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ADD가 29일 KF-21 장거리 공대공유도탄 사업자로 LIG D&A를 선정했다
- 방사청 제재로 입찰 제한과 지정 취소 등 3중 압박이 이어졌다
- 법원은 11월 5일 집행정지 심문에서 사업 향방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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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제한 넘어 수의계약 막는 '지정 취소'…2조 전자전기 해지론
천궁-Ⅱ는 안전지대, 비궁·유럽 시장은 주의보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9일 KF-21 '보라매'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유도탄 체계종합 우선협상대상자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를 선정했다. 같은 달 방위사업청은 이 회사에 2년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내렸다. 한쪽에선 선정, 다른 쪽에선 제재다.
제재는 '도미노'로 번지고 있다. 방산업체 지정 취소, 방산원가 관리 인증 취소, 계약 해지 검토까지 수단이 겹겹이 쌓이면서 국내 신규 사업은 물론 수출 전선까지 영향권에 들었다. 첫 분수령은 11월 5일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심문이다.

방사청은 지난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LIG D&A에 24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의결했다. 이 회사 부사장과 본부장 등이 사업 평가 과정에서 방사청 공무원에게 4억6000만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지난 8월 기소된 데 따른 조치다.
방사청은 개청 이후 최대 규모의 뇌물 액수, 장기간에 걸친 계획적 원가 부정, 방위사업 신뢰 훼손을 제재 사유로 들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LIG D&A가 915억원 규모의 방위사업 6건을 따낸 것으로 보고 있다.
LIG D&A는 22일 처분 취소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이 임시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처분 효력은 11월 20일까지 멈췄다. 회사 정정 공시상 제재 기간은 11월 21일부터 2028년 11월 20일까지다.
◆입찰 제한·지정 취소·이윤 환수… 3중 압박 = 입찰 제한은 시작에 불과하다. 방사청은 최근 산업통상부에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사업의 방산업체 지정 취소 검토를 요청했다. 적 드론을 탐지한 뒤 전파 교란으로 무력화하는 재밍 방식 대드론 체계다. 개발비 약 229억원, 총사업비 약 1223억원 규모로,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앞두고 있다.
방사청이 지정 취소 카드까지 꺼낸 데는 이유가 있다. 방산물자는 방위사업법에 따라 지정 방산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다. 국가계약법상 입찰 제한만으로는 양산 수의계약을 막기 어렵다. 지정이 취소되면 입찰 참가는 물론 수의계약도 불가능해진다.
산업부는 청문을 거쳐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대상은 이 1개 품목뿐이다. 천궁·L-SAM 등 주력 품목은 대체 업체가 없어 확대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돈 문제도 걸려 있다. 방사청은 뇌물 액수를 협력업체 계약금에 끼워 넣어 정상 개발비처럼 부풀린 '원가 부정'을 근거로 방산원가 관리 인증 취소를 검토 중이다. 인증 업체에 지급해 온 1% 가산이윤을 환수하겠다는 것으로, 규모는 수백억원대로 거론된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 협약과제 5건에 대해서도 국가연구개발혁신법상 참여 제한과 사업비 환수 절차가 별도로 검토되고 있다.

◆우선협상 따낸 1.9조 KF-21 장거리 공대공, 11월 5일에 갈린다 = 신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것은 KF-21 장거리 공대공유도탄이다. ADD가 29일 공개한 제안서 평가 결과에 따르면, LIG D&A는 전체 12개 세부과제 가운데 체계완성품을 비롯해 미익구동장치, 통합전자장치, 관성항법장치, 탐색기 등 5개를 따냈다.
유도탄의 '두뇌'와 '눈'인 항법·탐색 계통을 사실상 독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체구조 및 추진기관, 탄두, 신관 등 3개를, 한화시스템은 레이다 제어기와 비행측정 및 무장 데이터링크 등 2개를 맡는다.
사업 규모는 2033년까지 개발비 7533억원, 양산 1조1500억원 등 약 1조9000억원이다. 본계약은 12월로 예정돼 있다. LIG D&A는 "전사 역량을 총집결하겠다"며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탄, 단거리 공대공유도탄과 패키지로 묶어 수출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나리오는 둘이다.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 본안 판결까지 1~3년간 입찰 자격이 유지돼 12월 계약이 가능하다. 기각되면 11월 21일부터 제한 효력이 되살아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부터 흔들린다.
체계종합과 탐색기·항법 등 핵심 과제를 한꺼번에 다시 배분해야 해 차순위 업체 선정이나 과징금 대체를 둘러싼 논란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집행정지가 인용되더라도 지정 취소와 원가 인증 취소는 별도 처분이어서 그대로 진행된다.
2027년 개발 착수 예정인 전투용 무인수상정도 경쟁입찰로 가면 참여가 막힌다. 장거리 공대지유도탄, 근접방어무기체계(CIWS-II), L-SAM·장사정포요격체계(LAMD) 후속 단계도 미계약분은 신규 입찰 제한 대상이다. 증권가는 2027~2028년 국내 신규 수주 1조~2조원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추정한다. LIG D&A는 매출의 약 80%를 국내, 약 65%를 공공 부문에서 올린다.
이미 체결한 계약은 사정이 다르다. 입찰 제한은 기존 계약에 소급되지 않는다. L-SAM 양산, M-SAM Block-III, LAMD 개발 등 약 10조5000억원의 국내 수주잔고는 직접 영향이 크지 않다. 다만 제재가 끝난 뒤에도 부담은 남는다. 개정 예규에 따라 3년간 제안서 평가에서 5~20점의 뇌물 감점이 적용된다.

