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1일 걸프 국가들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작전 재개에 대비했다
- 이란은 미사일·드론 생산력을 유지하며 보복 확대를 경고했다
- 걸프국들은 방공망을 보강하고 외교 중재로 충돌을 막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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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국, 방공 요격미사일 확보 비상…美 안보 역할에도 불만 확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걸프 국가들의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수개월간의 공습에도 미사일과 드론 생산 능력을 상당 부분 유지한 데다 이전보다 정교한 군사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새로운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동 전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외교적 중재에 나서는 한편, 이란의 보복에 대비해 방공망 보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신들이 시작하지 않은 전쟁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불만과 함께 미국의 군사·외교적 대응에 대한 실망감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1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마나마 대화에서 "우리는 외교적으로 막기 위해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위기 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다"며 "정치적 출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무함마드 알바샤 국제안보 객원연구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재공격을 지지하는 걸프 당국자나 시민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지만, 대다수는 새로운 충돌이 임박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이란이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이전까지 지켜왔던 교전 규칙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서 "임무를 끝낼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간선거 전에는 새로운 공격을 단행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란과 역내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선거 이후 공습을 포함한 새로운 군사작전을 추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이란, 보복 범위 확대 경고…미사일·드론 생산 능력 유지
걸프 국가들이 우려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이란의 군사적 대응 능력이 이전보다 강화됐을 가능성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방 당국자들은 지난 10월 수개월간 이어진 공습에도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제조 능력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으며, 무기 비축량을 보충할 수 있을 정도의 생산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란은 전쟁이 시작된 올해 2월 28일 이후 10월 초까지 샤헤드 드론 4000기 이상과 탄도미사일 최소 2000발을 발사했다. 6월 서방 정보기관의 평가에서는 당시 이란이 전쟁 전 탄약 비축량의 약 4분의 3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비축량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한 서방 당국자는 지난 10월 블룸버그에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일부 대함 무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미사일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중동 안보 선임연구원 에밀 호카옘은 "이란은 또 한 차례의 무력 충돌에 훨씬 더 잘 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2월 28일 공격에 대한 이란의 대응이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군사 전략을 발전시켰음을 보여줬다며, 이란 군사 조직이 학습하고 적응할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추가 공격에 대한 보복 범위도 확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달 31일 군 지휘관들에게 지리적 제한 없이 즉각 보복할 준비를 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잠재적 공격 대상 목록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이란군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하면 전쟁이 훨씬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적들이 군사적 공격이나 테러 공격을 재개한다면 전쟁의 종결 시점과 조건은 이슬람공화국의 군대와 이란 국민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의 바드르 압델라티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새로운 충돌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며 "두 번째 충돌은 더 위험하고, 더 파괴적이며, 아무런 성과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에너지·민간 인프라 타격 우려…걸프국 방공망 보강 비상
이란의 보복이 현실화하면 걸프 국가들이 입을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앞선 공격에서 걸프 지역의 석유 시설과 공항, 발전소 등 주요 인프라를 타격했으며, 민간인 사상자도 발생했다. 걸프 국가들은 향후 충돌에서 에너지 시설뿐 아니라 공항과 담수화 시설 등 민간 기반시설이 다시 공격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당국이 지난달 31일 전국 학교에 원격수업을 시행하도록 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1일 남부 지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1발과 드론 1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는 역내 경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가 3.3%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쿠웨이트와 카타르의 위축 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 차질과 에너지 수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투자자와 여행객의 신뢰가 추가로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걸프 국가들은 수개월간 이어진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소진된 방공 요격미사일 비축량을 보충하는 데도 비상이 걸렸다. IISS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요격미사일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 물량을 우선 확보하고 있어 걸프 국가들의 조달 여건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값싼 이란산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고가의 요격미사일을 사용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도 커졌다. 이에 걸프 국가들은 공격용 헬리콥터와 전투기, 대공포, 전자 교란 장비 등으로 대응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
◆ 중재 외교에도 입장차 여전…美 안보 역할에 회의론
걸프 국가들은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의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주 테헤란을 방문했으며, 카타르 중재단도 테헤란과 도하에서 이란 측과 접촉했다. 카타르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잠정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크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전에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일 중재국들이 미국이 이란의 조건을 수용할 경우 이틀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 여부는 "상대방이 우리의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었음에도 피해와 비용을 떠안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자셈 알부다이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GCC 회원국들은 이번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었으며, 전쟁을 원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역내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 미국의 걸프 지역 안보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비공개적으로는 미국의 군사·외교적 대응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IISS의 중동정책 담당 선임연구원 하산 알하산은 미국이 전쟁을 무모하게 선택했고, 예측하기 어려운 군사·외교적 행보를 보였으며, 걸프 협력국보다 이스라엘의 방어를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역내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1년 미국의 쿠웨이트 해방이 미국의 역내 역할을 확립한 순간이었다면, 2026년 전쟁은 그 역할을 무너뜨린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외교적 해법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의 결과에 대해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을 우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