수 공무원이 본연의 업무와 별도로 선거사무에 참여하는 만큼 개인의 책임과 함께 예외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현장 지원체계도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는 A씨가 받은 투표사무 교육이 3시간에 불과했다는 설명도 나왔다. 짧은 교육을 받은 뒤 맡은 선거사무에서의 잘못된 판단으로 수십 년간 쌓아 온 공직생활까지 잃을 수 있다면 어느 공무원이 그 부담을 선뜻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이 남는다.
이 변호사는 선거 당일 선관위에 질문할 수 있는 단체대화방이 운영됐지만 A씨는 문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단한 경위 역시 책임 판단의 대상이다. A씨는 이 당시에도 일련번호만 맞으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위헌심판 제청 신청 추진…투표수 증감 성립 여부도 다툼
변호인 측은 투표수 증감죄의 성립 여부를 다투는 한편 법정형의 위헌성을 판단해 달라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추진하고 있다.
의견서에서는 미기표 용지가 후보자별 득표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공개 확인과 일련번호 별도 보관 등으로 사후 확인·정정 가능성을 남겼다는 점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972년 구 대통령선거법 관련 판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고 실제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투표수를 증감했다면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처리하고 사후 확인 가능성을 남긴 사건에 과거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련번호 별도 보관이 투표함 안의 해당 용지 8매를 실제로 식별·분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도 재판에서 확인할 쟁점이다.
제공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서에는 불법성과 책임의 차이가 큰 행위에 벌금형 없이 하한 3년의 징역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 평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담겼다. 이 변호사는 선관위 측과 동료 공무원들의 선처 탄원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투표용지를 임의로 넣은 잘못을 가볍게 볼 수 있느냐의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신뢰를 지키면서도 행위자의 동기와 처리 방식, 책임의 차이를 제재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선거 때마다 지방공무원과 지역 공공기관 인력을 차출해 투표현장에 배치하는 방식이 적정한지, 선거사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발생한 법 위반에 어디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대두되고 있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