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ECB는 29일 물가 상승에도 예금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값 급등으로 유로존 물가가 3.8%로 치솟았다
-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 속 시장은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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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채시장 불안도 부담…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ECB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음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채권시장의 불안이 확산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ECB가 물가 상승 위험을 경고하면서 시장에서는 오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9일(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주요 정책금리인 예금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이번에는 추가 인상을 보류한 것이다.

◆ 유로존 물가 3년 만에 최고…에너지 가격 급등에 인플레 경계
ECB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에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과 다른 상품·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2차 파급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만큼 추가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유로존의 물가 상승 압력은 다시 커지고 있다. 유로존 21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2023년 9월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으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18.8%에 달했다.
ECB는 이날 성명에서 "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에는 상방 위험을, 경제 성장 전망에는 하방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도 물가 상승에 유의미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너지 충격의 규모가 커지고 지속 기간도 길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경제 성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CB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의 두 배에 가까운 상황에서 추가 긴축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동시에 금융 여건 악화가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도 부담…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ECB
특히 프랑스의 재정 불안으로 유럽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ECB의 통화정책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선거 이후 국가채무 증가와 불확실한 재정 전망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일부 좌파 정치세력에서 ECB가 보유한 프랑스 국채의 채무를 탕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이날 장중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독일 국채보다 약 155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프랑스가 독일보다 1.55%포인트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금리 격차다.
프랑스의 국채 조달 비용도 약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시장금리가 급등하면 ECB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더라도 금융 여건이 긴축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국채 금리 상승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될 경우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ECB는 "지난 정책위원회 회의 이후 금융 여건이 긴축됐으며, 이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프랑스 국채 금리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ECB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우선 ECB는 과거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매입한 채권의 만기 상환금을 유연하게 재투자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더욱 심화할 경우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전달경로보호기구(TPI·Transmission Protection Instrument)를 가동할 가능성도 있다.
TPI는 특정 회원국의 국채 금리가 경제 기초여건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등해 유로존 전반의 통화정책 전달을 방해할 경우 ECB가 해당 국가의 채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국채시장의 불안이 정당하지 않은 시장 압력에서 비롯됐다고 판단될 때 검토될 수 있다.
ECB가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동시에 금융시장 불안을 억제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향후 금리 인상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 대다수는 ECB가 이번 긴축 주기를 마무리하기 전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통화정책 결정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조기 사임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내년 2월 7일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당초 임기는 2027년 10월까지였지만 약 9개월 앞당겨 퇴임하기로 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달 세계경제포럼(WEF)이 이르면 11월 라가르드 총재를 차기 의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조기 사임으로 ECB 지도부의 인사 개편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도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예정된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국채 금리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ECB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가 주요 관심사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