◆2조 전자전기 '해지론'… KDDX 전철 밟나 = 가장 민감한 사업은 한국형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이다. 총사업비 1조9198억원으로, 적 레이더와 통신을 탐지·분석하고 전파로 교란하는 전력이다. 올해 1월 착수해 대한항공이 기체 개조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 분석에 따르면, 비위 의혹 6개 과제 중 4개(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지능형 신호탐지, 실시간 광대역 다중위협 신호환경, 전자주사 레이더 대응 재밍)가 LIG D&A의 전자전기 제안서에 포함됐다. 평가 배점 100점 가운데 약 19점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방사청은 본사업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계약 해지·해제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착수 후 9~10개월이 지났다. 해지하면 선급금과 개발 성과물 귀속을 둘러싼 분쟁, 재입찰에 따른 전력화 지연이 뒤따른다. 업계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법적 공방 속에 2년 가까이 표류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떠올린다. 형사 1심에서 인과관계가 가려지기 전까지는 계약을 유지한 채 감사를 병행하는 방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수는 더 있다. 별건인 대포병탐지레이더-II 군사기밀 유출 사건 1심 선고가 11월로 예상된다. 결과에 따라 보안 관련 추가 제재나 감점이 붙을 수 있다.
◆수출은 직접 제한 없지만…美·유럽 실사가 변수 = 수출은 법적으로 직접 막히지 않는다. 국가계약법상 입찰 제한은 국내 정부·공공기관 입찰에만 적용되고, 방산물자 수출허가는 별도 제도다.
이미 계약한 사업은 영향이 작다. 천궁-Ⅱ는 아랍에미리트(UAE·약 2조60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약 4조3000억원), 이라크(약 3조7000억원)에 수출됐다. 올해 4월에는 말레이시아와 함정 3척분 해궁 첫 수출(약 1400억원) 계약을 맺었다.
천궁-Ⅱ는 유도탄·레이더·발사대를 국내 3개사가 나눠 맡는 컨소시엄 구조여서 대체 공급원이 없다. 실전 요격 실적으로 공급자 우위가 형성된 카타르·쿠웨이트 추가 수출도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문제는 경쟁이 치열하고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엄격한 시장이다.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은 미국 해외비교시험(FCT)을 통과해 미 해군 H-60 헬기 탑재를 놓고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조달은 반부패 실사가 까다로워 뇌물 기소가 실사 지연 요인이 될 수 있다.

루마니아·폴란드를 상대로 한 지상 방공체계 마케팅은 경쟁입찰 비중이 높아 '본국 정부가 제재한 업체'라는 경쟁사 공세에 노출된다. 국내 지정이 취소되면 대드론 체계는 수출 시장에 내세울 국내 양산 실적마저 잃는다. KF-21 공대공·공대지 유도탄 패키지 수출 구상도 국내 사업이 흔들리면 동력을 잃는다. 제재 기관과 수출 지원 기관이 같은 방사청이라는 점도 어색한 대목이다.
LIG D&A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신익현 대표는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회사에서 (뇌물 자금을) 마련하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기소된 임직원 2명도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준법감사실을 신설하고 글로벌 로펌에 의뢰해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다시 짜고 있다.
비위의 책임은 엄중히 묻되 전력 공백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우선협상 선정과 입찰 제한이 한 회사를 동시에 겨누는 지금, 11월 5일 법원의 판단이 첫 기준선이 될 전망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